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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동향] 변화된 독일 녹색당의 사회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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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동향] 변화된 독일 녹색당의 사회정책
국제정보 picis@jinbo.net
변화된 독일 녹색당의 사회정책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 7/3

녹색당이 2차대전 이래 독일 최초의 군사공격을 지지한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마른 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일이었다. 다른 이들에게는 녹색당의 주요 인물인 외무장관 요시카 피셔(Yoschka Fischer)가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나토의 끔찍한 폭격을 환영하는 데 한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었다. 그러나 빌레펠트(Bielefeld)에서 열린 임시 당대회가 피셔의 전쟁 정책을 승인하고 심지어 이를 공식적인 당 정책으로 삼았을 때, 많은 이들은 냉정을 찾았다.
과거의 평화주의와 반군국주의으로부터 전쟁당이 된 녹색당의 전환은 당이 겪어온 변화의 일부분이다. 이는 최근 녹색당의 사회 정책들에서 가장 지독하게 표현되고 있다. 재무장관 한스 아이헬(Hans Eichel)이 3백억 마르크를 삭감하는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합의 정책의 급격한 종식을 신호하자마자 녹색당의 예산전문가들은 이를 경축하기 시작했다. 녹색당의 예산 대변인인 오스발트 메츠거(Oswald Metzger)는 이제 필요한 것은 사민당이 예상되는 저항의 파고에 태도를 굽히지 않게끔 보장하는 것뿐이라고 언급하였다.
"나는 한편으론 놀랍고 그(아이헬)가 자신의 야심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사람들이 의심쩍게 여겨온 일들을 해야만 한다"고 메츠거는 말했다. 예산 통과를 둘러싸고 논쟁이 있을 것이다. 연금생활자나 실업자, 아이를 가진 가족 등 예산감축에 영향받는 사람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칠 것이다.
지난 16년 동안 녹색당은 콜 정부의 사회적 삭감에 맞서 항의를 전개해왔다. 그들은 적어도 자신들이 정부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에는 사민당이 통치하는 주나 도시들에서 이와 유사한 사회정책을 비판하였다. 사회 정책, 조세 및 경제 정책에 관한 모든 문제들에 있어 녹색당은 이제 연정의 오른쪽에 위치한 신자유주의 세력임이 드러나고 있다.
이는 1999년 3월 23일 녹색당 의원단이 합의한 "투자, 노동, 환경을 위한 제안(Initiatives for Investment, Work and the Environment)"이라는 문서에 제시되어 있다. 이 문서의 도입부는 여전히 "유권자들은 적록 연정에게 분명한 과제를 설정해 주었다. 적록 연정은 실업에 성공적으로 맞서 싸우고, 개혁의 속박을 풀고, 환경 과제에 결연히 대처하고, 마지막으로, 기민당과 자유당 통치의 냉담한 시기를 지나 사회적 정의를 재확립하도록 선출되었다"는 사실을 지나가면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검토해보면 이 문서는 독일 고용주 연맹들 중 하나로부터 나온 희망목록에 가까워 보인다.
연정은 "공급, 수요 정책을 합리적인 관계에 두도록" 하는 (전(前)재무장관 오스카 라퐁텐(Oskar Lafontaine)의 급작스런 사임과 관련된) "두번째 기회"를 부여받았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필수적인 구조적 변화에서 개혁을 위한 엔진이라고 생각한다. 생태주의, 연금 개혁, 국가 부채 등에 관련된 미래 세대의 전망은 오늘날의 개혁의 관점 속에 삽입되어야 한다. 이는 피하기 힘든 난처한 문제이다."
구조적 변화와 개혁에 관련하여 녹색당이 이해하는 바는 "기본적 투자 조건의 향상"이라는 제목의 절에서 설명되고 있다. 이 절은 기업세의 급속한 개혁 필요성을 약술하고 있다. 최고 조세율의 감축만이 "'기업주' 대표들이 독일에서의 경제활동에 긍정적 가치를 두도록" 하기 위한 "긍정적인 경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중소기업과 신규 사업을 고무시키기 위해서는 "민간 벤처 자본"이 자리잡혀야 한다.
