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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 감사해(메르세데스 소사)

 

 
아르헨티나 가슴을 후빈, 아 1982년!

 

 

음악 메르세데스 소사 귀국 공연 음반으로

 

 목숨을 건 귀국이었다. 1982년, 군사정권이 종말로 치달으며 마지막 광기를 뿜어댈 때 메르세데스 소사는 망명 생활을 접고 3년 만에 아르헨티나로 돌아왔다. 귀국 뒤 소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공연이었다. 역사적 명반 〈메르세데스 소사 엔 아르헨티나〉(아르헨티나의 메르세데스 소사)는 그렇게 태어났다.

‘대륙의 목소리’ 또는 ‘아르헨티나의 영혼’으로 추앙받는 메르세데스 소사는 1935년 아르헨티나 북부 투쿠만에서 태어났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안데스 색채가 가장 짙은 전통음악 중심지 투쿠만에서 태어난 것은 음악이 소사의 운명이란 사실을 암시하는 듯하다. 원주민 혈통을 이어받은 소사는 이미 10대에 출중한 음악 재능을 선보였다. 1963년, 소사는 아르만도 테하다 고메스 같은 음악인들과 함께 ‘새로운 노래’란 뜻의 음악운동 ‘누에바 칸시오네로(최근에는 통합해서 ‘누에바 칸시온’으로 분류) 성명’을 발표한다. 이 선언은 조금 뒤에 등장하는 칠레의 ‘누에바 칸시온’, 쿠바의 ‘누에바 트로바’와 함께 이름처럼 남아메리카 음악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가혹한 식민지 시대가 끝났어도 경제 몰락, 그리고 군사쿠데타 독재정권의 학살이 되풀이되는 라틴아메리카의 근대사는 우리와 참으로 비슷해서 동병상련의 감정이 느껴질 정도다. 이런 혼란 속에서 전통음악에 뿌리를 둔 이 ‘새로운 노래운동’은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 권리의 소중함을 전달했다.

 

군부탄압 맞서다 공연장서 체포
망명 3년뒤 돌아와 28일간 공연
국민가수 목멘 노래 콧날 시큰

 

소사의 음악은 숙명적으로 군부 치하에서 처절하게 빛을 발했다. 아르헨티나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이어진 군사정권 시절 동안 무려 3만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되었을 만큼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요주의 인물로 감시 대상이었던 소사는 1979년 공연에서 가난한 소작농들의 처참한 현실과 대지주들의 착취를 비판하는 노래를 불렀다가 관객 350명과 함께 공연장에서 체포됐다. 이후 소사는 스페인으로 망명을 떠난다. 남편마저 잃고 홀로 조국을 등진 소사는 평생 지병인 심장병을 얻는다. 2003년 예정됐던 내한공연이 취소된 것도 평생 소사를 괴롭힌 이 병 때문이었다.

〈아르헨티나의 메르세데스 소사〉 음반은 이 소사가 귀국해 1982년 2월18일부터 28일 동안 연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담았다. 공연은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군부의 폭압 속에 숨조차 크게 못 쉬던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돌아온 소사를 환호로 맞이했고, 소사는 영혼의 목소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조국으로 돌아온 소사의 감격, 그를 다시 맞는 관객들의 열광, 그리고 40대의 농익은 가창력이 삼위일체를 이루며 이 음반을 역사적 명반으로 이끌었다.

음반에는 ‘누에바 칸시온의 어머니’ 비올레타 파라, 쿠바의 국민가수인 실비오 로드리게스와 파블로 밀라네스까지 라틴아메리카 음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걸작들로 가득하다. 수록곡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그라시아스 아 라 비다’(삶에 감사합니다)를 부르며 노래 중간 목이 메는 소사의 모습에선 듣는 이의 콧날이 절로 시큰해진다.

소사는 곡을 쓸 줄 모르기에 평생을 남의 노래만 해 왔다. 그러나 원작자보다 더 뛰어난 노래를 들려줬고, 어둠의 시대에 희망의 빛을 던졌다. 우리가 소사의 노래에서 감동을 느끼는 이유는 가사를 다 이해해서가 아니다. 그의 영혼에서 우러난 감동을 마음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인디오 외모의 노가수에게 추앙의 헌사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메르세데스 소사〉 음반에는 한 사람의 위대한 의지가 세상을 정의롭게 바꿀 수 있다는 진리와, 국적과 인종, 종교를 초월한 감동이 담겼다. ‘시공을 초월한 명반’이란 말은 바로 이 음반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송기철/음악평론가, 사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 출처 : 한겨레 신문

 

 

메르세데스 소사  : Gracias a la vida

 

 

생에 감사해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샛별 같은 눈동자를 주어

흑백을 온전히 구분하고,

창공을 수놓은 별을 보고,

무수한 사람들 틈에서 내 님을 찾을 수 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청각을 주어 밤낮으로 귀 기울여

귀뚜라미, 카나리아, 망치 소리, 물레방아, 소나기,

개 짖는 소리, 그리고 사무치게 사랑하는 임의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를 새기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소리와 문자를 주어

'어머니, 친구, 형제자매,

애모하는 영혼의 편력, 길을 비추는 빛' 같은

말ㄷ르을 떠올리고 표현할 수 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내 지친 발을 이끌어주어

도시와 시골길,

해변과 사막, 산맥과 평원,

그대 집과 거리와 정원을 순례하였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인류의 지성이 낳은 창조물을 볼 때,

악이라고는 모를 것 같은 선인을 볼 때,

그대 맑은 눈을 깊숙이 들여다볼 때마다

요동치는 심장을 주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웃음을 주고 울음도 주니

 내 노래와 당신들의 노래 재료인

즐거움과 고통을 구분할 수 있네.

당신들의 노래는 바로 나의 노래이고

모든 이의 노래가 바로 나으 ㅣ노래라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생에 감사해] 작사, 작곡 : 비올레타 파라

 

 * 출처 :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우석균)

 

비올레타 파라가 부른   Gracias a la vida

 

 

 

 

 

 

생에 감사합니다.  * 다른 번역본

 

 

개짖는 소리, 소나기 소리 그리고 내 사랑하는
사람의 부드러운 목소리 이런 소리들을 밤낮으로
어느 곳에서나 들을 수 있는 귀
그 많은 것을 나에게 준 삶에 감사합니다.

 

어머니, 친구, 형제
그리고 내 사랑하는 영혼의 길을 비춰주는 빛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말하는 단어의 소리와
문자 그 많은 것을 나에게 준 삶에 가사합니다.

 

도시와 웅덩이, 해변과 사막, 산과 평원
그리고 너의 집과 너의 길, 너의 정원을 걸었던
그 피곤한 나의 다리로 행진을 하게 한
그 많은 것을 나에게 준 삶에 감사합니다.

 

인간의 지식에서 나온 열매를 볼 때
악에서 아주 멀리있는 선을 볼때
너의 맑은 두 눈의 깊이를 볼 때
그것을 알고 떨리는 심장
그 많은 것을 나에게 준 삶에 감사합니다.

 

행운과 불행을 구별할 수 있게 한
웃음과 눈물을 나에게 준 삶에 감사드립니다.
웃음과 눈물로 나의 노래는 만들어졌고
모든 이들의 노래는 모두 같은 노래이고
모든 이들의 노래는 바로 나의 노래입니다.

 

* 출처 : http://blog.naver.com/allabio/11002220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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