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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사회주의 당운동 강화를 위한 서울지역모임 제안서
당운동의 위기는 97년 이후 발전해 온 정치적 노동운동은 위기다.
2004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 선거결과 당 지도부는 민족주의자, 개량주의자들이 지도부의 대다수를, 아니 전부를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어 진행된 서울시당위원장 선거는 그 반사 작용으로 NL이 아니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제껏 개량적 지도부에 영합했던 기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자를 참칭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잇따른 선거와 그 결과로부터 당은 노선분화가 가속화되고, 이러한 노선분화는 잠복되어 있던 노선갈등에 더해져 당을 분파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민족주의자들의 발흥은 그 동안 당내에서 이러저러한 기득권을 행사하던 사민주의자, 자유주의자, 사이비 사회주의 분파에게 위기감을 낳았고, 이들은 격렬하게 반발하며, 곳곳에서 분파투쟁의 싹을 틔우고 있다. 당의 이러한 모습은 정치적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던 사람들에게는 기가 막힌 상황임이 분명하다.
95년 민주노총 건설부터 조직적 목표로 정치세력화가 분명히 명시되었지만 97년 노동법개악분쇄 총파업투쟁이후에야 이 땅에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진출이 가시화 되었다. 이후 국민승리21, 그리고 2000년 민주노동당 건설, 10명의 의원을 국회에 진출시킨 2004년 총선까지 숨가쁘게 정치적 노동운동은 발전해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우리 스스로 대견해 하고, 언론조차 경탄케 한 성공의 이면에는 정치적 노동운동의 발전이 왜소화되고, 왜곡되는 현실이 존재한다.
전직 민주노총 간부들이 중심인 의원단의 면모는 민주노동당을 노동조합 관료들의 출세화의 도구로 여기게 하는 풍토를 곳곳에 만연시켰다. 특히 이것은 민주노총 주요 분파들에게 민주노동당의 지도부 구성에 나도 빠질 수 없다는 경쟁의식으로 표출되었다. 높은 부르주아적 정치감각을 지녔다는 민주노총 간부출신들이 당지도부의 대열에 재빠르게 몸을 실었다. 세상을 바꾸자는 포부는 간데 없고, 부르주아 정치의 한쪽 켠을 차지하는 것으로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는 희화화되고 있다.
당운동의 위기는 노동조합운동 위기의 반응이다.
이러한 사태는 한편으로는 남한 노동조합운동의 동요와 후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사회적 합의주의로 명명한 민주노총 지도부와 주류들은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비롯해 비정규직 차별해소를 위한 노동자기금 조성까지 계급협조주의를 제도화하려는 시도를 보여왔다. 이와는 다르게 대중투쟁에 기초해 단체협상의 사수와 상승을 통해 노동자계급의 경제, 사회적 지위를 상승시키려는 시도도 단위노조의 교섭력의 한계로 인해, 또는 어정쩡한 산별교섭에 부딪쳐 일부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침체를 못 면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일부에서 주장하고, 실천해온 노동조합운동의 사회운동으로서의 발전 역시 대자본, 대정부 교섭력의 약화라는 상황에서 전혀 전진하고 있지 못하다. 이 와중에 노동자들 사이의 임금격차는 날로 확대되고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 결과 민주노조운동의 기반은 심각하고 도전 받고 있고, 흔들리고 있다.
노동조합운동의 정치투쟁 또한 이번 이라크 파병반대 투쟁에서 드러나듯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 채 (운송관련 노동조합의 선언이 이를 잘 보여준다) 시민사회운동적 투쟁방식과 요구에 스스로를 가두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가?
이 모든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총체적 지도력의 부재에 있다. 그러나 새로운 대중운동의 지도력을 확보하는 것은 위력적인 대중투쟁에 의해 가능할 텐데, 문제는 이것을 추동할 대중의 높은 정치의식, 아니 선진간부층의 높은 정치의식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계급협조주의의 대안은 노동자계급이 자기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뚜렷한 목표의식, 즉 사회주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회주의 운동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기보다는 정체되고 심지어 약화되었다. 이것은 그 동안 사회주의운동이 얼마나 미미했던 지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수행해야 할 주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당운동에서 노동조합운동까지 사회주의적 실천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운동이 각종 기회주의 세력의 요새가 아니라, 사회주의자들의 주도성이 강화되어야 당운동은 시민사회운동식의 실천에서 뛰쳐나와 사회주의적 강령을 중심으로 정치적 대중투쟁을 조직할 수 있는 지도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의 단결과 주도성이 강화되는 속에서 노동조합운동이 계급협조주의를 극복하고, 발전방향을 올바로 잡아나갈 수 있다. 이를 촉진하고 확대하기 위해 노동조합운동수준에서 실천될 수 있는 사회주의 강령을 마련하고, 이를 중심으로 대중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당장 사회주의 정당으로 발전하는 것은 어렵다 하더라도 사회주의 운동세력이 노동자운동을 중심으로 확고한 주도력을 발휘하고 당의 주요세력으로 그리고 노동자대중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당장 사회주의 정당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개량주의에 포섭되어 있는 대다수 대중을 당내에서 획득하는 과제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자들의 혁명적 단결이 요구된다.
