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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4)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에어컨마다 공기청정 기능을 앞다투어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기청정 효과가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며, 냉방능력, 소비효율 등의 성능은 각 업체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2005년 4월 대형 유통점에서 판매중인 5개 업체의 에어컨을 구입하여 실시한 비교시험 결과에 따른 것이다.
※ 조사대상업체 : (주)대우일렉트로닉스, 삼성전자(주), 위니아만도(주), 캐리어(주), LG전자(주)
※ 냉방기능과는 별도의 독립공기청정 기능이 있는 15평형 스탠드형 제품을 대상으로 함.
■ 15평형 에어컨의 공기청정 능력은 0.2∼3.0평에 불과해
요즘 출시되는 에어컨 대부분은 냉방기능과는 별도로, 부가기능으로 공기청정 기능을 갖추고 있다. 광고에서도 공기정화 기능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에어컨이 여름 한철에만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라 4계절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실내공기중의 부유먼지 제거능력(청정능력)을 시험한 결과, 전 업체 제품의 청정능력이 0.2평~3.0평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대상 제품들의 냉방능력이 약 15평임을 감안하면, 이에 비해 청정능력은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 청정능력은 1시간당 1회의 환기조건에서 10분동안 가동시켜 입자농도를 50%로 낮출 수 있는 방의 크기를 말함.
< 제품별 청정능력 >
구분 |
DAEWOO |
HAUZEN |
WINIA |
Carrier |
WHISEN |
업체명 |
(주)대우일렉트로닉스 |
삼성전자(주) |
위니아만도(주) |
캐리어(주) |
LG전자(주) |
청정능력(평) |
0.7 |
*0.6 |
0.2 |
0.4 |
3.0 |
* 집진강화용 옵션필터(사용설명서 및 팜플릿에는 이에 대한 설명없음)를 사용할 경우 1.8평으로 청정능력
이 다소 커짐.
더욱이 이들 제품의 사용설명서나 팜플릿에는 청정능력에 대해 소비자가 참고할만한 구체적인 정보도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 경제성은 LG전자(주), 냉방능력은 (주)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우수
에어컨의 품질은 전 제품이 KS기준에 적합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기본성능인 냉방능력, 소비효율 등 각 부문별로는 업체간 차이를 보였다.
냉방능력의 경우 (주)대우일렉트로닉스 제품이 5,967W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경제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소비효율은 LG전자(주) 제품이 3.32W/W로 가장 우수했다.
■ 에어컨 관련 소비자상담 중 작동이상, 설치불량 관련 내용이 가장 많아
한편, 지난해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에어컨 품질 및 설치관련 소비자상담 건수는 302건으로, 이중 품질관련 불만이 183건, 설치 관련 불만은 119건으로 나타나, 에어컨은 품질못지 않게 설치관련 소비자 불만이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 2004년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에어컨 관련 총 소비자상담 건수는 846건임.
품질 관련 소비자상담중에는 컴프레셔, 실외기 이상 등의 작동이상이 183건 중 37%(68건)로 가장 많았으며, 냉방능력 부족이 25%(46건), 소음이 13%(23건) 등의 순이었다. 설치 관련 소비자상담 119건 중 가장 많은 것은 누수, 설치장소가 부적절했다는 등의 설치 불량(45%, 53건)이었고, 그 다음으로 가스 누설이 21%(25건)이었다.
소비자 불만 발생시기는 에어컨 관련 전체 소비자상담 건수의 76%(643건)가 6~8월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밖에 아파트 및 사무실에 설치된 에어컨 20대를 대상으로 냉매량을 측정한 결과, 측정대상의 30%(6대)가 냉매량이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냉매량이 30% 부족하면 냉방능력도 최대 30%까지 떨어질 수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에어컨의 공기청정 기능에 대한 기술적 검토 및 성능을 향상시켜 줄 것과 청정능력 평수를 사용설명서 등에 표시해줄 것을 에어컨 제조업체에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도 ▲ 7~8월 성수기 전 시운전을 통해 반드시 에어컨 상태를 점검하고 ▲ 시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냉매량을 필히 점검하고 ▲ 에어컨 설치는 전문업체에 맡길 것을 권고했다.
[첨 부] 1.「에어컨 시험검사 결과」(요약)
2. 에어컨 평가표
보충취재 |
시험검사소 기계용품팀 팀장 정 진 향 (☎3460-3071) |
과장 이 재 환 (☎3460-30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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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개병제를 바꾼다면..
자원해서 입대할 사람이 없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건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런지 한번쯤 성찰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군바리놈들아? 거기에는 분명 군 = 천민의 자식들, 돈 없고 빽 없어 몸으로 때운다는 정서가 강하게 작용해 안갈 수 있으면 안가는 그런게 아닐까 그렇다면 소위 기득권층부터 솔선수범할순없을까 일단 강제징병제 폐지하고 전원 기득권층의 아들놈으로 군을 채우라? 그럼 기득권 인정해주마? 그전엔 택도 없다. 타도 대상일뿐.....
