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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아이가 학교에 가면서 아이와 한가지 약속을 한 것이 있다. 자기는 학교가고 엄마는 산에 오르기. 뚱보엄마의 건강을 걱정한 아들의 배려다.

운동을 안한것은 아니지만 춥다고 안하고, 비와서 안하고, 기분 꿀꿀해서 안하고 이유를 여러가지 들어 하다말다가 잦은 편이었다.

나도 큰 결심을 하고 아이가 등교할 때 같이 나와 열심히 산에 올랐다.

그런데 저번주 생리통이 심해 하루를 쉰것이 일주일을 쉬게하는 핑계가 되었다.

오늘 아침 새로운 다짐을 하고 산에 올라 보니 뒷다리도 심히 뻐근하고 숨도 엄청 가쁘다.

일주일동안 게으름을 떤 댓가이다. 아~ 힘들어라.

 

등산은 어떤 운동보다 강제력이 강하다. 한번 오르면 어쨌든 정상까지 오르게 되어있고,

다시 되돌아 와야 하므로 저절로 운동량이 정해진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어 숨차오름의 완급을 조절할수도 있다. 평지를 걷다 보면 지루함을 느끼지만 산은 그런것이 없다.

 

아침마다 달라진 산의 공기며 새들의 소리, 바람의 냄새 등

힘들기는 하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산뜻해지는 나를 볼 수 있어서 좋다.

 

산에 가지 않으면서 다른 게으름도 늘어나 일거리가 산더미처럼 밀렸다.

집안일은 일대로 돈버는 일도 일대로, 하물며 목교까지...

한번 게으름을 떨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나의 천성도 무시 못한다.

 

이런 게으름으로 나는 몇년째 운동과 담을 쌓았다.

아이를 낳을때만 해도 아닌것 같았는데 아이가 크면서 점점 더 아이에게 매달리게 된다.

기껏 하는 일이라곤 페미니즘 블러그를 기웃거리던가 노힘기관지를 읽어보는 것 정도.

문제의식은 생기지만 아직은 더 게으름을 떨고 싶다.

이러다가 영영 생각없는 아줌마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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