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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들 거리로!

» 지난 8일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성소수자 단체를 비롯한 86개 시민단체들이 모여 ‘차별금지법 통과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소수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안의 차별금지 대상 목록에서 ‘성적 지향’이 빠진 문제를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성소수자 단체들은 11월 초 ‘차별금지법 대응 및 성소수자 혐오 차별저지를 위한 긴급공동행동’(긴급공동행동)이란 이름의 연대를 꾸렸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성전환자인권연대 지렁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등 33개 단체가 참여했다.

지난 11일에는 서울 청계천에서 80여명의 성소수자들이 공개적인 길거리 시위를 벌였다. 정부중앙청사와 청와대 앞에서는 12일부터 20일까지 1인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다른 인권·여성·시민 단체들과 함께 지난 8일에는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14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인권위와 정부중앙청사를 항의방문했다. ‘긴급공동행동’에서 활동중인 최현숙 민주노동당 성소수자 위원회 위원장은 “국무위원 및 법제처와 청와대의 실무자들을 집중 면담하고 있으며, 여성가족부 장관 면담을 통해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온라인 이슈화도 진행중이다. ‘긴급공동행동’ 쪽은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로 ‘차별금지법’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15일 낮 1시~2시에 이어, 19일 밤 11시~12시를 ‘집중 공격’ 시간으로 잡았다. 또한 청와대 신문고, 법무부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항의글을 독려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국내 성소수자들의 ‘사회운동’으로는 규모나 질적 측면에서 새롭다. 그동안 퀴어문화축제에는 상당수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참가했다. 그밖의 문화행사에서도 사진촬영 금지 등 언론통제를 했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성소수자 사회운동에 공개적으로 나선 것은 10여명의 활동가 뿐이었다. 성소수자차별저지긴급행동 언론대응팀의 수수씨는 “지금까지 노출을 꺼려왔던 사람들까지 공개적으로 나섰다는 점에 활동가들도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활동가인 한채윤씨는 “일부 보수 기독교 계열은 물론 대선후보까지도 동성애자 혐오발언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짚었다. 한씨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위해 성소수자들이 나서야 한다”며 “이번 싸움은 한국의 스톤월 항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톤월 항쟁은 1969년 미국 뉴욕의 스톤월 인(Stonewall Inn)이라는 술집에서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을 박해하는 경찰에 저항하며 시작됐던 최초의 ‘동성애자 해방 운동’을 말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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