‘강한 군대=안보' 믿음부터 바꿔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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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대회 폐막 좌담 | 권인숙 - 신시아 인로
“21세기의 특징은 군사주의의 세계화다. 이를 막을 세력은 여성이다. 여성들이 대안을 찾으려 움직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부시 행정부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존재는 당연히 여성이다.”
신시아 인로 교수(미국 클라크대)는 여성주의 시각으로 군사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인로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줄곧 군사통수권자로서 역할을 늘리고 있는 점을 우려해 왔다. 그는 이 흐름을 막을 힘이 여성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22일 이화여대에서 권인숙 명지대 교수와 만난 그는 한국의 군사주의에 큰 관심을 보였다. 또 최근 전방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을 두고 “한국 사회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라”고 충고했다.
권인숙(이하 권): 한국 병사 한 명이 최전방에서 동료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여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지만 군이 사건 공개를 꺼려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부모들은 자식들의 안전에 대해 한층 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시아 인로(이하 인로): 예전에 어머니들은 몸과 마음을 더욱 튼튼히 할 수 있고 또 국가를 지키는 것이 국민의 의무라는 생각에서 자식을 군대에 보냈다. 하지만 이제 ‘좋은 어머니’란 자식들이 어떤 일을 당하는지 지켜보고, 보호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으로 구실이 바뀌었다. 러시아 군에서 자살사건 등 사고가 잇따르자 어머니들이 자녀들의 징집을 거부하는 운동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도 부모들이 이라크에 나가 있는 아들과 딸을 걱정하면서 군대 내 문제들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어머니들이 단결하기 시작해 군대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을 막고 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어머니들이 상당히 정치화되는 분위기다. 이는 정치인들에겐 대단히 위협적이다.
권인숙 “부적응자 5% 억압·처벌 군대문화가 근본 문제”
권: 최근 총기난사 사건을 놓고 신세대의 군대문화 부적응을 주요한 원인으로 제기한다. 신세대를 이야기하지만 이들의 고등학교 문화는 군대문화와 다를 게 없다. 문제는 부적응자 5%를 억압하고 처벌하면서 나머지를 적응하게 만드는 문화가 군대 문화의 속성이라는 것이다. 시대와 상황적 이유로 문제를 돌리지 말고 군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인로: 그렇다. 민주 사회는 설명이 가능하고, 모든 것에 열려 있어야 한다. 중요한 기관일수록 외부 감시와 내부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 개병제가 불가피하다, 또는 강한 군대만이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 라는 전제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다.
권: 지난 56년 동안 한국은 국민 개병제를 해왔고 이 제도는 도전 없이 유지됐다. 식민지 경험과 한국전쟁 탓에 강력한 군대는 국가에 평화와 안전을 준다는 신화가 있는 게 사실이다. 미국과 같이 자식을 남자답게 만들기 위해 군대에 보내는 게 좋다는 것과 별개로 한국은 강한 군대가 필요하고, 개병제가 아니면 군에 가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해 있다.
인로: 이번 사살사건을 기점으로 지금 한국은 정치적 역사적으로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군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가질 수 있느냐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한국은 그동안 민주화를 이루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진정 장기적인 민주화를 갈망한다면 군대, 평화, 안보 등과 민주화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 미국은 73년 개병제를 폐지했고, 그 뒤 자발적인 군대지원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완전히 자발적이라고는 보기 힘들지 않나?
“GP 총기난사, 신세대 탓 아닌 군대문화 산물”
“지금 한국은 전환점…평화·안보 새 담론 필요”
인로: 그렇다.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굳이 자식을 군대에 보낼 필요가 없었다.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월마트 아니면 군대에 가야 했다.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에서 1700명의 장병이 죽었는데 어떤 사회학자가 희생자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골의 하층계급 출신이 훨씬 많았다.
권: 한국에서 여군이 2%대인 데 미국에서는 여군의 비율이 15%다. 여성이 자발적으로 입대한 뒤 남녀 역할에 변화가 생겼나?
