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트위터 맞팔 논쟁
- 레니
- 2010
-
- 21세기판 골드러시 - 데이터...(1)
- 레니
- 2008
-
- 이런 스팸메일
- 레니
- 2008
-
- 구글의 새 브라우저, 크롬 (...(6)
- 레니
- 2008
-
-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5)
- 레니
- 2008
주중에 "화씨 911"을 보고 또 한 번 느껴버렸다.
"화씨 911"은 마이클 무어의 전작인 "볼링 포 컬럼바인"보다 "웃기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 하나 바보 만들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마이클 무어가
이번에는 그 대상을 (잘 알려진 대로) 원수 지간인 부시로 잡았으니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反부시 정서에 근거하여 보면 매우 "웃기다".
"볼링 포 컬럼바인"에서도 그랬지만 마이클 무어의 다큐는 좀 산만하다.
주제가 이리저리 바뀌면서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는데,
"화씨 911"도 역시나 가뜩이나 자막이 많아 정신이 없는데다
주제가 계속해서 필사적인 도약을 해 대니
영화관을 나올 때에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래도 이번엔 좀 나은 게
이미 반전이라는 주제를 알고 영화를 봤었고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나레이션까지 나와줘서
마이클 무어가 무엇을 얘기하려 했는지 좀 알 것 같다.
("볼링 포 컬럼바인"의 경우에는 마이클 무어의 생각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서로 말이 달라 토론이 벌어졌던 기억이 있다.)
뭐 "화씨 911"의 주제야 잘 아는 내용이라 그다지 생각을 더 해 볼만한 것은 없지만
또 다시 머리 속에 든 생각은 자본주의와 저항 간의 관계이다.
"화씨 911"은 상업 영화다.
물론 할리우드 거대 자본이 개입하진 않았지만
제작과 배급을 거치려면 상업적인 영화 제작 시스템을 거쳐야만 한다.
지지리도 못사는 플린트 시 출신인 마이클 무어라고 해도
자본주의적 착취에는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와 저항의 관계에 대해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근데 (지금은 해체되었지만) RATM을 생각하면 좀 얘기가 다르다.
이들 노래는 자본들의 입장에서 신경쓰일 만하지 않나?
그럼 좀 경계라도 해 줘야 하는 거 아냐?
너무나 당연하게 소니-컬럼비아와 RATM은 이들 노래를 상품화하고 잘 팔아먹었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저항을 상품화하는 것인지,
아니면 저항이 자본주의를 이용하는 것인지.
난 전자에 100만표를 던질 용의가 있다.
(그리고 사실 후자는 좀 말이 안된다.)
제니스 조플린의 "Mercedes Benz".
자본주의 물신성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벤츠는 이 노래는 자사의 CM으로 사용했다.
아무리 저항한들 자본은 이를 너무나 당연하게 상품화한다.
역시 자본에 독립된 구조를 만드는 것이 대안인가? 난 잘 모르겠다.
"화씨 911"을 보고 난 후 가장 안 좋았던 것은
잘 만든 저항 상품을 구입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