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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힘지도부의 고민

  • 분류
    자료실
  • 등록일
    2005/03/13 14:30
  • 수정일
    2005/03/13 14:30
  • 글쓴이
    서른즈음에
  • 응답 RSS
박장근, 이종회, 박성인 3인의 글입니다.


정치변혁과 사회변혁을 어떻게 결합해 나갈 것인가?
커버스토리

기관지노힘 제60/61호
박성인 노동자의 힘 중앙위원, 노동자의 힘(준) 2기 대표



정치적 재조직화에 대한 결의

2기가 출범할 때(5차 총회) 노동자의 힘의 조직발전전망을 6차 총회에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2기 중집은 첫 대의원대회에서 사업기조와 방향으로 “혁신과 연대를 통한 정치적 재조직화”를 결의했다. 좌파운동 전체에서 또는 노동자의 힘이 기존의 좌파운동의 이념과 조직활동 방식 전반에 대해서 교조주의?종파주의적인 태도를 극복하기 위해 자기혁신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첫 문제의식이었다.
두 번째로 모든 활동을 정치활동을 중심으로 재조직하자는 것이었다. 기존의 노동자의 힘이 여러 노동조합과 현장, 단체, 연구소, 부문 등의 활동을 해 왔는데, 이 모든 활동을 계급정치를 중심으로 재정리 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정치적 재조직화 과정에서 좌파들과 연대활동을 전개하려 했다. 이는 노동자의 힘의 이름으로 공공연하고 독자적인 정치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을 의미했다.
세 번째로 모든 활동을 조직중심의 활동으로 재조직하자는 것이었다. 노동자의 힘의 공식적 조직체계(기본단위 - 대의원대회 - 중집)를 중심으로 의사결정과 집행을 전개하도록 공적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노동자계급정당, 비제도적투쟁정당

2기 중집은 6차 총회 때 노동자의 힘 조직발전전망으로 “노동자계급정당, 비제도적투쟁정당, 국제운동정신을 계승하고 혁신하는 당을 건설하자”를 제출했다. 중요한 문제의식은 민주노동당이 출범한 이후에 노동자의 힘이 정당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를 객관적으로 요구받았다는 점이다. 민노당은 공식적으로 노동자가 앞장서서 민중이 중심이 되는 진보정당이라고 성격을 규정했는데, 이는 계급연합정당이자, 합법진보정당이며 의회주의적 대중정당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러면 이와 다른 노동자의 힘은 당건설의 전망은 무엇이냐에 대해 답해야 했다.
첫 번째는 ‘노동자계급정당’이다. 이는 계급연합정당이 아니고,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노동자계급은 다른 계급과는 다른 역사적 사명이 있다. 계급해방, 인간해방이란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념적 조직적인 독자성을 갖는 노동자계급정당이어야 한다. 타 계급은 민중연대 같은 전선에 만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자계급정당이다.
두 번째는 비제도적 투쟁정당이다.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한 이후에 국제 변혁적 좌파가 직면한 극복해야 할 두 가지 문제는 의회주의적 사민주의적 정치세력화와 스탈린주의적 정치였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변혁적 좌파의 새로운 정당 건설을 위해서 극복해야 할 내용들이다. 그 핵심은 결국 ‘변혁운동과정에서 정치변혁과 사회변혁을 어떻게 결합해 나갈 것인가’인데, 그것은 당이 기존의 국가권력을 장악하는 것만으로 한정해서는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당이 자신의 목적을 국가권력 장악만으로 한정시키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 민중의 대중투쟁기관을 조직하고 지원하여 그것이 대체권력으로 진전할 수 있도록 할 때 정치변혁과 사회변혁의 유기적 결합이 가능해 진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을 수 있는 현 수준에서의 규정은 어떤 것인가? 그것을 비제도적투쟁정당으로 개념화한 것이다.
이 문제는 나중에 사회당이 합법정당을 띄울 때, 비제도적투쟁정당 문제가 의회와 선거에 대응할지 말지의 문제로 논쟁이 전개됐는데, 무조건 의회는 안된다는 의미로 문제가 협소화 되기도 했다. 총회 결의를 통해 조직적으로 결정은 했지만, 당시에 조직내부의 정치토론이 충분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이후 내부의 신입회원 토론과 정치교육을 통해 더 공론화되었고, 토론 되었다. 아직은 내부적으로 그러한 수준이고, 비제도적투쟁정당이라는 개념은 더욱 구체화시켜 나가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그런 것이 현재 조직발전전략 토론에 연결되고 있다.

