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12 16:18

페이지 아카이브.................................와 프라이버시

* 이 글은 달군님의 [백업된 과거?] 에 관련된 글입니다.

몇년전에 저 사이트를 알게 되었을 때는 페이지 아카이브로서 의의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몇년만에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페이지 아카이브라고 하니 생각이 또 복잡해지네요. 하루에도 생겼다 없어지는 웹페이지가 수만페이지일테고, 그럼 그것을 사람이 일일이 보고 판단하기 보다는 로봇이 검색하고 읽어들여오는 형식이 될텐데, 그걸 불쾌해하는 개인 페이지 운영자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로봇주제에 개인페이지인지 단체페이지인지, 그 페이지의 성격을- 검색어 이상으로 판단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한편으로는 또, 개인피시에 웹로그나 캐시나 남는 것처럼, 96년부터 로봇이 돌아다니며 본 페이지의 웹로그를 저장한 것을 공개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테구요. 상상해보니 귀엽군요. 자기가 본 페이지들을 모두 저장해서 공개하는 로봇이라. ^-^ 귀엽게 생겼으면 좋겠다~ (이것 덧글로 남길 수 있을까?) -> 결국 덧글길이를 초과하여, 트랙백 + 길어진 김에 지난 구글에 관련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개인이나 작은 단체도 자기 목소리를 출판할 수 있다는 것, 어떤 사소한 페이지도 (이론적으로) 누구나 접근가능한 것이 네트워크의 장점인데, 이것이 역사가 쌓이고 방대해지면서 사람들이 점차 네트워크에 노출된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되잖아요. 특히 블로그나 (국내에서는 특히)개인 홈피등을 통해 사소한 사생활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졌잖아요. 사람들이 자기 사생활을 드러낼 때는 알고 있는 몇몇의 지인들,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미지의,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만나기를 바랄테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주체는 말그대로 특정되지 않으니까요. 검색로봇, 전혀 상관없는 단어를 통해 접근한 '찌질이', 하지만 가끔은 또 맞는 사람들. 개인의 저런 아날로그적인 욕망과, 디지털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가 조화롭게 만날 수 있을까요? 프라이버시에 대한 고민을 처음 시작할 때는,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는 별로 충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복잡해지는군요. 개인의 흔적이 네트워크에 남는 것을 생각할 때, 수집하는 것부터가 문제일까요, 쓰이는 것이 문제일까요? 저는 이것이 모두 권력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권력을 갖고 있는 쪽에 '나의' 정보가 들어가는 것. (그 권력이 어떤 형태이든) 그래서 프라이버시는 기본적으로 권력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구글에 대해 아직은 그저 경이로움만을 갖고 있는 것은 구글이 자신에 대해 아무런 권력을 갖고 있지 않고, 행사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정보의 양도 권력이 된다고 할때, 구글이 만약 언젠가 권력을 행사한다면- 후훗, 아찔합니다. (지메일의 프라이버시 논란도 이런 것이겠지만- ) 그래서 네트워크의 프라이버시는 정말 언젠가는 자기정보통제에서 역감시로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 그 문제의 페이지 아아 일하기 싫어서 이게 웬 삽질인지.. 근데 땅은 파긴 했는데 나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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