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4/11/18 22:18
Filed Under 손가락 수다방

* 이 글은 stone님의 [나는..일하고 싶다.] 에 관련된 글입니다.

을 쓰고 싶어서...일단 트랙백을 걸었건만... 허접한 보고서 땜시 똥줄이 타는지라...좀 있다가 계속 쓰려고 한다. 그리고 만 하루가 지나서 오늘에야 손가락을 움직인다.


stone님의 '나는...일하고 싶다'를 읽고 마음이 아팠다. 많은 산재 노동자들의 아픔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마음이 아팠다. 그 글을 보면서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그리고 최근에 기억에 남게 된 죽음이 떠 올랐다. 매년 3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직업병으로 노동재해로 사망한다. 올 초 현중에서는 사람들(주로 하청업체 직원들)이 줄줄이 죽어나갔구, 아는 철도 산안차장 형을 우리는 '장의사'라고 부른다. 오늘도 이 땅의 어딘가에서는 10명의 노동자가 또 세상을 떴을 것이다. 최근에 한 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실태조사와 병행한 심리검사 결과 무려 43%가 정신과 치료가 시급하다고 한다. 강박증이나 대인예민성, 우울과 불안 등 모든 항목에서 일반인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고 각종 신경성 증세의 경우 수치가 두배를 넘었다고 한다. 글구 이땅 한국에서는 매년 10명이 넘는 근골격계 환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고 한다. 사실 그렇다. 나의 무심함에 섬뜩하게 놀랄 정도로, 작년에도 내가 아는 사업장에서 자살 소식을 들었었다. 그렇다...사람들이 '아파서', '너무 아파서'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고 있다. #1. 기억 하나 아마 내 기억에 가장 강인하게 남아있는 죽음일것이다. 1999년 150일의 근로복지공단 천막농성을 하게 했던 고 이상관 동지... 이 동지는 창원에서 일하던 동지였다. 허리디스크로 치료를 받던 와중 증상이 심해 아버지, 형한테 엎혀 다녀야만 했던 그는 근로복지공단이 요양종결을 때리고 걷기도 힘들어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금 내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당시 '이상관 투쟁'의 성과라고 선배들은 이야기한다. 또 상담등에 치중했던 '산재추방운동'에서 전선을 확장하여 지금의 신자유주의 분쇄와 현장통제력 쟁취를 목표하는 '노동보건운동'의 씨앗이 생겨난 투쟁이라고 한다. 당시...학생이었고 의대생 학생회 모임의 조직국장이었던 나는 농성 천막에서 시간보내기가 힘들어 십자수나 놓고, 선배들의 정치투쟁(지금이야 이렇게 생각하지..그때는 뭔지도 잘 몰랐다)을 바라보기만 했었다. 왠만하면 달려가지 않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두번씩이나 달려가고 유치장까지 들어갔었던 투쟁... 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근로복지공단 본부 앞에 자리 하나 깔고 앉아 계시던 아버님의 눈동자다. 그 허망함과 분노가 묻어 있는 그 눈동자... 투쟁이 끝난고 얼마후 이상관 동지의 형 역시 자살을 했다. 형제의 자살앞에 더 망연해졌을 아버님의 눈동자... #2. 새로운 기억 지난 11월 5일 안산에 있는 SJM이라는 사업장의 여종엽 동지가 삶을 포기했다.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치료중이던 동지는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노동자였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근골격계 직업병으로 치료와 복귀를 계속 해오던 와중에 병원과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불신과 스트레스가 쌓여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결국 삶을 견디지 못하고 자동차로 가로수를 들이 받으며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 동지는 누나 앞으로 아들을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만을 남기고 떠났다. . 그리고 몇 일 지난 11월 9일 울산 현대자동차의 조경래 동지가 투신자살을 했다. 그도 근골격계 직업병을 앓고 있었다 #3. 그런데... 이것도 부족한가 보다. 이렇게 사람들이 죽어도 부족한가 보다. 자본은 근골격계 인정을 줄이겠다고 발악이고 근로복지공단은 환자들 종결 때리는라 정신없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르는 비정규직도 있고, 지금도 많은 노동자들이 '아픔'에 '불합리함'에 '탄압'에 정신까지 멍들어 가고 있는데...자본과 정부에게 노동자들은 '환자'가 아니라 나가야 되는 '비용'일 뿐인게다. 거기다 최근에는 산재의 원인이 '술'이라며 출근하는 노동자들에게 음주측정기를 불게 하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다. 이런 인간들은 인간이 아닌게다. 하지만...마음만 아파한다고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자꾸 문제를 드러내고, 전선을 만들고 자본의 공세에 맞서야 한다. 99년 이상관 투쟁 때와 같은 연대와 기획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왠지 지금 밀리면 안 될거 같다. 자본의 공세에 지금 밀리면 평생 마음만 아파하면서 무기력하게 살거 같다. 노동자들이 착취로 인해 병들지 않게, 유연화로 인해 아픔을 숨기지 않게,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게...그렇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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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8 22:18 2004/11/1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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