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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hospice)-임종봉사자

국립국어원(원장 남기심)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를 개설,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함부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매주 하나씩 공모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봉사 활동,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호스피스(hospice)’의 다듬은 말로 ‘임종봉사자’를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호스피스’는 1815년 아일랜드의 수녀들이 거리에서 죽어 가는 가난한 환자들을 수녀원으로 데려다가 편안히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봉사 활동을 시작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가톨릭계를 중심으로 ‘호스피스’를 활발히 벌이고 있습니다. 사람의 인생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다면 그 순간만큼은 불행하지 않겠지요. 그런 면에서 볼 때 ‘호스피스’는 가장 아름다운 일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이렇듯 숭고한 뜻을 가진 말이 너무나 생소한 외국어라서 못내 아쉽습니다. ‘옥에 티’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 사람은 ‘호스피스’와 ‘호스티스(hostess)’를 혼동해서 말하는, 웃지 못할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호스피스’ 활동을 더 널리 보급하기 위해서라도 이 말보다는 이해하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친근한 우리말로 바꾸어 쓰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는 다듬을 말로 ‘호스피스’를 선정해 봤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7월 13일부터 7월 18일까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호스피스’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하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모두 396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특수 병원의 하나를 가리키는 영어권에서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호스피스’ 하면 그보다는 ‘사람’을 더 쉽게 연상합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은 일반 국민의 제안 가운데 ‘사람’의 의미를 가지고 거기에 더하여 그 행위와 쉽게 관련지을 수 있는, ‘임종봉사자’, ‘임종간호사’, ‘안식벗’, ‘삶끝지기’, ‘갈무리벗’ 등 다섯을 적당한 우리말 후보로 간추렸고 이를 후보로 하여 지난주(2005.7.20.~7.25.)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다시 투표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총 733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임종봉사자’는 312명(42%), ‘임종간호사’는 63명(8%), ‘안식벗’은 110(15%), ‘삶끝지기’는 87명(11%), ‘갈무리벗’은 161명(21%)이 지지하였습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임종봉사자’가 ‘호스피스’의 다듬은 말로 결정되었습니다. ‘호스피스’가 임종을 앞두고 있는 사람을 힘을 바쳐 애써 주는 사람이므로 ‘임종봉사자’로 바꿔 쓰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앞으로 이 말이 널리 쓰일 수 있도록 회원님께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지난주(2005.7.20.~7.25.) ‘자기 자신을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는 일’을 뜻하는 ‘셀프카메라(self-camera)’ 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총 425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이 가운데 무엇보다 먼저 ‘셀프카메라’가 카메라의 한 종류가 아니라는 사실에 초점을 두어 다음 넷을 투표 후보로 선정하였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몰래카메라’, ‘비디오카메라’ 등과 같은 말은 일반적으로 앞말이 뒤의 ‘카메라’를 수식하는 구실을 하는 데 반해 ‘셀프카메라’는 ‘카메라’가 아닌, 그 카메라로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는 일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회원님께서는 이 가운데 어느 말이 좋으신가요?

  1. 자기찍기 (자기 자신을 사진 찍는 일이므로)
  2. 거울찍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찍듯이 사진을 찍는 일이므로)
  3. 제멋담기 (제 스스로 자유롭게 자기 자신을 사진 찍는 일이므로)
  4. 자가촬영(自家撮影) (자기 자체를 사진으로 찍는 일이므로)

  한편 7월 27일(수)부터는 일상 언어생활에서 ‘실제로는 별 볼일 없으면서도 남에게 대단하거나 멋있어 보도록, 어깨나 눈에 잔뜩 힘을 주거나 목소리를 착 깔거나 말을 과장하여 하는 따위의 일’을 속되게 이를 때 쓰는 일본어 ‘후카시(ふかし[吹かし])’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하고 있습니다.

  부디 회원님께서도 이번 주 중 저희 사이트를 찾아 주셔서 외래어 ‘셀프카메라(self-camera)’와 ‘후카시(ふかし)’의 다듬은 말을 결정하는 데에 직접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처=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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