지금 당은 최악의 분파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사회주의 세력이 뚜렷이 부각되지 않는 가운데 소부르주아들간의 저열한 노선다툼이 벌어지고 이에 따라 여러모로 패거리를 짖고 있다. 이 다툼에는 정책도, 이론도 동원되지 않는다. 오로지 상대를 부정하고, 흠집 내고, 시비 거는 데 모든 것이 달려 있을 뿐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이 땅 모든 민중을 삶의 피폐로 몰고 가고 있는 자본주의를 극복할 대안을 중심으로 조직하고, 투쟁하기 위한 내부 단결을 이루어야 한다. 그럴 때만 온전한 의미에서 사회주의 운동세력의 지도력이 확고히 당내에 뿌리박을 수 있다.
노동조합운동내의 분파가 존재하고 분파간의 투쟁이 전개되는 것이 악의 근본이 아니다. 오히려 최악의 사태는 분파들이 자기 정체성을 잃고, 전망을 확보하지 못한 채 무기력에 빠지는 것이다. 지금 사태는 바로 최악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조합운동내 일 분파는, 자기 실력에 맞지 않게 운동의 범위를 당운동까지 확대했다가 자기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명목으로 운동적 대의와 무관한 의리, 나눠먹기식의 파벌집단으로 치닫고 있으며, 그마저도 유지하지 못해 조직적 해체로 나가고 있다. 그런가하면 다른 분파는 자기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모색만 하다가 무기력한 상태로 몰리고 있다.
이제 뚜렷한 구별정립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민주노동당 혁신세력은 노동자계급운동의 강화에 복무하는 사회주의자들로 재 결집될 것을 요구받고 있으며 민주노조운동은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창출해야 한다. 당과 노동조합운동을 아우르는 사회주의 운동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세력,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주도할 수 있는 세력이 강력하게, 전국적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당면시기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과제
사회주의 노동운동(사회주의 운동)은 계급전체를 아우르는 운동이며 동시에 전국적인 운동이다. 사회주의 노동운동은 전국적인 계급운동속에서 혁명적 대중을 훈련시키고, 단결시킬 수 있는 틀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사업장, 전지역으로 조직되고, 대중투쟁을 선도함은 물론, 정치투쟁으로 스스스를 단련시켜야 한다. 당면시기 사회주의 노동운동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사상, 이론적 준비, 조직적 준비를 즉각 해 들어가야 한다.
1. 사회주의 역량강화를 위한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 대대적인 학습운동을 전개한다.
사회주의는 과학이며 이것은 학습되고, 단련되어야 한다. 이론에 대한 경시와 이론에 대한 경배, 모두 사회주의적 이론학습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현장활동가와 당활동가를 포함해 대대적인 학습운동이 조직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2. 노동조합내의 협조주의 노선을 폭로하고 타격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협조주의는 저절로 발생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저절로 없어지거나 약화되지 않는다. 이론적 수준에서, 정책적 수준에서, 현장실천에서 이것에 대항한 철저한 투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노총을 주도하고 있는 계급협조주의를 타격하고 이를 통해 대중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활동가들을 조직하고, 협조주의를 대중적 수준에서 폭로할 수 있도록 한다.
3. 노동조합은 대중적 수준에서 사회주의적 강령을 갖추어야 하며, 이는 대중의 당면요구와 사회주의적 요구의 적절한 결합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계급협조주의를 타격하는 것만으로 노동조합이 노동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자기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계급협조주의를 넘어서는 우리의 대안, 사회주의를 보다 대중적으로 설득하고 대중운동을 사회주의 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기울어저야 한다. 노동조합운동은 당면한 대중적 요구와 사회주의적 강령을 결합하는 과도강령을 제출하고, 이를 위한 투쟁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4. 민주노동당내에 강력한 사회주의 분파를 건설하자!
민주노동당이 계급연합당이자 대중정당이라는 사실이 지도의 문제, 혁명적 지도력의 문제를 비켜 가는 것이 아니다. 더욱 날카로운 형태로 이를 요구하고 있다. 사민주의자, 심지어 자유주의 분파도 자기 정립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사회주의자들이 자기 사회주의 강령으로 조직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사회주의를 자처하는 기회주의자들과 구별되기 위해서도 노동운동에 기반한 활동가들이 조직되고, 연대활동의 주역들이 뭉쳐야 한다. 즉 당내에서 노동계급의 선진부위가 분립되어야 한다.
5. 노동조합운동과 당내에서 그리고 현장과 지역에서 사회주의 강령을 풍부히 하고 대중적 선동과 실천을 강화한다.
사회주의는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존재한다. 사회주의 강령을 대중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모든 곳에서, 모든 계층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선도하고 실천의 모범을 만드는 것이 사회주의 세력의 승리를 보장한다.
(가칭)사회주의 당운동 강화를 위한 서울지역 실천모임을 제안한다.
서울지역에서 당운동은 많은 학생운동 출신의 소부르주아 활동가들이 주도해오며 민주노동당내에서 가장 당적 단결은 안되면서도 가장 치열한 분파투쟁으로 점철되어 왔다. 이러한 모습의 반편향으로 진지한 활동가들의 당운동 참여는 지체되어왔다. 이제 민주노동당 서울지역의 진지한 당활동가들이 서울시당 선거를 계기로 단결을 꾀하고 있는 것은 현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강화하고, 이 흐름이 건강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울지역의 노동운동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서울지역은 지난 몇 년간 전노협 이후 와해되었던 지역연대를 창출하고, 당운동이 발전과 함께 여러 연대활동을 조직해왔다. 이러한 연대활동을 통해 동지적 신뢰를 확인한 활동가들이 남한 노동운동의 미래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 서울지역의 지역연대 활동가들과 당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흐름을 창출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노동해방의 전망을 열고, 대중에게 희망을 주는 서울지역의 사회주의 노동운동 실천모임을 즉각 건설할 것을 제안한다.
2004.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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