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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26
    해넘이
    제비꽃

해넘이

올해는 이상하게 우리 가족이 여행을 하면 마가 낀다.

여행을 가기도 힘들고 가더라도 갖은 고생을 하고 xx를 외치며 집으로 오게 되는 경우다.

그렇게 좋아하는 낚시도 못가고 올 한해는 답답시리 생활고에 찌들어 살 팔자인가...

 

옇튼 여름휴가를 못갈 형편이었으나 아이를 생각해 벼르고별러 부안에 있는 위도를 가게됐다.

위도에 대한 여러편의 자료를 읽어보고 좋은 인상으로 섬에 들어가게 된것 까지는 좋았다.

위도 사람들이 그렇게 친절하다고 사람들은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더라만 우리는 무표정한 그들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핵폐기장 때문에 갖은 고초를 격고 난 후 라서 그란가, 듣기로는 주민이 찬반으로 갈리어 내부갈등도 심했다고 들었는데 그 휴유증일까?

 

 

사람들의 표정과는 다르게 섬은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큰섬이 아니라서 아기자기한 바다풍경이 곳곳에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위도해수욕장에 텐트를 쳤는데 화장실이며 수도, 샤워장이 현대식으로 깨끗하게 되어있으며 무엇보다 모두 꽁짜였다. 섬안에는 하나로 마트도 있고 우체국, 365일 자동화코너도 있다.

우리가 있던 해수욕장은 모래가 장난아니게 고왔고, 해수욕하는 모래사장에서 백합하고 맛조개가 나왔다. 아주머니들은 한번들어가면 한양동이씩 잡아 나오셨다.

우리옆에 녹?해수욕장은 모래가 아닌 아주 조그만 돌로 새끼손톱반보다 작은 반질반질한 돌로 이루어졌었는데 발을 옮길적마다 느끼는 느낌이 아주 색달랐다.

환경은 꾀 괜찮았는데 문제는 날씨였다. 우쿵인가는 태풍이 오는 때라서 무더위에 모래바람에... 밤새 텐트가 날아갈까봐 폴대를 쥐고 있어야 할 지경이었다.

태풍에 배가 못뜰가 부랴부랴 짐 챙겨들고 선창에 나오니 배가 결항이란다. 여기저기서 몰려나온 차들때문에 선창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배때문에 차때문에 사람들때문에 고생고생하다 어찌어찌하여 배를 타고 위도를 탈출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짜증스런 휴가이다.

 

그런 휴가를 한번에 기억 하고픈 휴가로 만든 일대 사건(?)이 있었다.

휴가를 이렇게 망칠수 없어 가다 좋은 곳이 있으면 다시 머물기로 하고 부안으로 길을 잡았다. 근데 역시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것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서울로 올라 가려는데 비가 그치면서 아주 묘한 칼라가 세상에 펼쳐지는 것이다. 따뜻하고 몽롱한 황금노란색이 시골집의 지붕에 넓은 들판에 멀리 산자락에 까지 드리우는 것이다. 남편에게 이게 뭐냐고 물으니 노을이란다.(참고로 우리 남편은 신안앞바다의 작은 섬 출신이다) 이것이 진짜 서쪽의 노을이라나...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대기의 느낌이었다.

아늑하면서 몽롱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면 풍요로워지고 그러면서 뭔가 아련한  하옇튼 말로 표현하기가 힘든 느낌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많은 해넘이를 보았지만 또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싶다. 남편의 말로는 이런것을 보고자라서 자기가 무진장 센치하단다.

일면 동감하는 것이 해넘이는 짭은 시간동안 진행되었고 그 느낌은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것이 아쉬움과 미련을 갖게 했다.

갖직하고픈 시간이기에 카메라를 눌러보았으나 역시 프레임이 담아내는 것은 한계가 있어 그시간 그대로를 기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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