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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물 | 준호


 

...

내 멋대로 할테야

엄마 아빠 말안듣고 할테야

내 맘대로 할테야

엄마 아빠 말안듣고 할테야

...

 

 

졸업 발표회를 했다.

벌써 8살이 됐다.

 

오후 4시쯤 배가 아팠고 약 한시간 가량을 집에서 참다가 병원엘 갔다.

자궁은 열렸지만 4시간 동안 골반과 다리가 마비될 듯 진통은 계속됐지만 아이는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더 고통스러웠던 건 내진할 때...

얼마나 울고 소리를 질렀는지 모를즈음 의사가 와서 내뱉는 말.

"수술 하시는게 어떻습니까?"

절대 자연분만 하겠다던 나의 계획은 그 한마디에 무너졌다.

의사의 말을 듣자마자 절대 안된다며 참겠다고 말해놓고선 1분이 1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15분정도를 참았을까...

더 참지 못하는 나에 대해, 그리고 찢어질 듯한 아픔에 눈물을 흘리며 수술에 동의했다.

 

간호사들이 마취제를 놨고 수술실로 옮겨졌다.

수술실 입구에서 어지럼증에 구토하고 ... 그리고 너무 무서웠다.

스텐리스로 된 수술침대는 너무 차갑고

눈부신 조명등이 켜지고

내 배 위에는 수술대만큼 차가운 소독솜이 뒹굴고 있었다.

 

잠시 후,

눈을 떴다.

배가 무거웠고 따뜻했다.

새벽일 나가시는 엄마가 옆에 업드려 계신다.

보조침대에는 아이아빠가 잠을 자고 있다.

 

소리지르며 운 탓에 목소리도 나지 않았다.

엄마가 나의 손짓에 일어나셨다.

"막내. 고생했다"

 

눈물이 왈칵났다.

그냥...

 

지금 기억에... 난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자연분만 못해서 어떻하냐고...

엄마말씀이 준호가 뱃 속에서 나오지를 못해 똥을 싸고 자기 태변을 먹었었단다.

수술하지 않았음 큰 일 났을지 모를 상황이었다고.

뱃 속에서 꺼내지자마자 X-ray 찍고 몇 가지 검사를 해야했었다고.

다행이 아이는 무사했다.

 

링거를 맞으면서 젖을 물렸다.

자연분만한 다른 엄마들 보다 자세가 나오지 않아 많이 힘들었지만...

젖을 물고 있는 아이를 보면 세상도 다 필요없었다.

그 순간은 천국이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벌써 8살이된다.

바쁘고 내세울 것없는 부모와 산 지 7년이다.

크게 울지도 떼쓰지도 않았던 조막만한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

많이 모자란 엄마를 좋아해줘서, 사랑해줘서 참 고맙다.

 

준호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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