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2006/10/03 20:55

추석 하면 조용필의 '꿈'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사람들은 저마다 고향을 찾아가네 / 나는 지금 홀로 남아서 / 빌딩속을 헤매다 초라한 골목에서 / 뜨거운 눈물을 먹는다 / (…) >

 

내 나이 어느새 32살.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서른을 넘어버렸다. 이곳은 서울의 변두리 고시촌 근처. 조용필이 위의 노래를 구상한 것이 몇살이었던가. 나도 조용필 만큼이나 힘들어져 버린건가?

 

리버럴리스트 유시민이 말하길, "나이 40이 넘으면 보수화된다"고 했다. 인간은 젊음을 지나면 갈수록 약해지기 때문에 리버럴한 가치보다는 컨저버티브한 가치를 더 찾게 된다는 거다.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소거한다면, 누가 이 말에 토달 수 있겠는가. 자신을 사민주의자라고 소개하면서 등장했던 한 교수가 요즘은 중앙일보에 자주 글을 쓰는 것도 보게 된다. 그 교수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나라고 별 수 있겠는가.

 

20대 초반에는 추석이 되어도 일부러 집에 안내려 가곤 했다. 어머니가 걱정을 하든 말든, 난 싸늘하고 황량한 추석의 서울 거리가 좋았다. 밥은 학교 근처에 문 연 식당 아무데서나 해결하면서 마음껏 자유를 만끽했다. 그러던 시절도 잠시. 이제 추석에는 집에 가고싶어진다. 이번에는 좀 바쁜 일이 있어서 안가기로 하고 어머니께 전화만 드렸다. 고등학교 이후로 연락이 끊긴 초, 중학교 동창 친구에게 전화도 했다. 이 일이 끝나면 추석이 아니래도 꼭 내려 갔다올 생각이다.

 

가상의 독자여러분,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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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3 20:55 2006/10/0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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