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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가 점점 말귀를 알아 듣습니다.
어른들 말로 귀가 트인 겁니다.
"미루야~그거 주세요~~"
손에 쥐고 있는 건 뭐든
"주세요~"하면 줍니다.
숟가락이든 컵이든
아니면 미루가 엄청 좋아하는 리모콘이든
달라는 대로 줍니다.
예전에는 발달놀이 선생님이
"뿅" 하고 소리치면서 마치 물건이 사라지듯이
확 뺏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이제는 그런 잔기술을 안 부려도 됩니다.
"안 돼!!" 정도 밖에 못 알아 듣던 미루가
이제는 이 말 저 말 알아들으니까
매우 신이 납니다.
"미루야~뽀뽀, 쪽. 미루야~뽀뽀, 쪽."
주선생님은 미루한테 뽀뽀하라고 하면서
자기가 계속 미루에게 뽀뽀를 합니다.
뭐하냐니까 시범을 보여주고
따라하게 훈련 중이랍니다.
가르친다고 진짜 할까 싶었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루야 아빠한테 뽀뽀~"
미루를 안고 있다가
그냥 한번 이야기해봤는데
미루가 고개를 획 돌려서
입을 확 벌리고 제 얼굴에 비빕니다. 뽀뽀한 겁니다.
"우핫핫핫~뽀뽀했다. 뽀뽀했어~"
"거봐~내가 얼마나 열심히 연습시켰다고"
정말 말귀도 알아듣고
열심히 연습시키니까 그대로 따라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것 저것 시켜볼 때가 됐습니다.
주선생님 옆에서
이리 저리 배회하는 미루에게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미루야~엄마 물어! 물어!!"
안 뭅니다.
평소에는 잘 물더니 시키니까 안 합니다.
"미루야~엄마 물어!"
"그런 거 시키지마!!! 다른 애들 물면 어떡할라구!!"
주선생님 다른 애들 핑계를 대면서
강하게 반발합니다.
어쨌거나
미루는 이제 방 저쪽 구석에서 놀다가도
"아빠한테 뽀뽀~"하면 투닥투닥 기어와서
뽀뽀를 합니다.
이번 주 토요일날
시골 내려가서 식구들끼리 돌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이걸로 최대의 흥행몰이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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