문서 전반의 신조는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 개혁의 최대 승리자가 기업주가 되기를 원한다"는 요구로 요약된다.
공공부문 전반은 여기에 소요되는 부담스러운 관리와 더불어 민간 경제에 개방되어야 한다. 공공 행정은 "현대적인 서비스 지향" 방식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낡은 정부는 "어떠한 수요 지향 정책도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받는다.
"노동시장을 위한 새로운 추진력"이라 이름붙여진 절은 연금 및 의료 "개혁"과 "생태세(ecological tax)"의 도입을 통해 사회보장비가 감축되어야 한다는 요구로 시작하고 있다. 너무나도 옳다! 그러나 이는 부수적인 임금비용이 상당히 감축될 기업주들에게만 해당된다. 다른 한편으로 퇴직생활자에게는 연금이 삭감되고 환자는 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생태세는 대부분의 기업에게는 감면될 것이 뻔한 새로운 형태의 대규모 과세에 불과하다.
"보다 지적인 노동"이라는 표제 하에는 고용안정을 파괴하는 다양한 형태의 유연노동이 장려되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우리는 모든 경제 영역에서 시간제 노동의 공세를 필요로 한다." 정부, 기업주, 노동조합 사이의 "노동을 위한 동맹"은 보다 많은 "연간 시간 계약, 직무 순환, 직무 나누기" 등을 추진해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주로 서비스 부문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한 달에 630 마르크(시간제 노동 제한선)와 1250 마르크(보다 낮은 소득세 수준) 범위일 것이다."
녹색당은 수백만의 장기 실업자들에게 국가보조금으로 시행되는 노동을 제시하고 있다. 새로운 저임금 부문은 이것이 시험될 수 있는 곳에 자리잡아야 한다. 녹색당은 간명하고 냉소적인 표현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만약 첫 번째 연간에 이전의 장기 실업자들이 번 모든 임금가치의 절반만이 (실업-옮긴이)수당 수령 자격을 계산하는데 고려되어야 한다면, 이것이 우리가 위의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이는 비용을 절감하고 사람들을 도우며 야반도주의 압력을 줄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수지가 맞는 고용과 안맞는 고용 사이의 경계를 보다 유연하게 만들고자 한다. 실업자들을 위한 이러한 새로운 제안은 또한 우리의 안을 수용하도록 하는 책임성을 가져올 것이다".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 6월 29일자의 "녹색당도 '게으름뱅이들'을 발견해내다 - 저임금과 실업을 둘러싼 실험을 숙고하고 있는 의원단파"라는 제호 아래 롤프 디트리히 슈바르츠(Rolf Dietrich Schwartz)는, 의원단 의장인 레초 슐라우흐(Rezzo Schlauch)의 지도 아래 "네 번의 실험에서 낮은 수준을 보인 사람들에게 임금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검토하자는 제안"이 논의를 통해 정교화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슈바르츠는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이전에는 거대 기업과 자유당(FDP)의 영역이었던 문제('일하기를 꺼려하는' 실업자)에 녹색당이 처음으로 착수하고 있다". 녹색당을 인용하면서 그는 말하기를, "'일군의 실업자들은 그냥 수당 수령자로 남거나 필요한 경우 소규모 부수적인 일자리를 찾는 게 보다 나은 것처럼 생각한다는 징후'가 보인다...".