인로: 여군의 존재 자체가 남성 가부장 문화를 바꿀 수는 없지만, 성역할의 경계를 허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이라크에 파병된 군대에 대해 ‘우리 아들과 딸’이 희생되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여성의 군대참여가 가져오는 변화에 대해 아주 회의적이다. 군대는 제도화된 사회고, 남성화된 것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권: 9·11 사태 이후 전세계적으로 안보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전지구적인 군사화가 문제다. 해당되는 지역에 군사화된 민족주의가 커지고 여성의 가난이 심해지고 억압적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인로 “복지 중요성 아는 미 여성들 부시의 안보논리 동의 안해
인로: 9·11 테러 이후 미국은 국방 비용이 늘고 사회복지 비용이 많이 줄었다. 2004년 선거에서 부시쪽 선거전략이 ‘가족을 테러리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하는 기혼여성들은 부시의 논리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안보 외에도 더 많은 사회적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여성들은 국방 외에도 아이들에 대한 다양한 보호, 의료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국가시스템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권: 영토분쟁에 대해 얘기해보자. 독도 사건을 보면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주 작은 군사적 도발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영토분쟁이 벌어지면 다른 대안과 생각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 여성의 목소리는 철저히 소외되고 들을 필요가 없는 의견으로 치부된다.
인로: 미국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시 바버라 리라는 단 한 명의 여성 의원만이 이에 반대했다. 여성은 권력 문화에 흡수되는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다. 하지만 군사적 안보문제에서는 최소한의 다양한 목소리와 대안에 대한 고민이 허락되지 않는다. 여성은 전문가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논의에서 배제된다. 반면 통일과 영토문제에서 남성들은 단결된 가부장의 모습을 드러낸다. 여성이 목소리를 더 내려면 정치권에서 당을 초월해 공감하는 이슈를 대안으로 꺼내 연대해야 한다. 정책적으로 풀뿌리 시민단체들이 여성 의원들과 연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성을 전문가 집단에 포함시켜 주지 않기 때문에 여성 의원들은 이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개입해야 한다.
권: 여성들은 영토문제나 국가, 민족문제가 자신을 억압한다고 생각한다. 영토, 시민권, 민족 등 이주의 전지구화와 관련해 가장 많이 고민해온 집단이다. 여성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도 동아시아 교과서문제, 과거사문제, 독도문제, 징병문제 등과 관련해 여성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는 얻기 힘들었다. 이들 여성들이 이런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주체라는 개념부터가 없다고 본다.
인로: 일반적인 현상이다. 〈뉴요커〉란 진보 매체는 여성에게 칼럼을 많이 맡겼는데, 9·11사태가 나자 이를 분석하는 특집호에 실린 26개 칼럼 가운데 여성에게 1개의 칼럼만을 그것도 여성적 관점이 없는 수전 손택에게 줬다. 침묵을 강요하는 것이다. 중요한 기관이나 국가적 이슈는 사회적 감시와 토론의 대상으로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고 탈군사화이다. 여러 집단,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사회 안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막는 것은 위험하다.
권: 강한 군대가 국가와 영토를 보호하는 필요악적인 수단이라는 전제를 바꾸고 있는 지역이나 나라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연합이 한 예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자기를 지키는 길은 오직 ‘강한 군대’ 뿐이라는 전제가 앞으로도 유지할 필요가 있는 패러다임인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인로: 그렇다. 어머니들이 세력화해 군부의 정치개입을 막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여성이 국방장관에 오른 칠레도 마찬가지다. 특히 칠레는 반공주의가 상당히 강한 나라인데 미첼레 바첼레트가 국방장관이 되면서 여성주의자들과 합심해 군대에 대한 대안을 만들려고 군비와 국방력에 대한 재고찰을 시작했다. 전세계적으로 군대가 돈과 개인의 역량을 너무 비생산적으로 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삶에 대한 안전망이 국방뿐이란 개념을 바꿔야 한다.
정리 |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939년생. 미국 클라크대 여성학과 교수. 군사주의와 젠더 문제에서 손꼽히는 학자다. 〈무장하고 있는 여성들의 삶〉,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본 국제정치와 군국주의에 관한 연구〉 등을 저술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란 말로 유명하다.
1964년생. 명지대 교수. 미국 클라크대에서 ‘군사화된 여성의식과 문화’에 관한 논문으로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여성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의 징집제도와 이 제도가 한국 사회의 여성차별적 제도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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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혁명' 당시 학생들의 선언 중 일부
"이제 대학생들은 부르주아의 자식을 선발하고 다른 학생들은 제거하는 교육에 종사하는 대학교수의 길을 거부한다. 정부의 선거운동을 위한 구호를 제작하는 사회학자가 되지 않으려고 한다. 고용주의 최상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들이 기능하도록 만드는 심리학자들이 되지 않으려고 한다. 노동자들에게 반하는 체제를 적용하려는 기업의 간부들이 되지 않으려고 한다. 고등학생, 대학생, 노동자, 젊은이들은 현 사회가 그들에게 제공하는 미래를 거부하며 끊임없이 위협적인 실업을 거부하며, 가치없고 극단적으로 전문화된 지식을 부여할 뿐이고 지배계급의 이익에 합치하지 않는 사상은 모두 반대하는 오늘의 대학. 지배계급의 표현 도구를 거부한다."
