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 2

2010/04/24 21:11 art

 

 

 

 

 

 

 

 

가상 인터뷰 with 사라 루카스

 

Q: yba 인사들은 요즘도 공식석상에 나타나 아줌마 아저씨 된 ‘생활인’의 모습으로 여전히 대중 앞에 노출되곤 한다. 도통 조용한 당신은 어떻게 지내는 건가?

A: Sadie coles나 유럽 지역 전속 갤러리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개인전을 가지며 작업하고 있다. yba가 과거 어떤 시점에 비한다면 ‘생활인’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자기 작업 하고 있지 않나? 트레이시 에민 같은 경우는 요즘도 싸인회 많이 하고 다니는데 그런 것들은 자신 자체를 드러내는 그 사람 작업 맥락에서 보면 계속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고. 난 내 모습이 들어간 작업이 많아도 원래 작업 밖에서 ‘개인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어필한 적은 없다.


Q: 그러고 보니 2000년대 후반부터는 self-portrait작업을 하지 않는 것 같다. 혹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것은 아닌가?
A: 과거 작업의 경향을 꼭 안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 작업이 그렇듯 근본적인 관심 주제는 변하지 않는 가운데 집중하는 소재나 시리즈는 시기별로 계속 변한다.


Q: 설치나 다른 작업을 볼 때에도 항상 self-portrait를 통해 알고 있는 당신의 모습이 레퍼런스가 된다. 젠더를 급진적으로 다루는 당신의 작업에서 중성적인 차림과 포즈는 핵심적인 기표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A: 모두에게 외모란 게 그렇지 않나. “이렇게 보이고 싶다, 이렇게는 보이고 싶지 않다” 하는 것이 작용하고 각각의 의미도 알고 있다. 난 보이시한 옷을 선호하고 기호가 확실한 편이다. 자연스럽게 정체성이 표현되는 것이고, 그대로 보여줄 뿐 특별히 차려 입고 사진기 앞에 서지 않는다. 사진을 찍을 때 특별한 세팅이나 계획보다는 그때 그때 속전속결로 한다. Eating banana라는 작품도 개리 흄과 정원에 있다가 즉흥적으로 카메라를 가져와 찍은 것이다. 디테일에서 완결성을 추구하지 않는 것도 삶에서 선호하는 태도 같은 건데. 젠더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어떤 ‘태도’와 같은 것도 내 작업과 외모에 드러난다.


Q: 젠더에 대한 태도는 어떤 것인가? 결국 여성주의나 성소수자 진영의 담론보다 성별을 교란시키는 강력한 이미지 한 장이 더 큰 충격을 주는 것 같다.
A: 처음 작업 속에 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할 때 깨달은 것이, 젠더는 언제나 가장 첫 번째로 인식되는 것이고 그것으로부터 탈출할 방법은 없다는 거다. 미술도 예외가 아닌 것이 자신을 전혀 공개하지 않는 추상화가라도 사람들은 작품을 보는데 성별을 고려한다. 젠더 이슈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돌려 말할 필요가 없다.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서 최대로 이용한다.
대학 때 안드레아 드워킨(포르노와 여성의 폭력에 대해 쓴 페미니스트)을 꽤 재미있게 읽었고 자클린 로즈, 줄레엣 미첼을 거처 프로이드, 라캉의 정신분석학으로 관심이 이동했다. 특히 언어학 같은 경우 작업 과정과 유사한 점이 많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소재로 가지고 오는 것들이 이미 대중문화나 ‘레디 메이드’로 널려 있는 것들이다. 수박, 바나나 같은 초 저질 농담이나 썬데이 신문은 ‘그것은 그것일 뿐인’ 것들이다. 주디스 버틀러를 언제 읽었고 안 읽었고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현상은 그 이전에 존재한다.


Q: 욕하는 포즈의 팔, 가운데 손가락 하나를 캐스팅한 데 이어 자위하는 팔까지 캐스팅했다. 이것들은 당신의 몸에서 캐스팅 한 것인가? 그렇다면 손을 동그랗게 오므린 채 모터로 움직이는 ‘자위 손’은 이상한 느낌을 준다. 당연히 남자의 자위 손인데 실재로는 여자였다면..
A: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자유다. 캐스팅인데 굉장히 사실적으로 사람 팔과 똑같이 재현하기 보다는, 보면 표면과 색깔 같은 것이 거칠다. 사실 그런 사실적인 디테일은 의도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자위하는 팔이라는 게 중요하다. 욕하는 팔, 발랄한 색깔로 반복되는 욕하는 팔, 중지 한 개. 수백 개의 영원히 반복되는 자위하는 팔. 여기서 한 명 끝나면 저기서 또 바통을 이어받고. 마치 시계가 똑딱거리는 것처럼 계속되는 것. 이런 컨셉으로 만든 작업이다. 
 

참고: Matthew Collings, Tate

 

회사에서 가상 인터뷰를 작성하라는 숙제를 받았다.  내 글은 항상 쓰다가 공중 분해되는 느낌이다. 50매쯤 쓸 것처럼 시작해서 중간에 힘들어서 그냥 끝내버린다. .. 마지막 질문은 논문쓸때 정말 궁금했던 건데 인터뷰하거나 물어볼 기회는 없었다. 그래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참 의미가 있었다. 시간날때 더 진행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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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4 21:11 2010/04/2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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