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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동향] 발칸전쟁을 지지하는 독일 녹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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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동향] 발칸전쟁을 지지하는 독일 녹색당
picis picis@jinbo.net
발칸전쟁을 지지하는 독일 녹색당
우테 라이스터, 세계사회주의웹사이트 5/15

5월 13일 빌레펠트에서 열린 회의의 유일한 쟁점은 유고슬라비아 전쟁이었다. 대의원동맹90/녹색당(Bundnis 90/Die Gr nnen)의 임시대회에 참가한 대의원들이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의 정책을 지지했다. 그 결과,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정부의 전쟁 정책이 녹색당의 공식적 정책이 되었다.
들은 대규모 경찰병력과 경호서비스 요원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피셔와의 협의하에 당 집행위에서 작성, 상정한 결의안에 동의했다.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은
444명이었다. 크리스티안 슈트로벨레와 아넬리 분텐바흐(두 사람은 녹색당 의원이다)가 제기한 대안은 318표를 얻었다.
두 결의안 간의 주요한 차이점은 집행위의 제안이 나토 폭격의 제한적 중단을 요구한 반면, 대안은 공습의 무기한 중단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양자 모두는유고슬라비아 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를 전쟁의 유일한 책임자로 규정지었다. 이들은 또한 피셔의 외교적 활동을 지지하고 사민당과의 연정을 유지하는데 동의했다.
과장된 분위기-정부 각료들 사이의 격앙된 "불화", 피셔에 대한 페인트 풍선 공격, 야유와 휘파람-는 논쟁의 내용과 범위, 틀에서의 차이의 정도를 얼마간 드러내었다. 차이의 정도는 완전히 과장되었고 언론에서 뻥튀기한 것이었다. 십여개의 카메라가 의사진행이 방해되고 강당 뒤쪽에 있던 사람들이 깃발을 흔들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1989년에는 이와 비슷하게, 모든 텔레비전 방송국이 베를린장벽의 붕괴에 앞서 동독 대중집회에서 (서부)독일 국기를 흔드는 사람들을, 그 규모가 아무리 작건 특집방송으로 다루곤 했다. 이러한 언론 조작은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 퍼져나가는 전쟁 반대에 대한 안전판을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 이번의 경우, 녹색당이 여전히 이러한 전쟁 반대를 포용할 수 있는 당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다.
언론의 발표에 따르면, 당의 다수파는 상당한 내부 투쟁 이후 인종학살 독재자에 대한 불가피한 전쟁을 지지한다는 결정에 도달한 반면, 내부 반대파들은 평화주의적 관점에 단단히 고착되어 왔다. 이것이 폭력적인 논쟁의 원인이었다. 따라서 양측 모두는 어려운 상황을 겪었지만, 상호존중이라는 최상의 사례 속에서 민주적 논쟁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이들은 독일 국민들이 그러해야 하는 것처럼 전쟁중인 독일 정부를 지지함으로써 동일한 목적-평화-을 함께 나눴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실 당대회는 이와는 정반대의 것을 드러내었다. 당대회는 녹색당이 사회운동에서 억압적 권력의 사악한 도구로 변화되는 과정의 정점이었다. 이는 또한 외무장관 피셔나 국무장관 루드거 폴머 같이 관직을 차지하고 있는 녹색당원들이 민주적 권
리를 무자비하게 짓밟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과거에 반핵시위에서만 보여졌던 것처럼 경찰의 저지선이 대회장 주위로 내던져진 것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었다.

당대회에서 진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대의원들이 나토의 제한적 혹은 무기한 휴전 중 어느 것을 지지할 것인가 하는 결정은 거의 실제적 의미가 없었다. 다시 말해, "반대"는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나토가 따르는 구체적인 전쟁 전략-에 관해 입으로만 고양되고 있었다. 만약 전쟁을 종식시키는데 진정으로 진지한 관심을 가졌다면 실제로 효과를 미칠 수 있는 무언가-사민당에 대한 지지의 철회, 전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부 내 녹색당 인사들을 제명하는 것, 폭격에 저항하는 대중시위의 조직화-를 하는 대신, 그들은 이러저러한 전쟁과 평화 일반에 대해 허세를 늘어놓았다.
