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소설 중에도 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어쩌고 하는 글이 있다만은. 100%의 남자아이든, 무엇이든지 내 삶에 나타날 일을 기대해본 지도 오래였다. 내가 바라는 최고의 일터에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고, 이제는 정말 꿈을 놓아야 하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던 한동안, 많이 아프면서 그 지긋지긋하고 후회스럽던 꿈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거였는지 절절이 알았다. 그러니까 인생을 포기하고 있었다는 거지. 꿈을 완전히 떼어낸다는 게 그런 의미였나, 친구 말을 듣고 깨달았다. 그러니까 인생을 포기하지 말라고 신이 한번 아량을 베푼 것 같은데, 100%의 직장과 꿈에 겨우 한발짝 다가갔다가 멀어진다면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서툴었던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나는 나를 전혀 믿지 못하고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자기 안의 재능을 믿고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 숭고하고 아름다운 일이냐... 살면서 돌아버리겠단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도 그 말의 원래 가치에 가장 근접하게 느끼고 있는 건 지금에 와서다. 100%의 무엇 앞에서는 아무래도 진심은 진상이 되기가 쉽고, 나는 항상 그런 편이다.. 괴롭고 힘들 때면 사람을 피하는 어른의 버릇만 익혀간다. 남에게 마음을 멋지게 토로하는 법, 의연하게 우는 법 그런 것들을 좀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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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4 16:54 2011/07/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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