정치조직으로서 조직체계

조직체계를 고민하면서 형식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조직의 내용과 역량의 발전정도에 기초해서 중앙을 어떻게 꾸릴 것이냐가 관건이었다.
당시 2기 체계는 ‘대의원대회-중집-대표’였는데, 여기서 대표는 총회에서 선출되지만 조직의 기구가 아닌 역할로 규정했었다. 당시까지 기구로서 대표 체계를 갖기엔 노동자의 힘이 사상적 조직적, 지도력이 구축되지 않았고, 그래서 중집체계를 통한 조직 내 집단지도체제의 성격을 가졌다. 그러나 총회에서 대표를 선출했다는 의미는 중집체계에서 역할로서의 대표 였다.
그런데 대의원대회 체계는 정치조직에는 걸맞지 않는 체계였다고 판단한다. 정치조직에 걸맞는 체계는 ‘중앙위원회-중집’의 체계라고 본다. 집행과 의결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통일시켜 나갈 수 있는 체계는 ‘중앙위원회-중집’체계다. 기본단위의 정치적 활성화를 통해 중앙위원회가 활성화 되어 의사결정과 집행력을 담보하고, 중집 역량은 중앙위원회에서 전국적 정치사업의 일상적으로 집행할 역량을 갖출 때 조직이 의결과 집행의 분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물론 조직체계의 형식 자체가 문제를 다 해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조직의 내적 통일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중앙위원회-중집 체계가 정치조직에 걸맞는 체계일 것이다.
2기 때의 대의원대회 체계의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그것이 조직 형식의 한계만은 아니었고, 지금까지도 계속 과제로 남아있는 의결과 집행의 통일 문제라고 본다.

2기의 고민

당시도 노동자의 힘은 초창기였고 준비모임 단계였다. 조직내부의 정비가 안 된 상황에서 주요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중집의 입장을 제출했지만 모두 사업으로 조직화되는 것은 아니었다. 중집의 입장과 사업으로의 조직화 사이의 유기적 통일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가 가장 큰 어려움이자 과제였다.
둘째, 한편에서는 민노당과 구별되는 노동자의 힘의 독자적 정치활동이 무엇인지, 다른 한편에서는 기존의 단체나 노동조합, 현장조직 등과 구분되는 노동자의 힘의 독자적 정치활동이 상과 내용이 무엇인지 요구받았다. 이점과 관련해 현장정치활동, 계급적 정치활동에 대한 입론의 시도는 했지만, 완전히 정리하지 못 했다.
셋째, 지금도 여전한 문제다. 노동자의 힘의 독자적 정치활동의 조건의 확보 문제다. 일상적이고 전업적인 역량과 그런 역량(중앙+전국)을 유지할 재정적 뒷받침의 문제가 어렵고 취약했다. 일정 정도 진전은 있지만 아직도 해결할 과제로 남아있다.
넷째, 노동자의 힘이 출발할 당시 120명 정도로 시작해서 2기 때, 200명 정도가 되었다. 개념적으로 노동조합, 단체, 현장 출신의 활동가들이 모였지만 당시까지 현장 출신의 활동가들의 결합이 많지는 않았다. 또한 현장 활동가들의 조직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꾸준히 현장활동가들이 많이 결합되고 있는데, 이 의미는 무척 크다. 반면 현장활동가들이 늘어난 만큼, 조직 활동과 운영에서 그에 걸 맞는 준비를 충분히 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주요투쟁

