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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6호> 그리스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은 더욱 전진해야 한다!
총선 결과
6월 17일 재선거에서 신민주당·사회당 등 보수정당, 보수 언론, 유럽지배자들과 그 대리자인 트로이카는 ‘좌파의 집권은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과 같다’며 그리스 노동자민중을 협박했다. 이런 가운데 치러진 그리스 총선은 노동자·민중에 대한 수탈로 국제금융자본에게 진 빚을 끝까지 갚겠다는 신자유주의 보수세력의 승리로 끝났다.
2009년 총선, 지난 5월 총선, 이번 6월 2차 선거과정까지 본다면 2009년 0.58%에 불과했던 극우 세력은 지난 5월 선거에서 19.93%, 이어 이번 재선거에서는 16.01%를 받았다. 지난 30년 동안 정권을 장악하고 있었던 중도보수세력은 2009년 77.39%에 달하던 지지율이 지난 5월 총선에서는 44.65%, 재선거에서는 49.79%를 얻어 재집권에 성공했다. 반면 좌파세력들은 12.74%에 불과했던 지지율이 이번 5월 총선에서는 26.88%를, 2차 총선에서는 31.84%의 지지율로 상승했다.
급진좌파연합은 긴축 반대 슬로건을 앞세워 제2당으로 부상하면서 유럽 지배자들을 놀라게 했다. 다른 한편으로 극우를 포함한 우익들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지지율을 보였다. 과거 경제위기가 히틀러의 집권을 위한 기회였듯이 현 경제위기는 좌파와 함께 극우의 성장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결정적 순간에 후퇴해버린 급진좌파연합
6월 17일 2차 총선은 부채위기의 해법을 둘러싸고 ‘유로존 잔류냐 탈퇴냐’의 선택을 강요한 신민주당과 ‘긴축이냐 반긴축이냐’를 앞세운 급진좌파연합의 양강 대결이었다. 신민주당과 급진좌파연합간에 박빙의 승부가 전세계의 관심사로 주목을 끌었음에도, 선거참가율이 5월 1차 총선에서 65.10.%(2007년-72.1%, 2009년-68.9%)였던 참여율이 62.47%로 오히려 떨어졌다. 이는 부르주아 선거 속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는 층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재선에서 급진좌파연합은 지배계급과 트로이카에게 분명한 대결 태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기존의 입장에서 오히려 오른쪽으로 물러났다. 은행국유화 대신에 공적 통제를 내세웠고, 긴축조치의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2차 구제금융 이전으로의 회복, 그리고 임금삭감 없는 일자리 나누기와 주 35시간 노동을 철회하였다. 한마디로 동요하고 불안해하는 소부르주아층의 지지를 얻어 집권하려는 의도가 명백해졌고 급진좌파연합의 노선적 모호함과 그에 따른 정치적 한계가 드러났다.
위기는 유예됐을 뿐, 더 급진화된 투쟁으로
노동자계급(총 취업인구의 60%), 영세자영업자(20%), 실업자(실업률 20%이상)는 트로이카의 야만적인 억압과 수탈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자본의 ‘유로존 탈퇴’라는 위협을 뛰어넘는 계급의식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투쟁의 미성숙을 의미하는 것이고 좌파 정치세력들이 정치적 전망을 분명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선거로 성립되는 연립정부는 트로이카로부터 약간의 떡고물을 선사받겠지만 그것은 결코 대중의 불만과 분노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조만간 연정은 다시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러한 국면에서 좌파는 자본에 대한 단호한 대결 태세를 갖춤으로써 대중을 조직하고 투쟁을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이번 총선은 그리스 좌파 정치세력과 노동자민중들에게 ‘계급투쟁의 진전’이라는 과제를 고스란히 남겼다.
박석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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