글렌 굴드의 아우라를 누가 걱정하는가?
짝퉁 굴드가 허물어뜨릴 아우라는 없다.
글렌 굴드에게 아우라가 있다면, 그건 녹음실에서 웅얼거리며 수십번 녹음하고 짜깁기하는 그 행위 속에 있다. 그러니 글렌 굴드의 아우라가 허물어질까 걱정하는 이는 얼마나 바보인가? 걱정하는 건 '글렌 굴드의 아우라'라는 껍데기를 쓰고 나온 '컴퓨터로 만든 유령의 소음'인 것이다. 죽은 굴드가 수퍼오디오시디 판촉을 위해 있지도 않은 아우라를 뒤집어 쓰고 나온 이 기괴함, 어떤 학자가 즐기는 말투로 하자면, 돈과 기술의 엽기적인 결합을 한가지 특징으로 하는 '자본주의의 끝'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징후다.
참고: 글렌 굴드의 유령
自由魂 2007/04/15 22:20
'아날로그'적 감성을 믿고 있긴 하지만 '디지털'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이 즐기고 있습니다만 저건 '아날로그 vs 디지털'의 문제가 아니군요...
예전 어떤 영화에 잠깐 비슷한 것이 나오죠. 잉크젯 프린터 비슷한 것으로 유명한 화가의 붓터치 습관까지 그대로 카피하는 것이던데 그것이 음악에서 먼저 이뤄진듯한데... 근데 솔직히 전 별로 믿기진 않네요. 단지 '광고'용이겠지요. 자본주의가 으례 그렇듯이 말이죠. 별로 새로울 건 없는 것 같아요. 각종 광고나 홍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것들이니까요.
marishin 2007/04/15 23:01
저 또한 그대로 재연했다는 것이 별로 믿기지 않지만, 더 놀라운 건 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