첫 대의원대회에 2기의 사업계획 중 대중투쟁의 결합과 조직을 위해 두 가지를 제출했다. 두 가지 핵심투쟁과제를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저지투쟁과 비정규직 투쟁으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에 집중하면서, 민중연대와는 별로로 공동투쟁본부를 제안했다. 대우자동차 투쟁을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에 맞선 투쟁이고, 이 투쟁을 김대중 퇴진으로 발전시킬 공투본을 제안하고 건설했다.
2001년 상반기까지 이 투쟁이 확대되면서 민주노총이 5월 1일부로 김대중 퇴진 운동을 공식결의 하기에 이른다. 이에 노동자의 힘이 “퇴진! 김대중, 조직! 총파업, 건설! 노동자계급정당”의 기치를 내걸고, 전체 신자유주의의 역학 관계를 깨기 위해, 전체 순회토론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대중투쟁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구상은 단병호 위원장의 5월 1일 결의선언-현대자동차 파업-전국 총파업으로 가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7월 5일 현대자동차가 4시간 부분파업, 즉 사실상 파업 철회를 하게 되면서, 일련의 과정에서 전선자체가 무너지게 되었다. 2기 말에 조직 내외적인 요구로 현대자동차 파업 철회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다. 여기서 노동자의 힘이 가지는 대공장 조직화의 문제와 정치조직으로서의 노동자의 힘 활동 방식에 대한 반성지점이 드러났다. 이 문제 또한 여전히 지금까지 노동자의 힘에 내재하고 있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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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연대, 정치적 재조직화"의 기치를 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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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노힘 제60/61호
이종회 노동자의 힘 중앙위원, 노동자의 힘 3, 4기 대표



조직체계의 변화와 연속성

3기 처음 시작할 때 노동자의 힘은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었고, 여전히 현장영역, 연구자들, 단체영역, 노동조합 영역 등의 내부 원심력이 작용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지도력을 집중시키고자 만든 것이 통합지도부의 성격을 가지는 중집체계였다. 4기로 가면서 나름대로 일정한 집중력이 확보되었다고 판단하고, 집행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위원장-사무처장 체계로 전환했다.
중앙위원회는 중앙위원들이 기본단위 대표로서 기본단위와 지역의 근거를 가지고 활동해 나가고, 다른 면으로 기존의 중집체계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전 조직차원에서 자기계획을 제출하고 수행하는 선출직 중앙위원으로 구성했다. 선출직 중앙위원들의 자기 역할이 초기 계획만큼은 안되었기 때문에 4기 말에 선출직 중앙위원회 체계에 대한 문제제기 또한 상당히 있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정치조직에 걸맞는 체계는 4기의 중앙위원회 - 사무처 체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조직 구심력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4기의 체계는 위험한 체계이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현재 노동자의 힘 내부에 응집력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그 문제 이전에 성원들 다수가 노동운동을 중심에 놓기 때문에, 조직 중앙에서 상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크다. 물론 여기에는 재정문제도 중요하다. 그런 문제들을 감안할 때, 4기 때는 사무처의 집행력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관료가 되자며, 정치적 과제와 정반대되는 표현까지 쓰기도 했다.
3기와 4기의 차이점을 평가 하자면, 중집부서 단위로 활동하는 것과 사무처 단위로 활동하는 것의 괴리다. 중집 단위로 갈 때는 다들 각 부서단위 중심체계라 전체회의 잡기도 힘들었고, 사무처 단위로 활동할 때는 부서단위의 집중력은 있지만, 그것이 조직 전체의 집행력으로 확보되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4기의 사무처 중심 체계에 3기의 중집 - 일정한 정치적 지도력이 인입되면 문제가 해결되었겠지만 - 바램과 달리 3기에서 4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선출직 중앙위원체계를 두었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다. 1기부터 지금까지 각 기수마다 조직의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은 것은 이같은 문제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적 배치가 언제나 힘들었다. 그간 대표는 임기제였지만 사무처나 상집이 임기제는 아니었는데, 대표 임기가 끝나면서 사무처, 상집의 임기도 끝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조직의 연속성이 담보되지 못한 것에는 그런 문제도 크다고 본다. 앞으로는 안정적 집행력 확보가 대표 선출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조직의 연속성이다.

