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품위있고 세련되게만 굴러가는 것도 싫지만 막상 구질구질한 일이 닥치면 구역질이 난다. 이런 웃기지도 않은 상황을 왜 나는 이해하고 설득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일까. 마음 가는대로 얘기하는 친구를 붙잡고서 그게 아니라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대체 뭘 위해서 좋게 넘어가려고, 언제부터 참도 현명해졌다. 어떻게 해야 결과적으로 가장 편하고 행복할 수 있을까, 실은 가장 불편하지 않게 나를 지킬 수 있을까라는 말이고 그건 행복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전략은 개뿔...  친구 말이 다 맞다. 

 

나는 사과를 참 잘한다. 정말이다. 누구의 잘못인지 불분명할 때도 혹은 아무리 차분히 생각해도 상대가 좀 더 잘못한 것 같을 때도 혹은 내 잘못이긴 하지만 상대 반응에 수틀려서 다 집어치우고 싶을 때도 순간만 꾹 참으면 아무렇지 않게 진심처럼 사과해버릴 수 있다. 그게 다 이전에 내가 내키는 대로 굴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줬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사실 반성이 좀 심했던 것 같다. 내가 뭐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는데... 그리고 자꾸 사과하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사과는 잘 하지만 속으로는 정말 질린다고 생각이 드는 게 솔직한 심경이다. 사과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해야지.

 

싫으면 싫은 거지 그걸 이유를 조목조목 들어서 설명하려고 애쓰는 모습들도 짜증스럽다. 진보? 소통? 민주주의? 무튼 이름은 붙여놓는데 실은 찌질한 소통의 과다라고나 할까.

그래 찌질 아 더럽게 찌질한... 사직서나 내버리고 싶다. 수틀리면 사직서 낼 수 있는 처지였으면 좋겠다. 로또 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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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0 22:52 2012/05/1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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