논의와 주장의 모든 예봉은 이러한 간단한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다. "평화와 인권을 조화시키자"라는 표어가 연단에 장식되어 있었다. 집행위원회 대표들은 이것이 "목적 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라고 설명하였다. 우리는 나토 폭격으로
인해 쫓겨난 코소보 알바니아인들의 인권을 지지할 수도 있고 이들을 희생시키면서 밀로셰비치와 평화를 이룰 수도 있다. 이들의 비판은 제재 부과 등을 통해 유고슬라비아에 압력을 가하는 또다른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집행위 대표들은 이러한 경로
가 아직 완전히 고갈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당시 상황은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모든 다양한 대립적 이해들이 무시될 수 있었고, 모든 쟁점이 세르비아에 대한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선전포고가 사라예보에서의 페르디난드 대공의 암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인가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진행되었던 일차대전 전단계처럼 보였다. 모든 대의원들은 현 전쟁의 구실-코소보 알바니아인들의 운명-을 양화(良貨)로 다루었다. 전쟁의 진정한 목적이라는 문제는 한번도 제기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대회의 모든 논쟁은 전쟁 선전을 은폐하는 장식물이 되었다. 대회의 논의는 독일 정부가 기초한 대로의 전쟁 정책의 축을 둘러싸고 배타적으로 전개되었으며, 따라서 폭격의 종식을 진정으로 원했던 개별 녹색당원들은 절망감으로 가득찼다.
양측은 밀로셰비치의 악행을 비난하는데 있어 상대방을 능가하려고 노력하였다. 대다수 대의원들이 폭격이 코소보인들의 상황을 악화시켰을 뿐이라는 점을 지적했음에도, 어느 누구 하나 이로부터 전쟁 자체가 애초부터 인도주의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발발되었을 수도 있다는 명백한 결론을 이끌어내지 않았다. 누구의 이해를 위해 무슨 이유로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대회에서 가장 언급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왜 이러한 문제가 다뤄지지 않았는가? "만약 전쟁이 공식적으로 주어진 목적 이외의 다른 이유로 수행되고 있다면, 녹색당이 차지하고자 하는 도덕적 우위(moral high horse)는 악의와 술수로 가득찬 구닥다리(old nag)에 불과하다는 점이 폭로된다"(당대회장에서 뿌려진 세계사회주의웹사이트 독일어판 리플렛 중).
폭격에 대한 비판자들은 평화주의의 절대적 무능을 보여주었으며, 이로 인해 교전국들의 근본적 이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평화주의는 "무기를 내려놓아라"라는 요구로 스스로를 국한시키고 있다. 이러한 비판자들에 대해 녹색당 지도자들이 성난 전쟁
미치광이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끔찍한 광경이었다.
강당 뒤편에서 외쳐진 야유에 대한 답으로 피셔는 소리높여 외쳤다. "아하, 이제야 나왔군요. 난 당신을 기다렸소. '전쟁광, 여기 전쟁광이 말하고 있네', 그러면 밀로셰비치씨가 당신을 차기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할거요". 루드거 폴머는 세르비아의 정권은 평화적 수단으로 저지할 수 없는 파시스트 체제라고 말했다. 한편, 다니엘 콘-벤디트는 슈트로벨레-분텐바흐의 제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선동적으로 공격하면서 폭력의 면전에서 움츠러드는 겁장이라고 그들을 비난하였다. 콘-벤디트에 의하면 그들의 제안은 밀로셰비치를 기쁘게 할 것이었다.
민주주의자는 자국 정부의 전쟁 수행에 대한 모든 비판을 적을 이롭게 할 뿐이라는 식으로 비난해선 안된다고 슈트로벨레가 직접 정당하게 지적했다. 이는 전쟁 당시 권위주의 정권의 주장이었다.
미국과 나토의 전쟁 정책에 대한 모든 반대자와 비판자들은 이 당, 특히 당의 정부각료들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언제든지 비열한 짓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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