정치적 재조직화 사업

“혁신과 연대, 정치적 재조직화”의 기치를 걸고 사업을 추진했다. 그 당시 사회당을 포함한 몇 조직에서는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이 말은 좌파통합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쟁점은 “대상이 누구냐?”에 맞춰졌다. 기존의 비합조직에 대해서는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큰 쟁점이 된 것은 사회당과 민주노총 중앙파에 대한 태도 문제였다. 특히 사회당에 대해서는 일부가 학생운동에서 부딪힌 문제 때문에 쟁점이 되기도 했었고, 합법정당 노선에 대한 태도문제, 특히 사회당의 합법정당 노선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위원회에서 대의적인 정치적 재조직화의 대상으로 사회당과 중앙파의 좌파까지는 대상에 포함하기로 합의하였었다.
외부에서도 사회당뿐만 아니라 이래저래 통합에 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내부에서는 대상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면서, 3~4기를 거치는 동안, 활동가정치조직 건설을 위한 전국활동가 수련회 등 정치적 재조직화 사업을 진행했다. 결과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고 그러한 과제는 노선 수준이던 조직의 분파주의적 성격이던 어떤 수준에서 거론하더라도 쉽지않은 일이었음은 틀림없다.
그 다음으로 4기의 사업기조가 큰 쟁점이었는데, 그 당시를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2단계로 규정하고 반세계화 투쟁을 중요한 사업기조로 제출했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반세계화라는 기조가 현장과 괴리되는 정치적 수준에서의 슬로건 중심이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제출되면서 쟁점이 되었지만 이후 실질적인 사업과정에서 많이 정리된 편이다.

대중투쟁의 새로운 모색

전략이라고 하면 계급배치의 문제인데, 작금의 우리 사회 계급구성을 새로이 분석할 필요가 있다. 노동자는 비정규직이 70%인 상황이고, 농민은 정권과 자본의 구상으로는 향후 10년을 내다보면서 50만으로 줄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나마 경쟁력 있는 농업자본을 키우면서 농업노동자로 재편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 현재도 절대빈곤에 허덕이는 빈민이 500만을 넘어서고 있는 세계화시대의 계급에 대한 이해와 이에 따른 정치적 전망을 수립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이다. 노동문제만을 바라보더라도, 대기업, 정규직, 남성노동자를 중심으로 하는 노동조합이 현재 민주노총의 핵심적 기반이라는 데서, 모든 투쟁과 현실적인 역학관계를 포함하는 모든 측면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된다. 역사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이를 넘어설 전망을 가져야 한다. 민주노총에서 시작한 민주노동당의 문제를 제기하지만 사실 노동자의 힘도 여기서 자유롭지는 못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계급구성을 변화하게 만드는 정치적 요인으로 현시기 자본운동에 대한 이해와 그 핵심으로서 세계화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빈곤을 핵심의 과제로 제기하고 투쟁을 기획하는 것,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투쟁의 주체로 세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과제는 대체로 동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를 주체로 세워내는 문제는 그 경로에 대한 논의와 실질적인 조직화과정이 있어야겠지만 결코 쉽지 않고 진실로 단기간에 어떤 전망을 구체화하기도 쉽지 않을 힘든 부분이다. 그러나 노동자의 힘 내부의 정치적 이해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앞에서 거론한 조직적 현실이, 비정규직 주체가 적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
이제 대중투쟁에 대한 판단을 한다면, 기존 투쟁은 98년 정리해고와 파견법이 노사정 합의에 의해 합법화되었지만, 이를 이듬해 현대자동차 투쟁에서 소위 식당아줌마에 대한 정리해고를 인정하면서 노사정 합의를 대중적으로 실체적으로 동의하고,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저지투쟁에서 무너짐으로서 힘 관계에서 정리되어 버렸다.
이제 구조조정 1단계를 넘어 그 다음 단계의 투쟁이 준비되어야 한다. 자본운동이 변화하면서 자본은 이에 따른 노동의 재편, 노동운동의 재편을 강제하고 있다. 이것이 지금의 새로운 노사정합의의 실체이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대거 진입하는 개가를 올린 이후 실험적으로 전개되는 산별투쟁에서 그 다음 수순이 보이고 있다. 새로운 투쟁주체 형성의 시발점이 발전, 가스, 철도, 그리고 금융부문 노동자의 투쟁이었다. 노동자의 힘의 최근 대중투쟁과의 결합에 대한 평가는 이 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역시 비정규직 투쟁이다. 그러나 아직 노동자의 힘의 기반은 그러한 투쟁들과 결합할 주체가 미미한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앞으로는 세계화, 빈곤, 비정규직, 실업문제와 같은 쟁점과 관련한 대중투쟁을 기획해 들어가야 한다.

