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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늙었나봐

주선생님이

한참 거울을 보더니

한숨을 쉽니다.

 

"나 늙었나봐...이 주름살 봐.."

 

그런 얘기 들을 때 마다

임신 출산이 사람을 참 늙게 하는구나 싶어 안타깝습니다.

 

"늙긴 뭐가 늙어~~너 같은 동안이 어디 있다고.."

 

"그래도 이 주름살 패인 거봐..."

 

자기가 동안이 아니라는 얘기는 안합니다.

 

"괜찮어, 괜찮어..."

 

"음...심난하다"

 

예전에 잘 나가던 시절 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주선생님은

나이보다 한참 젊어보입니다.

 

"거울 어디서 봤어....

거울은 화장실에서 봐야지...화장실 조명 은은하고 죽이잖아..

인제 우리 정도 되면 거울은 무조건 조명 쳐주고 봐야돼...집 나가면 거울 보지 말고.."

 

별로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달리 더 괜찮은 말을 못 찾았습니다.

 

"상구, 상구 있잖아...나 아까 식당에서~~~"

 

저는 딱히 위로를 못 해줬는데

다른 남자가 주선생님한테 힘을 줬답니다.

 

식당에 있는 데 어떤 남자가

계속 자기를 힐끗 힐끗 쳐다보더랍니다.

 

"저기..시간 있으면 얘기 좀 할래요?"

 

오...주선생님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뭐라고 했어?"

 

애기 보러 가야 한다고 했답니다.

 

그 남자가 또 이렇게 물었답니다.

 

"조카 보러 가나 보죠?"

 

참 센스있고 유치한 반응입니다.

 

"아니요, 우리 애기요..."

 

어쨌거나 주선생님은

그 남자가 진짜 느끼하고 싫었답니다.

 

근데, 그 말 하는 주선생님 목소리에

별로 힘이 없습니다.

 

충분히 거만해질만 한 일인데

안 그럽니다.

 

아마 그 남자가 별로

멋있게 안 생겼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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