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선풍기 한대를 사려고 했다가 수백대 선풍기의 울음만 봐버렸다
대체 누가 선풍기 날개를 날개로 이름 지었나
저 푸른 초원 위 바람에 날리는 날개의 운명을 그리워해봤자다
항상 작고 약한 것들이 싫었다
그 때, 선풍기를 부쉈던 게 그래서는 아니다
누구에게나 하루 치의 절망은 평등한가
항상 그런 게 궁금했다. 모두가 내가 느끼는 것만치 느끼는 것인지... 빌어먹을 호기심만 잦다.
오늘도 내일을 살고 있어, 오늘은 오늘만 살고 싶은데 그게 너무 어려워.
쉬는 날에는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마음이 막혀 있다가
온몸을 두드려 맞은 기분으로 일터에 닿으면 마음이 탁 풀어진다,
오로지 일을 하는 동안에만 명치가 부드럽다...
쉬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건 일하기 싫다는 생각뿐. 대체 이게 무어란 말인가
나의 소원은 무단결근과 지각. 10년 전처럼 벌을 받고 싶다
지금 여기, 를 떠나기 위해 인내하기ㅡ 몇 년이나 살았다고 이따위 타협이 벌써 몇 번째인가...
잔혹하고 추한 것들이 전만큼 잘 보이지 않아 나는 바보가 되어가고 있을까 한편 불안했지만
호기심보다는 안온함에 더 목이 말라서
달콤했다. 벗어났구나, 안도했었다
겨우 이제 누구를 사랑해줄 수 있겠구나 싶고 나니
다시 자괴의 욕망이 자라나는데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peel/trackback/383
스머프
2012/06/27 23:46 Delete Reply Permalink
오랜만입니다. 여전히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어서 반갑네요. 종종 글 볼 수 있어서 좋아요. 꼭 한번 오프에서 보고 싶은 분입니다. ㅎㅎ
Re: 어느바람
2012/06/29 13:21 Delete Permalink
네 갈데가 없어서.. 여기서 벌써 4년째네요 .. 스머프님 블로그 보면 저보다 언니신 거 같던데 뵐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도 신날 거 같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