여성운동은 일상적 운동으로 재조직해야

사회주의 붕괴 이후 그간의 운동에 대한 평가는 운동의 전망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리와 함께 이루어졌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이 여성주의와 관련한 부분일 것이다. 그것이 보수적인 사회, 더구나 성적으로 진보적이지 않은 운동진영,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나에게도 가장 압축적인 정치적 긴장으로 다가온 부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의 핵심적인 표현이 여성 100인위원회의 활동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다른 어떤 조직을 거론할 것도 없이 노동자의 힘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동네이다. 그 운동은 폭로를 넘어선 일상적 운동으로 재조직되어야 한다. 내 판단으로는 그것이 노동자의 힘의 과제이다. 최근 노동자의 힘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성문제와 관련한 일련의 진통은 이를 넘어서는 경로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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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당면 과제로 제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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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노힘 제60/61호
박장근 노동자의 힘 대표



조직형식과 정치활동의 통일

1기는 운영위원회-중집-공동대표로, 2기는 대의원대회-대표로, 3기는 중앙위원회-중집-대표로, 4, 5기는 중앙위원회-사무처-상집으로 조직체계가 구성되었다.
이것은 조직형식의 문제이자 내용반영의 문제다. 핵심은 조직전체의 단일성과 연합적 성격이 서로 충돌하고 긴장하는 문제이자 집적과 집중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표현이 상집이냐 중집이냐의 판단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조직의 연합적이고 연방적인 성격보다 단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왔다. 단일성 강화는 성원들에게 조직의 정체성 강화로 드러났고, 개인과 조직의 문제에서 조직운동의 한 부분으로서 개인운동이라는 공통지반이 생겨났다. 이것은 노동자의 힘 창립에서부터 운동사회 내의 공적 지위의 강화와 확대의 측면과 맞물려 있기도 하다.

5년의 약평

5년이 된 노동자의 힘을 평가는, 노동자의 힘이 가지는 조직의 자기 정체성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고 강화되어 왔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먼저 ‘해방을 지향하는 조직으로서 계급 대중 속에서 호흡하며 함께 살아가는 조직이었냐’는 점에서 보면, 계급의 한 부분으로써 스스로를 일치시키고자 하는 조직 내 긴장은 높았고 지금도 그러하다. 대중의 일상적 이해와 근본적 모순을 결합시키고, 실천 과정에서 계급의식을 강화시키고자 했다. 방법도 교육주의와 선전주의를 극복하고자 했다. 이것은 노동자의 힘이 가지고 있는 자부심이다.
두 번째, 노동자의 힘은 실천그룹으로서, 행동그룹으로서의 원칙을 강화해오는 경향이었다. 노동운동의 주요한 투쟁지점에 실천적인 결합을 했고, 그 중심에 노동자의 힘이 있고자 노력해 왔다. 실천의 정치, 행동의 정치가 결합된 비제도적투쟁정당론은 우리 운동의 선도성, 헌신성, 역사적 소명의식을 담아내고 있다.
세 번째, 반자본주의, 근본적 변혁, 해방, 사회주의 등의 강령 건설투쟁을 해오고 있다. 노동자의 힘은 아직 그 과정에 놓여있고, 지난 5년간은 그것들을 다지는 과정이었다. 이론과 실천의 결합이라는 원칙을 조직의 관행이자 풍토로 잡아나가며, 현 정세의 노동자계급투쟁을 직접적인 소재로 하는 강령건설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의 힘 강령건설투쟁은 그 과정에 굴곡은 있었지만, 아직 진행형이다. 사회주의권의 몰락이 세계노동계급운동에서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고, 다른 측면으로는 사회주의가 상표 브랜드처럼 등장하기도 하지만, 노동자의 힘 강령건설투쟁은 의미있는 역사적, 실천적 실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노동자의 힘이 너무 행동주의고 실천주의라고 지적받기도 하고 대중 속에 숨어있는 대중추수주의라고 지적받기도 하지만, 노동자의 힘 5년의 총평을 하면, 대중, 조직, 투쟁, 사상, 정치 노선의 계급적 강화의 방향이었다고 생각한다.
노동자의 힘에서 여전히 남는 문제 중 하나는 조직 내 운동의 연합적인 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정세와 조건에 따라 유지되기도 확장되기도 하기 때문에 그 자체를 문제 삼으면 너무 단선적이다. 노동자의 힘 창립 시점을 보면 90년대 운동의 산물로서 노동조합 좌파 그룹, 지식인 운동의 부분, 단체운동의 부분이 연합적인 질이었는데, 이러한 초기연합적 질을 발전적으로 극복되었고, 하나의 정치조직으로 스스로를 확인해왔다. 1~2년 정도에 조직구성원의 다양성이 넓어지고 조직 활동 영역이 확장되면서 각 운동의 영역 내외에서 연합의 질은 그 성격이 변화되어 나갔다. 이러한 조직구성과 영역의 확장은 항상 지도력의 위기의식으로 표현되어 왔다. 역대 지도부의 차이점은 이러한 조직상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체계와 지도부의 구성의 문제는 언제나 남아 있는 문제일 것이다.