이 기사는 녹색당이 추구하는 다양한 모델의 저임금과 시간제 노동을 보여주고 있다. "'일자리 제공을 현대화'하기 위한 세번째 모델은 민간기관을 활용함으로써 실업 및 복지 수당을 수령하고 있는 이들을 노동으로 배치시킬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위해이 기관은 자신이 채우는 결원 한 자리에 대해 4천 마르크를 수령하게 될 것이다. 서비스 부문의 개발되지 않은 고용 잠재력은 소득을 생존 최저선 아래로 풀어주는 것을 통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치의 귀결은 예상하기 쉽다. 현재의 사회구조를 해체시키기 위해 대량실업이 활용되는 한편, 이와 동시에 민간 고용 기관은 상당한 수익을 얻기 위해 실업자들의 곤경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녹색당은 연금 및 의료 개혁(이는 내각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동의되었으며 사회안전망의 심대한 삭감을 표상한다)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그 작성 과정에도 녹색당 전문가와 장관이 참여하였다. 많은 제안들, 가령 노동장관 발터 리스터(Walter Riester)가 도입하고자 원했지만 당분간 제안을 미뤘던 민간에 의한 노령자 보호 등이 녹색당 문서에서 선전되고 있다. 녹색당은 기존의 노동 및 임금 계약에의 개입도 반대하지 않는다. "노동을 위한 동맹"의 과제는 "임금 및 연봉과 관련한 중기적 기준"에 관한 협정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녹색당 사회 정책의 우선회는 너무나도 급속하고 철저하게 완성되고 있어서 당의 지지자들조차 이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한 예로, 뮌스터(M nster) 지부는 의원단에게 다음과 같은 항의편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우리는 전문가적, 인도주의적 근거로 이러한 계획을 거부합니다. 실업자에게 저임금의 부적당한 일자리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은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강제노동의 도입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 당의 목적(여기서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이 항상 존중되어 왔습니다)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독일의 헌법은 개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사회 최빈곤층은 이류시민이 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녹색당의 뮌스터 지부 집행부는 다음과 같은 견해에 도달했다. "연정의 현실주의자로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규모로 우리의 목적을 수행할 수 없도록 취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은 무언가 새롭습니다. 의원단은 녹색당의 목적에 완전히 대립되는 정책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의원단이 당 내에서 아무런 논의도 없이 급격히 180도 선회한 것은 특히 분노할 만한 일입니다. 이 문서는 코소보 전쟁이라는 그림자 밑에서 단 2주 만에 합의되었습니다. 우리는 분노하며 우리의 의원단에게 기만당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노와 경고의 목소리는 녹색당 내에서 점차 희귀해지고 있으며 공격을 받고 있다. 오히려, 스스로를 "젊은" "제2세대의 대표"라고 지칭하는 한 그룹이 주도권을 잡고 "당 강령으로부터 근본적으로 탈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녹색당의 방향전환이 당 강령으로 성문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독자적인 의견서 첫 쪽은 다음과 같다. "사회적 화해(Burgfrieden)와 타협을 위한 시간은 끝났다. 당이 미래에 나아갈 올바른 방향에 관해 분명한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는 분명하고 권력지향적인, 실용적인 입장을 지지하며, 또한 당원의 부분적인 교체도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근본적인 정치적 문제에 관한 녹색당의 놀랄만한 변화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20년 전에 이 당을 만들어낸 사회층은 스스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이들 중산층의 삶과 노동의 조건이, 절대다수 노동대중과 마찬가지로, 점차 어려워지고는 있지만, 다른이들은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
다지 드문 일은 아니지만, 그들의 부는 주식시장의 성장과 직접적으로 결부되어 있다.
오스발트 메츠거는 녹색당의 많은 출세지향가들(이들의 허영심을 능가하는 것은 자신들의 자족감뿐이다)의 편협성을 구현하고 있다. 이 45세의 인물은 1970년대의 몇 년 간 사민당원이었던 슈바벤산지(Swabian Mountains)에서 자신의 정치역정을 시작하였다. 80년대 중반 녹색당이 보다 나은 기회를 제공할 것처럼 보이자 그는 당적을 바꿨다. 법률 공부를 중단한 직후 그는 타이핑 사무실의 소유주가 되었다.
바트 슈센리트(Bad Schussenried)의 지방의회 의원으로서 그는 부시장에까지 올랐고 이 또한 그에게 지역 저축은행(Savings Bank)의 경영위원회라는 수익 좋은 자리를 제공해주었다. 메츠거는 녹색당의 의원이 되어 가장 중요한 기구인 예산위원회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녹색당 내에서 오랫 동안 "신자유주의자"라고 비난받기는 했지만 오늘날 녹색당의 기질을 규정하는 것은 그의 거대기업 지향적 노선이다.
메츠거는 자신이 누구의 이해를 대변하는지를 비밀로 하지 않는다. "우리가 다가서고 있고 당과 더불어 18년의 나이를 먹은 층은 대부분 부유한 사회 중간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슈피겔(Der Spiegel)], 1998년 11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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