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는 핵심이 없다. 모든 문장과 생각 덩어리들은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그것들을 하나의 잣대로 솎아내고 중점을 결정해서 가르치는 건 폭력적인 짓이다. 하다못해 어느 곳에 쉼표를 찍었는지에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의미가 담기는데 말이다. 삶 속에서도 아주 미묘하게 감정이 움직였던 순간일수록 잡아채어 간직해두고 싶고, 자꾸 음미하게 된다. 주제나 목표가 뚜렷한 인생은 자기 안에서도 지나치고 마는 게 많지 않을까. 가끔은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어봐도 괜찮다. 이런 이야기는 무언가에 열정을 바쳐온 이가 소탈하게 과거를 뒤돌아보며 말할 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지, 마음껏 흔들리며 한량같이 지내온 내가 지껄여봤자 우습구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8/03 12:33 2008/08/03 12:33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peel/trackback/54

« Previous : 1 : ... 177 : 178 : 179 : 180 : 181 : 182 : 183 : 184 : 185 : ... 22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