현재 진행형인 5기

현재 남한좌파운동의 고민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노동자의 힘 조직발전전략 논쟁이다. 노동자의 힘이 중심에 서야 하는 요구와 비노힘, 반노힘에 대한 긴장이 과잉된 측면도 있다. 현재는 노동자의 힘이 계급적 좌파의 주체 상태를 보면 전체결집과 당건설투투쟁을 자임하며 나가야할 처지에 있는데, 조직내부의 어려운 여러 가지 조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처지를 회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씩씩하게 실천하고자 할 것이다. 그 핵심은 계급적 좌파진영의 분산성, 불균등성, 분파성 등을 어떻게 당적 운동으로 상승시키고, 당적 단결을 도모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노동자의 힘에 요청되는 주동성이 과하면 패권주의로 경계될 것이고, 덜하면 책임회피가 될 것이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 방법이 말만큼 쉽지는 않아 보이고 이것이 큰 고민이자 숙제이다.
이번 총회에서 하나의 안이 가결될 것이다. 무엇으로 결정되든 그것은 여전히 과도적이고 시작점이다. 이번 조발안 검토의 의미는 노동자의 힘의 조직발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피억압계급 대중과 계급적 좌파진영에 계급정당건설을 당면의 과제로 제안하는 것이다. 2~3년을 보며, 노동자의 힘과 계급운동의 성과를 보며, 조정과 보완, 수정이 진행될 것이다. 노동자의 힘 총회를 바라보는 동지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결정을 굳어진 것으로만 보지 말고, 현 운동의 상태에 대한 표현으로 봐 주길 바라고, 주체로서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

대중운동의 위기

솔직히 말해 민주노총 4기 지도부 출범 이후, 노무현의 대노동정책과 민주노총의 기조는 잘 맞물리는 과정이었다. 계급적, 민주적 발전이라는 모토에서 보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그것은 민주노조운동의 지도성의 위기, 나아가 정체성의 위기로까지 확대되었다. 그래서 상반기 대중운동의 양상을 보면, 계급대중의 반신자유주의 투쟁이 여기저기서 상승되었지만, 현 지도부는 이 투쟁을 발전시키는데 인색했고, 대중의 자발적 투쟁은 각개격파 되었다. 산별 연맹의 협상도 상생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정부와 민주노총 지도부는 하반기도 그렇게 갈 것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사회적 합의주의로 표현되는 노사정 합동 프로그램은 정부의 대노동정책, 자본의 신자유주의 정책과 민주노총 지도부의 자기의지가 3박자를 제대로 맞춘 것이다. 노동자의 힘은 이것을 대중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전선을 설치하고 확장하는 것을 대중운동의 집중 고리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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