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인동 네거리에서 신장개업한 호프집에 네온사인이 켜졌다.
호프집 앞 인도에서 풍선인형이 춤을 추고 있었다. 어른 키 두 배만한 인형이었다. 인형 속에서 전기 모터가 일으키는 바람의 힘으로, 인형은 팔다리가 꺾이고 허리가 뒤틀리면서 춤을 추었다. 땅바닥에까지 닿았던 대가리가 하늘로 치솟았고 팔다리는 앞으로 꺽이고 뒤로 꺾였다. 무릅이 접히는 동시에 두 팔로 만세를 불렀고 가랑이가 비틀렸다.
- 김 훈, 2006, '배웅', [강산무진], 문학동네,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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