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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백일쯤 되면

애들 머리카락이 다 빠진다더니

 

미루 머리카락도

꽤 많이 빠지고 있습니다.

 

젖 먹이고 나서 보면

수유쿠션에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붙어 있습니다.

 

누워있던 자리에도

머리카락이 몇 올씩 떨어져 있습니다.

 

너무 무성해서

머리 속이 전혀 안 보였었는데

이제는 드문 드문 머리 속도 보입니다.

 

그런데 미루는 처음 날 때부터

워낙 머리숱이 많아서

웬만큼 머리가 빠져서는 티가 안 납니다.

 

분명히 많이 빠지고 있긴 한데

그래도 3살된 애들 보다 머리 숱이 많습니다.

 

주선생님도 비슷합니다.

 

한 열흘 전쯤 전에

친한 후배가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왔었습니다.

미루랑 10일 정도 차이 나는 아이의 엄마입니다.

 

제가 잠시 밖에 뭘 사러 갔다 왔더니

얘가 부엌 한 구석에 서서 자기 머리를

막 쥐어 뜯고 있었습니다.

 

"너...뭐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사실 무척 놀랐습니다.

 

자기 집에서 어떤 여자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자기 머리카락을 한 움큼씩 뽑고 있는 장면을

발견하면 보통은 심장에 큰 무리가 갑니다.

 

하지만 저는 그 와중에도

휴머니즘 정신을 발휘해서 물었습니다.

 

"너..어디 아퍼?"

 

그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아니요...이 쯤 되면 산모는 머리가 많이 빠진대요.."

 

전혀 몰랐었는데

정말 머리가 많이 빠진답니다.

 

방에 있던 주선생님이 나오더니 한 마디 합니다.

 

"백일 지나면 애도 머리 빠지고 엄마도 머리 빠진대.."

 

처음 안 사실입니다.

 

"근데, 넌 왜 안 빠져?"

 

이상하게 주선생님은

아직 머리가 안 빠집니다.

 

어쩌면 산후조리를 잘 해서 그럴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과 동시에 주선생님한테 얘기했습니다.

 

혹시 제가 열심히 한 덕분이라면

이런 건 짚고 넘어가줘야 합니다.

 

"음...그럴 지도 몰라. 근데 우리 동생도 5개월 지나서 머리 빠졌대.."

 

산후조리를 잘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집안 내력이 그런가 봅니다.

 

저도 고생하는데

머리카락 좀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덥수룩한 건 참 귀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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