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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글 삭제

건강보험과 관련한 글을 쓰면서 나는 이렇게 주장한 바 있다.

 

"국가 전체의 의료비 지출은 가장 인색한 한국이 이 정도 상태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건 적어도 현재 한국의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한 의료 제도가 굉장히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총 의료비가 국내 총생산의 6%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지만, 기대 수명 따위로 평가한 건강 상태는 중간 수준이며, 이는 의료제도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이런 주장을 펼 생각을 한 것은, 복지를 전공한 교수에게서 들은 말 때문이다. 그는 외국에 가면 한국의 건강보험에 관심을 갖는 학자들이 많다고 했다. “어떻게 그렇게 효율적인지 배우고 싶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사람들의 관심이 크단다. 그 교수는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한국의 건강보험이 꽤 효율적인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 나는 그 효율성을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보건학을 하는 어떤 교수분께서 문제를 지적하셨다. 그 내용은 이렇다.

 
보건학도들이 잘 인용하는 "건강 결정 요인"으로 인체 생리, 생활 습관, 환경, 의료 제도가 있습니다. (Lalonde, 1974)
한 학자는 사망 수준에 미치는 네 요인의 기여도를 각각 19%, 43%, 27%, 11%로 계량화한 적도 있습니다. (Dever, 1980) (수치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중은 대략 비슷합니다.)
즉, 의료 제도가 한 나라 사람들의 건강 수준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보다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의료비 지출이 적은 우리나라의 건강 수준이 중간쯤이라는 것을, 의료 제도가 효율적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건강 수준에 의료 제도가 끼치는 영향은 많아야 10% 안팎이라는 소리다. 다른 조건 곧 인체 생리, 생활 습관, 환경이 불변이고 이 부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들이 모두 같다고 전제할 때만, 내 주장은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결국 내 주장은 근거가 없다.

 

부정확한 글로 혼란을 끼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좀더 정확하게 알고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글은 삭제한다.

2008/01/02 02:38 2008/01/02 02:38
2 댓글
  1. 라임에이드 2008/01/02 04:56

    음 그러고보니...
    보건의료로 통칭해서 부르기는 하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1차로 평균수명 연장에 더 큰 기여를 하는 것은 개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보건정책이라고 하는 주장을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근거로 드는 데이터가 꽤나 설득력있었고요. 아마 이 포스팅하고도 관계가 있는 얘기인 것 같네요.
    (일제시대의 보건 정책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나온 얘기였는데..어떤 책인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ㅎㅎ)

    그렇지만 먼젓 글도 꽤나 맘에 들었었는데...근거만 다시 대서 적당히 수정하셨으면 안되었을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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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arishin 2008/01/02 05:41

    네, 다시 궁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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