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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지 쓸 것인가 말 것인가

외근도 안 나가고 홍보물 만들기에 매진한지 벌써 3일째. (물론, 주문도 없었다.ㅠㅠ)

그런데 아직 별다른 진척이 없다.


기껏해야 명함이나 엽서 크기의 홍보물 하나 만드는 건데...

도대체 왜!!!


난데없이 로고 만드느라 처음쓰는 일러스트에 손을 댄 것을 시작으로...

인터넷에서 온갖 재생종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재생종이 캠페인을 하는 녹색연합과 ‘작은것이 아름답다’에 전화를 걸어서 거래하는 기획사를 문의하고...

고작 몇 만원짜리 손님 주제에 기획사 사람과 30분이 넘게 상담을 하고...

충무로 지업사에서 재생종이의 종류를 구경하고...

명함전문인쇄소에서 일반종이 명함 가격을 파악한 후에...

오래된 듯 보이는 구멍가게 명함집에서 재생종이에 인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문의하고...

종이를 따로 사서 재단을 해 오라기에 재단소에 가서 재단 가격을 알아보고...

헤메다 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이유로 불려 들어간 인쇄소에서 인쇄 후에 재단하는 방법에 대한 일장 연설을 듣고...

다시 지업사로 가서 재생종이의 가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근데 갱지와 같은 값싼 재생종이는 안 판다 길래, 다시 갱지 찾아 헤메고...

그 와중에 종이 전지에는 ‘46전지’와 ‘국전지’가 있다는 걸 배우고...

종이 판매 단위는 ‘연’이고, 1연은 500장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그때까지 알아봤던 여러 가지 명함 제작 방식에 따라서 계산을 해 본 결과...

재생지를 쓰는 게 턱없이 비싸다는 걸 문득 깨닫고...

다시 일반 명함과 엽서를 최저가에 제작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 해메고...

그나마 택배를 안 쓰고 배송비를 줄일 수 있도록 직접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으로 고르고 고르다가...

그래도 재생지를 써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4절지나 8절지로 필름을 뽑아서 최대한 많은 수의 명함과 엽서를 뽑아낼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다...

필름 출력 방식을 잘 몰라서 온갖 샘플들을 찾아 헤매고...

일러스트에 이어 코렐까지 손대야 하나 살짝 한 숨 한 번 쉬던 와중에...

에라 모르겠다 모드가....

되기까지 해야 하는 것이냐!!!


문제의 원인은 두가지.

하나는 재생종이를 쓰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

다른 하나는 최대한 싼 가격에 홍보물을 만들겠다고 악을 쓴 것...

이 두 가지가 충돌하면서... 이 지경에 까지 이른 것인데...

뭐 내가 하던 일이 대충 이렇기는 했다. 나쁜 버릇 나온다.  ㅠㅠ 


암튼 결론은...

양면 명함 1000장 기준으로 일반 명함은 최저가 14000원.

재생종이를 쓰면 양면 모두 흑백으로 한다 해도 최하 52000원. 그렇지만 이후로는 1000장 씩 다른 명함을 추가한다 해도 종이값 1~2만원 정도만 더 들이면 된다는 것.

어쨌든 1000장도 다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나로서는 아무래도 무리무리.


재생지 명함을 만들 정도의 두꺼운 재생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게 거의 없고, 사실상 다 수입지라고 봐야 한다.

그러면 분류 자체가 ‘일반 명함’이 아니라 ‘고급 명함’이 돼서... 같은 비재생지 고급 명함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대량구입 대량생산하는 일반명함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따라서 어차피 고급 명함을 쓸 사람이라면 재생지 명함을 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예 그런 명함을 쓸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3~4배의 가격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쨌든 저가의 신문용지, 중질지, 복사용지는 확실한 가격 경쟁력이 있고...

(돕의 '재생지로 전환하자' 를 참고하시라)

고급 재생지의 경우도, 엽서처럼 크기가 크거나 수량이 많아서 어차피 단독으로 대량인쇄 할 때는 수고는 좀 더 들겠지만, 비재생지에 비해서 별로 비싸지는 건 아니라는 것.


아무튼 그래서... 그냥 일반 명함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아예 엽서로 가서 재생종이를 쓸 것인가...

명함 크기면 충분할 걸 괜히 엽서로 가서 종이를 더 소비하기는 싫고...

아... 고민은 계속된다. ㅠㅠ


도대체 홍보물은 언제 나오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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