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편리한? 세상.

내가 처음 컴퓨터라는 것을 알게 된건.
국민학교 6학년 때. 당시 286 AT 라는 것이었다.

컴퓨터 부팅을 하면. 도스 상태로 나오고. 명령어를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장장치로는 지금 사라져가는 카세트 테잎을 사용했다. 그것도 주변기기가 있어야했고.

 F1 F2..... 기억나는 건. 실행이라는 명령어가 RUN이었던가? 단축키라고 해야하나? 암튼 F2 였다는 것.
그 때 가장 신기했던게. 내가 막 무슨 명령어를 써서(배우고 나서 바로) 노래를 만들었던 기억.

이후. 나에게 컴퓨터는 사라졌다.
컴퓨터가 아니고 영어와 수학을 해야했으니까.

삶에서도 컴퓨터는 그리 큰 영향이 있을꺼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게임기였을 뿐이었다. 그것도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2장 3장 넣어서 실행하는. 대학을 입학하기 전까지.

대학에 입학하고 1년 반동안(군대라는 곳 가기 전까지) 과제는 손으로 써서 냈다. 진짜로. 가끔 전동 타자기를 이용하기도 했다. 신기해서. 그게 불과 13년 전이다. 나에겐.

군대를 갔다왔더니. 컴퓨터가 이상하다. 보여야할 NDIR이나 MDIR은 안보이고. 이상한 화면과. 이상하게 생긴 마우스라는 것이 있다. 그게 불과 11년 전이다. 나에겐.

그런데 이제. 마우스가 없으면. 윈도우가 안뜨면. 난 아무것도 못한다. 편리한가? 그래 편리하긴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때다.

예전엔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스스로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내 생활을 내가 통제할 수 있었다는 말. 그런데 지금은 문제가 생기면 내가 어찌하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다른 사람이 다 해줬으니까.

오늘. 방금 전. 컴퓨터의 키보드가 먹히지 않았다. 순간 당황했다. 마우스로 파일명을 클릭하면 파일이 열려야하는데 열리지 않고 파일정보만 떴다. 도저히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인터넷 검색을 할려고 했더니 키보드가 먹히질 않았다. 적잔히 당황. 나에겐. 결국 재시작.

그러고보니. 예전에 이틀밤을 세워 만든 문서를 한번에 날려서. 또다시 몇일을 세워야했던. 아무리 그래도 날려버린 문서와 비슷하게 만들 수 없어서. 나 뿐 아니라 주변에서 그런 경험도 많고. 결국.

그리고 컴퓨터에 문서를 쓰면서. 조금 난발하는 글쓰기. 그로 인한 글의 가벼워짐. 일단 이까지는 너무 나갔으니까. 멈추고.

컴퓨터가 고장나면. 그것도 야행성인 나에게. 그 야밤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야하고. 컴퓨터를 들고 서비스센터를 들려야하고. 글쓰기. 특히 논문은. 사실 아무때나 시작하면 써지는 건 아닌데. 한번 써지다가 중간에 멈추면 안써지는데. 다시 언제 써질지 모르는데.(아직은 숙련되지 않아서.논문을 제대로 써본적이 없으니까.....)

문뜩.
누군가. 컴퓨터 사용방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바꾸어 버린다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할것이고. 그게 생각보다. 간단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소름.

지금의 나의 일상에서 컴퓨터를 빼면? 남는게 없다. 나의 대부분의 기록들이 컴퓨터에 있다. 사진. 글. 기억. 지인들과의 연락 수단 등등.

역시 편리하지만. 무섭다.
알고 있지만. 끊임없이 잊어비리고. 경험을 하면 다시 느끼고.

그렇다고 내가 컴퓨터를 내 스스로 다 고칠 수 있을 만큼 해야하는건가? 그러기엔 너무 복잡해져버린 컴퓨터. 그러기엔 내가 조금 더 집중해야할 부분이 더 많은것 같은 세상.

결국. 컴퓨터와 관련된 사람들이 착해야할 꺼 같다는 생각. 다른 사람 골탕먹일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짐을 당하게 되는. 자의든 타의든. 컴퓨터를 잘~~ 하는 사람들은 정말 착한 사람들이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ㅠ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