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9/06/02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6/02
    “신자유주의 끝나고 새 질서 도래” 제라르 뒤메닐 인터뷰
    지수

“신자유주의 끝나고 새 질서 도래” 제라르 뒤메닐 인터뷰

“신자유주의 끝나고 새 질서 도래” 제라르 뒤메닐 인터뷰
ㆍ프랑스 좌파 경제학자

세계 경제가 위기다. 과연 이 위기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향후 세계 질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제라르 뒤메닐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주임(66)은 “신자유주의는 사실상 끝났고 앞으로 새로운 사회질서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뒤메닐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적 분석틀에 기반을 둔 현대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연구로 세계적인 권위를 얻고 있는 경제학자다. 특히 국내에 소개된 <자본의 반격>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이상 도미니크 레비 공저)에서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자유주의 혁명’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지난 25일 방한한 뒤메닐은 29일 ‘대안세계화운동 이념과 전략의 국제비교’ 국제학술대회에서 ‘21세기 초의 위기와 계급대립’을 주제로 발표하는 등 한국 지성계에 자신의 연구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26일 그를 만나 현 경제 위기의 성격과 원인, 향후 전망 등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세계 경제 위기의 성격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신자유주의의 위기다. 신자유주의는 ‘계급적 현상’이다. 가장 부유한 계층의 소득 회복을 목표로 1980년대부터 진행됐다. 신자유주의에는 금융화와 세계화라는 측면도 존재하는데 금융의 탈규제화와 폭발을 이끌면서 이번 위기에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위기가 금융 위기로 온 이유다.”

-위기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난 100여년 사이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는 4번 있었다. 1990년대, 1929년, 1970년대, 그리고 지금이다. 5~10년마다 반복되는 순환적 위기와는 다른 것은 자본주의를 ‘사회적 질서’라고 말하는 여러 단계로 분리하기 때문이다. 대공황 이후 우리는 첫번째 헤게모니인 케인스주의적 해법을 목도한다. 70년대 이후에는 신자유주의가 두번째 헤게모니로 소득, 부, 권력을 창출했지만 지금 결국 실패했다. 이것이 내가 자본주의 역사를 보는 방식이다.”

-이번 위기의 직접적인 계기를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에서 찾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부동산 거품은 현 위기의 한 측면이지 원인이 아니다. 경제적·사회적 상황이 부동산 거품 형성은 물론 붕괴의 조건을 창출했다. 앞서 말했듯 이번 위기의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가 부유층에서 높은 수익을 추구한 데 따른 금융 메커니즘의 자유화·탈규제화·세계화다. 두번째가 미국 경제의 불균형이다. 미국 경제 성장은 적자 축적 때문이었다. 소비도 급격히 증가하면서 가계 빚이 늘어났다. 이처럼 내·외적으로 빚이 증가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현상이다. 이걸 보면 왜 위기가 미국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 금융화가 가장 발달했고 불균형이 있다는 것이다.”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한 미국과 유럽의 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금융위기에 대한 금융적 처방은 효과가 없다. 핵심은 생산량 저하를 어떻게 멈출 것인가다. 유럽은 미국 정부보다 행동이 늦다. 반면 오바마 정부는 대공황의 기억이 강해서 생산량 저하를 멈추기 위해서는 뭐든 할 것이다.”

-이번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가. 위기 이후 미국 헤게모니의 세계 경제 질서가 바뀔 것으로 보는가.

“단기적 전망은 어렵다. 경기 침체는 멈출 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미국 경제의 불균형을 고쳐야 하는데 이게 정말 어렵다. 문제는 미국 경제가 금융 및 비금융 다국적 기업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신자유주의를 시정하기 위해 자유무역을 제한하고 자본이동을 규제한다면 이는 다국적 기업의 이해에 반하는 것이다. 이게 모순이다. 미국은 신자유주의를 중단하지 않으면 세계 지배력을 상실할 것이기 때문에 급속하게 자신을 바꿀 것이다. 미국 내 내셔널리즘이 미국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자유주의 룰을 바꾸도록 압박할 것이다. 관건은 속도다. 명백한 것은 우리가 다극체제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헤게모니는 유지되겠지만 그것이 어느 수준이 될 것인가이다.”

-자본주의는 70년대 말 ‘신자유주의 혁명’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지금의 위기도 자본주의에 대한 약간의 수정을 통해 극복될 수 있는 것인가.

“미국 경제만 보면 신자유주의는 이미 끝났다. 앞서 말했듯이 4번의 구조적 위기 뒤 새로운 사회적 질서가 생겼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질서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반자본주의신당(NPA) 지도자 올리비에 브장스노의 인기가 치솟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이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대안이라고 생각하는가.

“현재 프랑스 좌파는 대안이 없다. 그러다 보니 공산당 내 소그룹이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고 느꼈고 브장스노라는 말 잘하고 매력적인 젊은 남자를 찾았다. 이들은 공산주의의 이름을 버리고 ‘반자본주의’를 내걸었다. NPA는 새로운 형태의 반대세력이지만 그들이 프랑스 사회를 변화시킬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향후 연구 활동이나 출간 계획은.

“이번 위기에 대해 서술한 <신자유주의 위기>라는 책이 10월 미국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나올 예정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