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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구글은 광고도 좋다?

구글의 애드센스라는 광고를 블로그에 유치하는 것에 대해 그만 쓰려고 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마무리는 하는 게 좋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먼저 내가 오해한 것이 몇가지 있다.

 

1. 첫번째 짤막한 글을 쓴 것에 대해 별다른 반응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2. 두번째 자세한 글을 쓰면 블로거들이(쓰기 싫은 말이지만 귀찮아서 쓴다, 그리고 여기서 블로거는 이른바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에 국한한다.) 무슨 말인지 금방 이해할 것으로 생각했다.

3. 마지막으로 내 주장에 근거를 제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1. 별다른 반응이 없으리라고 본 것은, 그들에게 애드센스는 별 것 아니고 재미삼아 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 재미삼아 해보는 일이지만, 이런 생각도 할 여지가 있는 일이긴 하겠다”하고 넘어가리라고 본 것이다. 근데 그게 아닌가보다 싶다. 뭔가 예민한 부분을 건드린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건 분명히 자신들의 돈벌이 욕심이 들통났다는 불쾌감은 아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 광고로 거금을 벌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그게 뭔지는 좀더 찾아봐야겠다. 선입견이 없지는 않지만, 선입견은 선입견일 뿐이다.

 

2. 자세히 쓰면 충분히 이해하리라고 본 것은, 그들이 적어도 블로그에 관해서 나와 어림풋하게 나마 비슷한 관념을 가졌다고 지레 짐작했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개인들의 연합체로서 블로그라는 관념에 말이다. 그리고 독립이라고 하면 기존 권위로부터 독립이고, 그 권위에는 권력, 기성세대뿐 아니라 자본도 포함된다는 게 나의 상식이다. 하지만 나의 이 상식 또는 블로그에 대한 관념은 대강 그들과 공유하는 게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3. 내 주장에 근거를 요구하지 않으리라고 본 것은, 내 주장은 가치판단이기 때문이다. 그 가치란 2번의 생각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한마디로 말하면 ‘블로그에 광고 또는 상업성은 나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가치판단에 동의하느냐, 동의하지 않느냐가 문제라고 본 것이다. 가치판단이 옳은지, 근거가 있는 건지 따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아니 불가능하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근거도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내 주장을 가치판단으로 보지 않고, 광고를 단 사람들에 대한 비판 또는 비난으로 보는 듯하다. 비판 또는 비난을 하려면 그에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그건 비방에 불과하다. 그러니 근거를 요구하는 것은, 그쪽 처지에서는 당연하다. 이렇게 의사소통이 안되는 건, 역시 나의 선입견 때문이다. 그러니 누굴 탓하리오.

 

다만 남는 문제는 있다. 과연 블로그는 뭔가? 그리고 구글이라는 놈들의 무서운 상술은 어디서 오는가? 아마도 인터넷 심리학에 철저한 전문가 수십명, 수백명쯤 거느리고 있는지 모른다. 여기에 비하면 이 땅의 무지막지한 이른바 포털들은 참으로 촌스럽기 그지 없다. 그 보다 더 촌스러운 건 나다. 뭘 기대했다고...

2004/10/12 01:42 2004/10/12 01:42
8 댓글
  1. RedBlock 2004/10/12 01:58

    딱 한 단어로 말하면 '돈'에 대한 관념 -- 그리고 그 관념을 만들어준 현실적 삶 또는 경험 -- 의 차이 아닐까요? 블로그 하는 김에 '재미삼아 돈도 쬐끔 벌면 어때'와 '쬐끔이라도 돈은 돈이야. 출처를 분명히 따지는게 중요해'하는 차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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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샬 2004/10/12 05:07

    그 '재미삼아'라는 오해에서 marishin님은 벗어나셨는데 왜 RedBlock님은 다시 그곳으로 회귀하시나요? Google AdSence 문제는 단순하게 짚고 넘기는 게 아니라, No-Smoke 등에서도 진지하게 논의가 되는 문제입니다. (http://no-smok.net/nsmk/GoogleAdSense) 단순하게 애들이 철없이 돈 좀 만져보려고 하는 걸로 보시면 무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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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arishin 2004/10/12 09:24

    아샬님 참 말씀 삐딱하게 하시네... 재미삼아하는 거라고 제가 생각한 건, 애들이 철없이 돈 좀 만져보려고 봤다는 것과 한참 먼 이야기입니다. 제가 보기엔 RedBlock님의 말씀도 그런 뜻이 아니고... 재미삼아란, 심각하게 돈독에 올라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고, 제가 보기엔 RedBlock님도 비슷한 뜻으로 쓰신 듯. 물론 제 해석일 뿐이지만... 삐딱하게 말해서 논의에 도움이 되는 건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님이 원하는 게 대화와 토론이라면 약간만 태도를 바꿔보시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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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kall 2004/10/12 13:21

    1....
    '구차하다'는 선정적인 단어덕분은 아닐런지요.
    누구도 광고유치가 필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금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그런생각이 '구차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전 그냥 '구차하게'살겠습니다.

    2....
    제 경우는 '자유'를 위해서 설치형을 사용하는 것이지,
    무언가로 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말장난 같지만 시작점이 다릅니다.
    서비스형에 대해 자본의 억압같은 느낌도 가지고 있지 않고,
    블로그가 무언가에 '대항하는'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니까요.
    adsense가 제 자유를 해치지도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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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kall 2004/10/12 13:26

    3....
    과연‘블로그에 광고 또는 상업성은 나쁘다’에서 끝났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선을 넘어섰다고 보입니다만...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면 거기서 그만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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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marishin 2004/10/12 13:37

    kall/넘어선 선이 뭐죠? 그리고 넘어섰다면 문제인가요? 문제라면 뭐가 문제요? 제발 그만두지 마시고 계속해주세요. 정말 궁금해서 하는 소리입니다. 사실 제가 진짜 궁금하게 그거거든요. 내가 뭘 건드렸기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들을 할까... 재미도 없고 디자인도 허접한 여기까지 찾아와서 애써서 댓글들을 달까... 요즘 유행어로 ‘쌩까고’ 말지 않고... 진심으로 하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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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RedBlock 2004/10/12 16:04

    아샬/ '재미삼아'라는 단어는 marishin님의 글에 있기에 가져다 쓴 것입니다. marishin님이 덧글에 쓰신 뜻 그대로입니다. 구글의 애드센스가 뭔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일테고, 그걸로 뭘 하느냐는 각자가 '결단'할 일입니다. 좋은 짓이다, 나쁜 짓이다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논의는 하고 싶지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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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샬 2004/10/12 19:37

    제가 원하는 건 적당히 타협하는 대화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 논쟁입니다.

    여담이지만, 대화를 원한다면 '재미삼아'와 같은 자극적인 단어는 피하는 게 우선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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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잡담] Google AdSence. 먼 댓글 보내온 곳 2004/10/12 05:51

    속, 구글은 광고도 좋다?,최종, 구글은 광고도 좋다?에 트랙백어느샌가글이 두개가 올라왔고,사실 저 최종 버전에서 확실하게토대의 차이가 보였으므로이번에는 좀 자세히 썰을 풀도록 하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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