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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이 생기다

"으아아아~끼야악~"

 

"쟤 왜 저래?"

 

같이 밥을 차리다가

주선생님이 미루한테 갔습니다.

 

"미루야? 왜 그래?...책 읽어달라고?"

 

주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니까

잠잠해집니다.

 

요새 미루한테

고집이 생겼습니다.

 

좋고 싫은게 분명해 지고

원하는 걸 갖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긴 겁니다.

 

"미루야, 밥 먹자~"

 

의자에 앉혀놓자 마자

미루는 몸을 앞으로 확 뻗어서

식탁 위에 있던 제 숟가락을 집습니다.

 

"미루야, 그거는 아빠 꺼고, 이게 니 꺼야..."

 

"끼야악~~"

 

큰 숟가락을 절대 안 놓습니다.

미루 전용 숟가락은 받아서 바닥으로 던집니다.

 

큰 숟가락으로 식탁을 탁탁 치더니

이유식 그릇에 푹 집어 넣습니다.

 

"미루야, 아~이유식 먹어야지"

 

주는 건 안 받아먹고

자기가 직접 밥을 퍼먹으려고 합니다.

 

그릇에 따로 이유식을

조금 덜어줍니다.

 

"여기...미루 밥~ 자, 니가 퍼서 먹어봐"

 

큰 숟가락을 희한하게 움직이더니

밥을 풉니다.

 

입으로 가져가는 길.

 

숟가락은 거의 90도 각도로

세워져 있습니다.

 

숟가락에 실려 있던 밥 뭉치가

조금씩 조금씩 떨어집니다.

 

그래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미루입 입니다.

 

"그래, 옳지! 옳지! 우리 미루 잘 한다~"

 

마침내 미루는 숟가락을 입에 물었습니다.

숟가락 손잡이 중간 부분을 물었습니다.

숟가락이 너무 길어서 밥이 담겨 있는 끝 부분은 못 뭅니다.

 

그래도 고집이 있지

미루는 다시 밥을 푸더니

이번엔 손을 뻗어서

주선생님한테 밥을 줍니다.

 

주선생님이 조금 받아 먹자

손을 휙 휘둘러서

저한테도 밥을 나눠줍니다.

 

미루가 고집도 생기고

인정도 생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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