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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phishing)-정보도둑

안녕하십니까? 국립국어원입니다.

  국립국어원(원장 남기심)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를 개설,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함부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매주 하나씩 공모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개인의 금융 정보를 몰래 수집하여 이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일을 가리키는 외래어 ‘피싱(phishing)’의 다듬은 말로 ‘정보도둑’을 최종 선정 하였습니다.

  이제 웬만한 금융 업무는 모두 인터넷으로 안방에서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됐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 들어 ‘피싱(phishing)’이라는 인터넷상의 사기 수법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서 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피싱’이란 개인의 금융 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일을 가리킵니다. 금융 기관에서 보내는 전자 우편으로 가장하여 수신인이 직접 자신의 금융 정보와 비밀번호 따위를 입력하도록 하여 여러 사람의 금융 정보 및 비밀 번호를 몰래 알아낸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피싱 사기가 발견됐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습니다. 정부도 그 심각성을 바로 알아 대책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 말은 더 잦게 쓰일 말로 가늠됩니다. 이 말을 쉬운 우리말로 다듬는 일을 더 늦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처음 이 말을 듣는 사람이라면 이 말의 정체와 의미를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피싱(phishing)’은 개인 정보를 뜻하는 ‘프라이빗 데이터(private data)’의 'p'와 ‘피싱(fishing)’이 합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의 새말 만들기가 영어에서는 흔할지 몰라도 우리말에서는 아주 낯설어, 대개 그 뜻을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이와 같이 그 뜻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뿐더러, 정체도 분명치 않은 말이 널리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는 다듬을 말로 ‘피싱’을 선정해 봤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7월 6일부터 7월 11일까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피싱’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하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모두 446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 가운데 ‘피싱’의 의미 요건으로 개인의 금융 정보를 몰래 수집하는 일이 그것을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일보다 더 기본적이라고 판단하여 ‘정보털이’, ‘누리치기’, ‘창치기’, ‘정보도둑’, ‘정보알김질’ 등 다섯을 적당한 우리말 후보로 간추렸고 이를 후보로 하여 지난주(2005.7.13.~7.18.)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다시 투표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총 656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정보털이’는 162명(24%), ‘누리치기’는 83명(12%), ‘창치기’는 32(4%), ‘정보도둑’은 298명(45%), ‘정보알김질’은 81명(12%)이 지지하였습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정보도둑’이 ‘피싱’의 다듬은 말로 결정되었습니다. ‘피싱’이 개인의 금융 정보를 몰래 훔치는 일이므로 ‘정보도둑’으로 바꿔 쓰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앞으로 이 말이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회원님께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주(2005.7.13.~7.18.)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봉사 활동,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호스피스(hospice)’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총 396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영어권에서는 ‘호스피스’가 특수 병원의 하나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호스피스’ 하면 그보다는 ‘사람’을 더 쉽게 연상합니다. 그래서 제안된 다듬은 말 가운데에서 ‘사람’의 의미를 가지고 거기에 더하여 그 행위와 쉽게 관련지을 수 있는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하였습니다. 회원님께서는 이 가운데 어느 말이 좋으신가요?

  1. 임종봉사자 (임종을 앞두고 있는 사람을 위해 힘을 바쳐 애써 주는 사람이므로)
  2. 임종간호사 (임종을 앞두고 있는 사람을 정성껏 간호해 주는 사람이므로)
  3. 안식벗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벗과 같은 사람이므로)
  4. 삶끝지기 (임종을 앞둔 사람의 마지막 삶을 곁에서 지켜 주는 사람이므로)
  5. 갈무리벗 (임종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일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벗과 같은 사람이므로)

  한편 7월 20일(수)부터는 ‘자기 자신을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는 일’을 뜻하는 ‘셀프카메라(self-camera)’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하고 있습니다.

  부디 회원님께서도 이번 주 중 저희 사이트를 찾아 주셔서 외래어 ‘호스피스(hospice)’와 ‘셀프카메라(self-camera)’의 다듬은 말을 결정하는 데에 직접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처-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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