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버릇없다

 

요새 맞부닥치고 있는 소문의 벽은 이런 모양이 아닐까나.

 

나의 버릇없음의 뿌리는 아주 깊어서...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걸음을 떼고 말문이 트였을 때부터 나더러 인사를 잘 하고 다니라고 신신당부를 하였으며, 학창시절 선생님과 선배를 막론하고 싸가지없다는 이야기는 가늘고 길게 줄곧 나를 따라다녔고. 대학에 와서 첫 해에도 몇 선배로부터 싸가지가 없네 어쩌네 대놓고 들었던(이건 정말인데 내게 그렇게 말했던 이들은 나중에 알고보다 다 등신같아서 상종할 필요 없는 이들이었다)...

 

남의 평판에 쿨한 척 하지만 실은 신경썼고, 왠만하면 모두에게서 사랑받기를 원했지만 천성적인 뻣뻣함을 일부로 가진 좀 서투른 사람으로서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상처받았다. 지고의 세월을 겪고 이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쓰지 않게 되고 왠만한 말에는 끄떡하지 않게 됐는데. 


'네가 버릇이 없다'도 아니고 '네가 버릇이 없다고 한다더라'는 요상한 말을 들은지 한달이 다되가는데 아직까지 꽤 신경이 쓰이는 건 신입사원으로서 흠 잡힌 게 당연히 달가울 건 없어서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는 내가 무엇을 잘못하여 대체 누가 나에게 버릇없다는 소리를 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여차저차하든 기본적으로 회사와 선배들에게 호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의도적으로 '버릇없는' 짓을 한 적은 없다. 수습 따위야 아무 때나 불러다 놓고 훈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왜 그러지 않고 내 귀에 슬쩍 저런 말이 들어오게 한 것일까. 문제가 있다면 대놓고 지적하면 되잖아. 흔쾌히 받아들이진 못하더라도 봐가면서 맞추는 시늉 정도는 할 의향이 있으니까.

 

'버릇없다'는 언어 자체가 참 희한하다. 할아버지가 손자한테나 하는 말 아닌가? 성인과 성인 사이에서 가능한 말인지 잘 모르겠다. 성인이 된 이후 누가 누구에게 버릇이 없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위계가 엮인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다. 세상에 그런 부분이 있다면 맞춰야 한다고 누군가 말하겠지만 뭐든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최선이다. 내가 그간 얼마나 자유롭게 살았던지, 그리고 그런 방식이 가능함을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게 내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

 

어쨌든 나는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 인사 외에는 말 한마디 건네본 적 없는 선배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를 할 때마다도, 술자리에서 선배들과 가끔 희희낙낙하면서도 대체 나의 어느 점이 버릇없는 것인지 매 순간 자기검열을 하며, 버릇없는 내게 불만이 있는 선배는 누구인지, 혹시 나랑 얘기하고 있는 이 사람은 아닌지, 나의 몸짓과 말씨와 눈빛 어디가 버릇없어 보이는지 강박적으로 재 보게 되는 거다. 생각보다 오래 숨막히고 서러운 일이다. 보통 글을 쓰고 나면 시원해지는데 이번에는 숨이 더 탁탁 막힌다. 소문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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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0 15:43 2011/12/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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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멋진강상
    2012/08/07 20:00 Delete Reply Permalink

    아... 누군가랑 공감하고 싶은데 이런류의 얘기로 뭔가 공감받기는 힘들어서 버릇없다의 정의라도 알아볼까하고 인터넷 검색하다 위의 글을 봤습니다. 오늘 직장 동료로부터 너 버릇없다하드라라는 말을 전해듣고 남들 앞에선 쿨한척했지만.. 자꾸 생각나는것이..
    뭔가 저는 이 글을 보고 조금 괜찮아 졌어요. 감사의 마음에 댓글남깁니다.

    1. Re: 어느바람
      2012/08/16 08:50 Delete Permalink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니 참 감사한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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