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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김수영

 

취해도 쉽게 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는

오랜만이라며 서로 눈빛을 던지지만

어느새 슬그머니 비어버린 자리들을 세며

서로들 식어가는 것이 보인다

 

 

가슴 밑바닥에서 부서지는 파도

저마다 물결 속으로 떠내려가는 것을 느낀다

오갈 데 없는 사람들 사이의 한 섬,

그 속에 갇힌 한 사람을 생각한다

 

 

외로움보다 더 가파른 절벽을 없지

살다 보면 엉망으로 취해 아무 어깨나 기대

소리내서 울고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어디든 흘러가고 싶은 마음이 발치에서

물거품으로 부서져가는 것을 본다

점점 어두워오는 바다로 가는 물결

무슨 그리움이 저 허공 뒤에 숨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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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사람을 위할줄 아는, 너무 바르고 바른 사람이라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수 없던 한 학번 위의 선배가 술한잔하자며 신촌에서 만났을때 나에게 주었던 시집이었다.

 

나에게 꼭 사주고 싶었다는데...

그 선배는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던 걸까...

 

섬에 갇힌 한 사람...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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