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 본 세상

이 글은 애초 돈까지 들여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를 읽고서 곁가지에 해당하지만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주제인 구글의 광고를 놓고 격전(?)을 치르느라 정신이 없어서 이제야 쓴다.

먼저 진보블로그에 대한 불만은 Nori님과 대동소이하지만, 구체적으로 적는 게 좋겠다.

나의 불만은

1. 스킨을 마음대로 바꾸고 싶은데, 아직 되지 않고 있다. 디자인도 중요하다. 내 감각이 떨어져서 촌스러울지언정 내 마음에 드는 모양의 블로그를 갖고 싶다.

2. 분류항목의 순서를 바꾸고 싶다. 그런데 아직도 바꿀 수 없다. 나중에 만들었을지라도 중요한 항목부터 위에 놓고 싶지만 안된다.

3. ‘링크! 불로그’의 방식이 마음에 안든다. 대항목을 눌러야 실제 사이트링크가 나오는 건 사용자를 귀찮게 한다.

4. 이것도 스킨과 관련되지만, 저작권 표시라거나 이메일주소 링크 등 사용자 임의로 어떤 항목을 추가하는 게 안되는 것도 불편하다.

5. 웹 방식이 됐든, ftp 방식이 됐든, 내가 올린 사진이나 이미지 파일을 관리하지 못하는 게 불편하다. 실수로 올렸더라도 지워버릴 수 없고, 내가 올린 사진 등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길이 없으니 뭔가 갑갑하다. 이건 설치형 블로그에 내가 익숙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당장 떠오르는 불만은 이 정도다.

그런데 이런 불만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적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개발자나 운영자도 뻔히 아는 사실일 것이고, 내가 덧글 등을 통해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면 돌아올 답변이 뻔하다. 제 때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 이 말이 나는 아주 싫다.

내가 아는 한, 진보블로그 개발은 자원활동가들이 한다. 자원활동가란 진보넷에서 상근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다른 일 하면서 짬짬이 진보넷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무슨 대가가 없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그들이 마치 큰 잘못을 한 듯, 아니면 상업 서비스 관리자들이 가입자들의 문의에 답하듯 해야 하는가?

진보넷 회원인 나로서는, 자원활동가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어찌 생각하면 사실 진보넷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달 수도 있다. 멋진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들이 얼마나 많은데... 게다가 이 일로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언제인가 유료화를 꿈꾸는 것도 아니고, 배너나 애드센스 같은 광고로 대박을 터뜨릴 꿈을 꾸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한다.

어떤 이익이 없더라도, 뭔가 소중한 것을 위해 자신의 노력과 시간, 때로는 돈을 바쳐서 하는 사람들도 있고, 돈 때문에 하는 사람보다 그 걸 더 멋지게 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국가와 자본과 상업성에서 독립된 ‘참 목소리’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고, 만들겠다는 꿈 때문에 한다. 그러니 지금은 서툴고 촌스럽고 엉성해도 자부심이 있다. 이글루스가 아무리 멋지고 구글의 블로거닷컴이 제 아무리 깔끔해도 그들은 결국 돈 때문에 한다. (신기섭, 애썼다... 변명하는 건 정말 네 취향이 아닌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