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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회의는 해소되어야 한다.

저는 지난 4월말 촛불이 시작되던 날부터 촛불과 함께하면서, 촛불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첫날부터 명박퇴진이라는 구호가 나온 이래, 
촛불이 거리로 나왔을 때에 단 한번도 이 구호에 주저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또 보았습니다.
5월과 6월이 지나도록, 대책회의는 단 한번도 공식행사에서
명박퇴진이나 명박심판이란 구호를 외쳐본 적이 없습니다.
말만 1800개 단체 운운하지 실제로 운영위회의에는 많아야 50여개의 단체가 참석해서,
명박퇴진을 구호로 내걸면 탈퇴하겠다고 무려 다섯시 간이나 협박하던 단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7월에 들어서 처음으로 명박심판이란 구호가 행사의 끝에 나왔었고,
행사가 끝나고 행진을 시작할 직후에 처음으로 대책위 마이크에서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구호가 잠깐 나왔었습니다.
그러나 광화문으로 행진을 하려는 대중을 의도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끌거나,
차벽 앞의 촛불이 싸울 때에 도망가는 것은 거의 매일 보던 풍경이었고
(단 하루만 약간 늦게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말집회를 낮에 해야만 제대로 투쟁할 수 있다는 수많은 항의를 묵살하면서
끝까지 밤7시 집회를 고집하여 수많은 비난을 받은 것은 여러분도 잘 아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6월말 10만이 넘는 촛불이 모였을 때,
투쟁을 가로막고, 싸우고 있는 사람을 방해하고 고립시키기 위하여 밤새 음악회를 계속하면서 온갖 수단을 다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때 대책회의의 농간을 꾸짖는 저의 영상이 YTN에도 크게 보도된 적도 있었습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대책회의가 단 한번도 촛불과 같은 구호를 외쳐본 적도 없고
투쟁을 같이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행여라도 투쟁을 할까바, 행여라도 투쟁이 커질까바 항상 방해하고 억제한 것만 보았을 뿐입니다.
 
결국 촛불을 뒷바라지 한적은 있지만 촛불과 함께 투쟁을 함께한 조직도 아니고,
항상 촛불의 투쟁을 방해하던 조직이었고, 따라서 진정으로 촛불의 승리를 위해 투쟁한 조직이 아니라는 점에 대한 저의 판단은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할 수가 없는 확신입니다.
촛불이 저항이고 투쟁이라고 할 때, 진정으로 승리를 바라고 싸우는 집단도 아니면서,
촛불의 뒤에서 혹은 촛불의 옆에서 촛불의 위신과 명망만 챙기는데 관심이 있는 조직이었다는 판단을 합니다.
 
저는 대책회의가 촛불을 뒷바라지 한 것에 대하여는 수고했다는 말을 할 수도 있겠으나,
촛불의 저항과 투쟁을 억제하고 방해하고 촛불을 결정적인 패배로 이끈 행동에 대해서는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즉 대책회의는 촛불이 아니라 촛불을 배반한 조직이라는 소신에 대하여 물러설 생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촛불이 시들자, 대책회의는 과거의 위신이 그리워서인지 여기저기 이러저러한 촛불과 연대를 하겠다면서 개입을 시작했고,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중입니다. 이 중에 저의 모임도 있습니다. 아마 저희와 연대하고 저희 이름으로 모금이라도 한다면 대중의 눈에는 그럴싸하게 보이고 모금함도 두툼해지겠지요.
 
그러나 어느 촛불조직이든 간에, 그 속에는 차벽앞에서 싸웟거나 가투를 했던 동지들이 있고, 그들 대부분은 대책회의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을 가지고 있는 현실도 부인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대중으로부터 신망을 잃어버린 조직이 자신의 신망을 되찾기 위하여 또다시 촛불을 이용하고 편승하려는 현실에 대하여 저는 분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대책회의가 역사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자신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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