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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기

미루랑 둘이 있을 때 밥먹기는

8개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힘듭니다.

 

오후 1시

슬슬 배가 고파 옵니다.

 

"하아..암.."

 

미루는 옆에서 하품을 합니다.

 

재우려면 또 20-30분 걸릴건데

배는 고프고, 이럴 때 진짜 난감합니다.

 

"에라..밥 먹자.."

 

미루 업고 먹을까

그냥 먹을까 고민하다가

오늘은 그냥 먹기로 결정합니다.

 

냉장고로 날라가서

손에 잡히는 대로

반찬을 꺼냅니다.

 

밥을 퍼서 식탁 위에 놓고

아침에 먹다 남은 강된장을 대충 뎁혀서 올려놓습니다.

 

그 사이

미루는 식탁 밑에 와서

저를 올려다 보고 있습니다.

 

"미루야 아빠 밥 금방 먹을테니까

혼자 조금만 놀고 있어..."

 

와구와구

밥을 밀어넣습니다.

 

미루가 식탁 밑에서 이것 저것 만지다가

좀 지루해 하는 듯 하면

발을 굴러서 관심을 끌어줍니다.

 

강된장을 푹 퍼서

밥에 넣고 막 섞은 다음

한 입 뭅니다.

 

김치, 미역줄기가

한번에 입속으로 밀려 들어갑니다.

 

늘 이런 식입니다.

 

미루가 발 구르는 것에

흥미를 잃습니다.

 

다 먹어갑니다.

 

"낑..끼잉..."

 

다 먹었습니다.

 

반찬 넣을 때까지만

좀 기다리면 좋겠구만

그새 의자 밑에 들어가 우는 미루를 안고

아기띠를 채웠습니다.

 

뱃속엔 밥을 안고

배 밖엔 미루를 안았습니다.

 

둘 다 묵직한 게

익숙한 느낌입니다.

 

이빨도 못 닦아서

영 안 개운합니다.

입 속에서 급속하게 퍼져나갈 세균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당장의 목표는

미루를 재우는 겁니다.

 

예전에 일하다 스트레스 땜에

신경성 위염을 앓았었는데

요새는 그래도 위가 잘 버텨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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