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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먹이기 전쟁

"미루야~이유식 먹자..."

 

처음부터

고분고분 받아먹을 리가 없습니다.

 

숟가락을 입에 대면

고개를 휙 돌립니다.

 

"미루야...얌얌..이유식 먹자~~"

 

다시 숟가락을 댑니다.

이번엔 입을 조금 벌립니다.

 

인상을 쓰면서 맛을 보더니

얼굴이 펴집니다.

 

제 이유식 만드는 솜씨에

경탄을 금치 못하는 표정입니다.

 

세번째 숟갈부터는

덥석덥석 잘 받아 먹습니다.

 

두 손으로는 다른 숟가락을 가지고 놀다가

이유식이 가면 입을 벌립니다.

제비새끼 같습니다.

 

"야! 엄마 옷을 왜 물어~~"

 

밥 먹다가 별 짓 다합니다.

주선생님 옷에 이유식이 왕창 묻어 있습니다.

 

한참 먹다 보면 미루는

꼭 손으로 얼굴을 비빕니다.

 

"끼잉.."

 

턱받이를 다른 손으로 잡더니

확 풀러버립니다.

 

그래도 전 계속 이유식을 먹입니다.

철분 섭취가 적으면 빈혈이 생기는데

그러면 안 좋답니다.

 

또 얼굴을 비빕니다.

입 속에 있던 이유식이

입 밖으로 나옵니다.

 

계속 비빕니다.

이유식이 얼굴에 퍼집니다.

 

이젠 아예 얼굴을 반죽을 합니다.

쌀알과 브로콜리, 시금치, 호박이

범벅이 되서 얼굴전체를 데코레이션합니다.

 

'탁탁탁'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미루

제가 방심한 사이에 그릇을 잡더니

식탁을 퍽퍽 내려칩니다.

 

식탁 유리 끝이 두 군데나 깨졌습니다.

 

"야!!! 이리 줘~~!"

 

미루한테서 그릇을 뺏었습니다.

 

"으아앙~"

 

들고 있던 숟가락을 팽개치고

얼굴이 빨개져서 미루가 웁니다.

 

이럴 땐 방법이 있습니다.

 

사과 갈아놓은 걸 입 속에

푹 집어 넣습니다.

 

그러면 오물오물 잘 먹습니다.

다 먹고 나면 웁니다. 하던 일을 마저 하는 겁니다.

 

"으아아앙~"

 

또 사과를 푹 집어 넣었습니다.

또 잘 먹습니다.

 

사과가 떨어졌습니다.

결국 안아서 달래줬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식탁 주변이 전쟁터가 됐습니다.

 

밥 먹이고 나서

치우는 게 더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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