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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독립기념일

내가 오스틴에 있었던 과거 7여년을 통틀어도 독립기념일날 비가 내린 적은 없었던 듯 싶다. 그런데, 오늘은 유난히 날이 안좋고 비가 내린다. 폭죽 터지는 소리를 들었지만, 예년에 비해 맥이 없이 들린다. 예년에는 푹죽 터트리는 행사를 보러 강가로 나갔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혼자 집을 지키다보니 그럴 마음도 생기질 않는다. 좀 전에 학과 파티를 다녀왔다. 데이빗에게 선물과 빌렸던 책을 주었다. 내일 아침 토론토로 떠난다고 한다. 자기 시스터가 토론토까지 운전을 한다고 내게 소개시켜줬다. 인상이 좋았다. 조도 있었다. 시험 답변을 볼 시간이 없었다고 얘기한다. 박사 논문을 내는 학생이 둘인데, 이번 주 안에 답변을 주겠다고 둘러댄다. 좀 있으니 섀론이 왔다. 섀론하고도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그녀도 아직 답안을 보지 못했다고 걱정말라고 얘기했다. 한 3, 40여명 정도가 온 듯하다. 한 시간 좀 넘게 머물다, 난 인사도 남기지 않고 자릴 떴다. 오늘 자리엔 동양 학생들은 나 외에 아무도 나타나질 않았다. 아마 오늘 데이빗 환송회만 아니었어도 나도 나타나질 않았을 것이다. 어쨌거나 몸도 안좋은데 버티기도 힘들고, 일찍 떠나는 것이 뭐해서 그냥 인사없이 돌아섰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이고, 점점 날이 저물고 있었다. 영 날이 좋지않은 공휴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일은 베트남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 들러 진찰을 받아보려 한다. 뭐 정밀검사를 받을 수 있는 그럼 병원은 아니지만, 그 의사 노친네가 말만 하면 대강 어디가 아픈지 알 거라 믿는다. 요즘엔 미치도록 가족들이 보고싶다. 살면서 되도록이면 이런 생이별은 하고 싶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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