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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사람들은 왜 그랬을까?

 
용산 CGV / 19:20 / <그때 그사람들> 시사회
 
티켓 확인, 소지품수색, 과도한 친절.
그 길고 지루했던 입구통과 절차는 일단 차치하고.
 
영화는 뭐 기대만큼 독특하다거나 재미있진 않았다.
몰입하려는 찰나마다 튀어나오던 까메오들의 그 쌩뚱맞은 모습은 거북스러웠고.(사실 난 이 대목에서 내가 그 코드를 거의 이해못하는 수많은 일본영화들이 떠올랐는데. 이거 대체 웃으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아무리 블랙코미디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박정희가 두번째 총에 맞으며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대사를 읊은건 진짜 코미디였으며.
정치사 보다 개인사에 초점을 맞춰 그리 된 것이라고는하나 결국 정치적 주제가 미흡하다 보니 영화가 뒷심이 딸릴 수 밖에 없었고.
덧붙여, 백윤식아저씨를 포함한 많은 캐릭터들이 끝에 가서 너무 허술하게 무너지더라. 개인사에 주안을 둔거라면 오히려 캐릭터를 좀 더 생동감있게 그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그리고.. 결정적었던건! 이 영화가 상영금지가처분을 내고 또 이에 반박하고 그럴만한 진지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적당히 적당히 한 영화한테 무슨 소송씩이나.
오히려 이 영화에서 더 크게 느껴졌던건.
아주 비참하게 죽어갔던 박정희에 대한 인간적인 안쓰러움(내 눈 앞에서 총알이 내 가슴팍을 콱 뚫고 날아들어온다고 생각해봐라. 게다가 그렇게 두 발을), 태극기에 쌓인 관을 안으며 슬퍼하던 박근혜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되는 부모잃은 자식의 그 애절함.
소송은 무슨.. 오히려 박지만이 제작진에게 찾아가 격려금이라도 전달해야지 ㅎㅎ
 
어쨌든 우리 현대사를 스크린에 옮겨준 점에 대해서는 큰 찬사를 해주고 싶고,
또 앞으로 많은 감독들이 이 쉽지 않은 현대사를 좀 더 깊숙이 들여다봄으로써
'앞으로 가' 병에 걸린 우리 사회에 진지한 성찰의 계기를 좀 더 많이 만들어주었음 하고 기대해본다.
 
사족 하나) 그런데, 정말 김재규는 왜 쐈을까?
사람이 심각한 간 질환에 시달리다 보면,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힐 수 있는 기능이 마비되는건 아닐까??
사족 두울) 한석규아저씨, 잠시 조인성에 혹했던 저를 용서하셔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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