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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선발쾌투

우리말 다듬기 회원님께

  안녕하십니까? 국립국어원입니다.

  국립국어원(원장 남기심)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를 개설,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함부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매주 하나씩 공모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프로 야구에서 ‘선발 투수가 6회 이상 공을 던지면서 자책점을 3점 이하로 막아 내는 일, 또는 그런 경기’를 뜻하는 ‘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의 다듬은 말로 ‘선발쾌투’를 최종 선정 하였습니다.

  1990년대 말, 외환 위기로 시름에 잠겼던 우리 국민들은 해외의 최상위연맹(빅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보며 힘을 얻곤 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박찬호입니다. 최근 몇 년간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얼마 전 통산 100승을 거두며 한국인의 자긍심을 한껏 드높여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뛰어난 활약을 벌여 주기를 기대하며, 그의 활약과 더불어 우리나라 경제도 활짝 폈으면 좋겠습니다.

  박찬호 선수의 성공 이후로 우리나라의 많은 투수들이 미국 메이저 리그에 진출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도 자연스럽게 그네들이 거기에서 쓰는 용어를 많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 ’가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 ‘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는 ‘선발 투수가 6회 이상 공을 던지면서 자책점을 3점 이하로 막아 내는 일, 또는 그런 경기’를 뜻합니다. 프로 야구에서는 한 경기에 등판하는 투수가 선발-중간-마무리 등으로 분업화하면서 퀄리티 스타트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가 훌륭한 선발 투수를 가름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었습니다.

  요즘 전문 분야, 특히 운동 경기에서 외래어나 외국어가 무분별하게 쓰이는 경향을 보입니다. 원 생산지에서 쓰는 말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운동 경기처럼 일상 언어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전문 분야일수록 이런 말을 함부로 쓰는 일은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일반인에게 전문 분야의 용어가 모두 외래어인 걸 보니 외래어이기만 하면 왠지 그럴싸하게 보일 거라는 잘못된 사고방식을 갖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주에는 최근 프로 야구에서 널리 쓰이는 ‘퀄리트 스타트’를 다듬을 말로 선정해 봤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4일까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퀄리트 스타트’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하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모두 422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 가운데 이 말의 의미 요건으로 ‘투구’가 ‘선발’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선발표준’, ‘일품선발’, ‘선발쾌투’, ‘짠물투’, ‘육삼투’ 등 다섯을 적당한 우리말 후보로 간추렸고 이를 후보로 하여 지난주(2005.7.6.~7.11.)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다시 투표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총 577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선발표준’은 107명(18%), ‘일품선발’은 96명(16%), ‘선발쾌투’는 286(49%), ‘짠물투’는 31명(5%), ‘육삼투’는 57명(9%)이 지지하였습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선발쾌투’가 ‘퀄리트 스타트’의 다듬은 말로 결정되었습니다. ‘퀄리트 스타트’가 선발 투수가 공을 잘 던지는 일을 가리키므로 ‘선발쾌투’로 바꿔 쓰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앞으로 이 말이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회원님께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지난주(2005.7.6.~7.11.) 개인의 금융 정보를 몰래 수집하여 이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일을 가리키는 외래어 ‘피싱(phishing)’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총 446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이 가운데 ‘피싱’의 의미 요건으로 개인의 금융 정보를 몰래 수집하는 일이 그것을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일보다 더 기본적인 것이라고 판단하여 다음 다섯을 투표에 부치기로 하였습니다. 회원님께서는 이 가운데 어느 말이 좋으신가요?

  1. 정보털이 (개인의 금융 정보를 모조리 훔치는 일이므로)
  2. 누리치기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절도 행위이므로)
  3. 창치기 (팝업창이나 쪽지창을 통하여 개인의 금융 정보를 몰래 빼 가는 일이므로)
  4. 정보도둑 (개인의 금융 정보를 몰래 훔치는 일이므로)
  5. 정보알김질 (개인의 금융 정보를 조금씩 빼내 가는 일이므로)

  한편 7월 13일(수)부터는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봉사 활동,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나 기관을 가리키는 ‘호스피스(hospice)’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하고 있습니다.

  부디 회원님께서도 이번 주 중 저희 사이트를 찾아 주셔서 외래어 ‘피싱(phishing)’과 ‘호스피스(hospice)’의 다듬은 말을 결정하는 데에 직접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처-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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