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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에 맞선 포르투갈 노동자민중 투쟁 (2012.10.15)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2호> 긴축에 맞선 포르투갈 노동자민중 투쟁 “포르투갈이여! 당장 자본을 뛰어 넘자!” 초강력 긴축으로 포르투갈은 신음 중 “트로이카는 떠나라! 우리는 우리의 삶을 되돌려 받기를 원한다. 너희들은 한 줌이고 우리들은 수백만이다!”(9월 15일, 포르투갈의 긴축반대 시위 슬로건) 포르투갈은 2011년 4월 트로이카로부터 78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고 강력한 긴축과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하여 왔다.(총 780억 유로 중 300억 유로는 이자와 커미션으로 지출되고, 120억 유로는 민간 은행에 구제금융으로 직접 지출되었다.)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부가세가 23%로 인상되었고, 각종 간접세와 대중교통 이용료가 인상되었다. 교육과 의료예산 삭감에 따라 대학 등록비와 의료기관 이용료(의사진료당 5유로, 응급치료시 20유로 신설)도 인상되었다. 이러한 긴축정책에 맞서 포르투갈 노동자와 민중은 2011년 11월 24일 총파업을 벌였고, 금년 2월 11일에는 3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사회동반자협약, 노동자의 목 죄기 작년 6월 정권을 잡은 파소스 코엘호가 이끄는 우파연립정부(사회민주당PSD과 인민당PP, 민주통일동맹CDS)는 트로이카를 능가하는 긴축과 구조조정을 시행하여, ‘믿을 수 없는 그리스인들’과 달리 포르투갈은 EU의 충성스러운 학생임을 보여주려 하였다. 2월에는 ‘사회동반자협약’을 추진하였다. 이 협정은 포르투갈의 양대 노총의 하나인 CGTP(포르투갈노동자총동맹, 공산당 계열)와 연대를 깬 UGT(노동자총연합, 사회당 계열) 지도부의 동의를 얻어 진행되었다. 당시 UGT 지도부는 더 가혹한 트로이카의 안을 피하기 위해 ‘덜 나쁜 차악’을 선택했다고 변명했다. UGT는 2011년 트로이카의 ‘구제금융에 대한 양허안(MoU)’에 사인하였다가 집권당에서 물러난 사회당의 동맹노조다. ‘사회동반자협약’의 내용은 참혹하다. 연간 유급휴가를 25일에서 23일로 축소, 국경일 13일에서 9일로 축소(독립기념일과 공화국의 날도 포함), 해고수당을 30일분에서 20일분으로 축소, 유연근로시간 연간 150시간으로 확장(근로시간을 성수기에는 연장하고 비수기에는 감축하는 것), 실업수당을 받는 실업자가 실업수당보다 낮은 일을 받아들일 경우 실업수당의 50% 지급(이것은 실업수당 예산을 막대하게 절약시킨다), 연장근로 수당과 연 200%의 보너스 50% 삭감, 합법적 해고사유의 확장 등이다. 즉 노동자계급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으로, 경제위기의 모든 부담을 노동자에게 지우겠다는 것이다. 9월 15일, 백만 시위에 나서다 9월 15일, 수도 리스본을 비롯한 40개 도시에서 100만 명이 시위에 나섰다. 직접적 계기는 9월 7일 정부가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놓은 ‘사회보장기여금(TSU)’에 대한 조정안 때문이었다. 이 안의 골자는 사회보장기여금에서 노동자의 부담은 11%에서 18%로 인상하고 자본가의 부담은 23.75%에서 18%로 인하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1년에 1개월분의 급여에 해당하는 추가부담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23억 유로를 노동자로부터 빼앗아 자본가의 지갑에 넣어 주게 된다. 하지만 재정적자를 GDP의 4.5%로 억제하기 위한 이 조치는 실패할 것이 뻔한 조치다.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긴축은 재정적자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경기후퇴를 악화시키고, 실업을 증가시켰다. 개인소비(-6%)와 투자를 위축시켜 이미 성장률을 3%나 떨어뜨렸다. 공식 실업률은 2008년 4월 8.2%에서 올해 7월 15.7%가 되었고, 내년에는 17%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총파업으로 온 나라를 마비시키자! 9월 15일 시위는 노조와 정당들이 주도했다기보다는 9월 7일 정부 발표에 분노한 사람들이 SNS를 통해 시위를 제안하자 전체 민중이 호응한 것이다. 이날 시위에는 실업자, 어머니들, 공무원, 비번인 경찰관, 우편집배원, 의사, 소상점주, 머리 긴 젊은이들 등, 긴축정책으로 수탈당하고 고통받는 거의 모든 민중들이 동참했다. ‘정권타도’를 외친 이날 시위에서는 다음의 성명서가 채택되었다. “빵이 없는 불행, 집을 잃는 불행, 비정규직의 불행, 그들은 우리가 이런 불행 속에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들이 빼앗아 간 우리의 일자리, 그들이 부정하는 적절한 일자리에 대한 권리, 학교에 가고 일터에 가기 위해 필요한 대중교통비의 인상, 그들이 파괴하기를 원하는 국가교육, 아플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권리, 우리에게 속한 이 모든 권리를 빼앗아 간 이 불행한 사태를 우리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이다. … 우리의 항의와 요구를 분명히 하자. 트로이카보다 더한 트로이카 정부는 즉각 물러나라! 그러나 간판만 바꾸는 또 다른 트로이카 정부는 원치 않는다. 우리들에게 강요되는 이 재난에 대하여 노조가 요청하고 전체 대중이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사회의 전 분야가 참여하는 대중총파업으로 온 나라를 마비시키자!” 당장 자본을 뛰어 넘자! 민중들의 거대한 분노 앞에 정부는 ‘사회보장기여금 수정안’을 철회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작은 승리일 뿐 정부는 수정안으로 감축하려고 했던 예산을 부가세나 다른 요금의 인상을 통해서 보충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우파연립정부는 존립의 명분을 잃었다. 두 좌파정당인 포르투갈 공산당PCTP과 좌파블록(BE: Bloco de Esquerda)은 정권 사퇴와 부채지불 정지를 주장하고 있다. CGTP는 정권 사퇴를 요구하였다. 9월 21일에는 국가의 비상상태 때에만 소집되는 국가자문위원회가 열렸고, 수만 명의 시위대가 CGTP의 요청에 호응하여 8시간 이상 회의장을 둘러싸고 피켓 항의를 계속하였다. 긴축과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트로이카와 포르투갈 자본가계급의 목표는 분명하다. 노동자의 피를 빨아라! 그리고 이러한 공격은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포르투갈이여! 당장 자본을 뛰어 넘자!” 9월 21일 포르투갈 민중이 찾아낸 구호이다. 이제 전 세계의 노동자계급이 답할 차례이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그리고 당장 자본을 뛰어 넘자!” 박석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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