"고등교육 수혜자인 노동자의 자식은 전체 노동자 자식의 10%대일 뿐이다. 대학의 민주적인 개혁으로 그 수혜자가 느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노동자의 아들이 기업의 이사가 되는 것이 우리의 강령은 아니다. 우리는 사무직 근로자와 노동자와 간부급의 분리를 폐지하고자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 상황이 개선되어야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투쟁의 본질은 아니다. 심리학 학위나 사회학 학위 취득자는 당신들의 근로조건을 개선시키려는 연구자나 심리기술자가 될 것이다. 수학 학위 취득자는 기계를 더욱 생산적으로 만들어서 당신들을 더욱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엔지니어가 될 것이다. 부르주아 출신의 학생들인 우리가 왜 자본주의 사회를비판하는가? 노동자의 자식에게는 대학생이 되는 것은 그의 계급을 떠나는 것이다.
부르주아의 자식에게 그것은 계급의 진정한 성격을 인식하고 운명같은 자신의 사회적 기능을 자문하고 사회조직과 당신들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자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사회현실과 차단된 식자이기를 거부한다. 지배계급을 위해 쓸모있는 존재이기를 거부한다. 단순히 집행하는 노동, 전체를 숙고하는 노동, 계획을 조직하는
노동, 그 노동들간의 분리를 철폐할 것을 원한다. "
우리는 계급 없는 사회의 건설을 원한다.
<대안연대칼럼> | |||
신자유주의 정책이 만든 ‘괴물’, 민영 KT | |||
KT는 해외투자자들의 이익대변자로 변신…시민사회가 사회적 책임 요구해야 | |||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반대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학자, 현장활동가 중심의 연구모임인 대안연대회의가 앞으로 매주 1회씩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시장권력을 비판하고 이에 대한 진보적인 시각과 대안을 제기하는 칼럼을 보내오기로 했다.<편집자주> KT 민영화는 어떤 경제이론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참으로 기괴한 '괴물'을 만들어냈다. KT 민영화로 우리 사회는 전 국민의 돈으로 구축한 시내통신망을 일개 사기업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공적 자산이 영어 표현 그대로 사유화된 꼴이다. 그 결과 사실상 시내망을 독점한 KT로 인해 경쟁체제가 도입된 지 7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시내전화 가입자의 94%가 KT 고객이다. 이런 불균형 상태에서 KT에 대한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될 리 없다.
이미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던 KT는 민영화 이후 경쟁분야에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했다. 광고선전비는 20배, 판매촉진비는 10배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KT의 공세 앞에 경쟁업체들은 전반적으로 부실화 될 수밖에 없었다. 정부 입장에서 보자면 민간기업에 불과한 KT가 통신시장을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KT의 경쟁업체들이 살아남아야 했다. 그래서 정부는 KT가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있음에도 통신요금을 내리는 것을 막았다. 그 결과는 KT의 초과이윤이었다. KT는 경쟁업체들의 부실화에 힘입어 막대한 이익에도 요금을 내리지 않아도 되었을 뿐 아니라 경쟁업체들을 압박해서 부실을 키우면 키울수록 안정적인 초과이윤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민영 KT 매출 늘었으나 설비투자 큰 폭 줄어 민영화론자들은 시장에 맡기면 기업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이는 요금 인하 등을 통해 사회 이익으로 환원된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KT 민영화와 유효경쟁체제는 이와는 정 반대로 KT의 요금 인하를 가로막고 초과이윤을 보장해주는 결과를 빚었다. 문제는 단순히 초과이윤 발생 여부가 아니다. 설혹 일시적으로 초과이윤이 발생했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사회적으로 적절하게 재투자 될 수 있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 KT는 엄청난 이익에도 오히려 투자를 줄였다. 민영화 이전 8조원대에 불과하던 KT의 매출은 12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당기순이익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섰지만 설비투자는 오히려 민영화 이전의 반으로 줄었다. 2000년 3조5천억원 규모이던 설비투자비는 2004년 1조8천억원으로 줄었다. 그 결과 매출대비 설비투자 비중은 2000년 33%에서 2004년에는 15%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러한 투자 감소는 곧바로 공공성 후퇴로 귀결됐다. 119, 112통신까지 '먹통'이 되어버린 지난 2월말의 경기남부와 영남지역의 전화 먹통사태는 민영 KT의 투자 감소와 통신의 공공성과의 충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용경 KT 사장 스스로도 인정했듯 이 사태는 늘어나는 통신수요에도 KT가 투자를 하지 않은 채 기존의 교환기에 무리하게 많은 통신회선을 수용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인터넷종량제 논쟁 또한 마찬가지다. KT 이용경 사장은 ‘인터넷 트래픽량이 매해 두배씩 늘어나는 상태에서 망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인터넷이 올 스톱될 수밖에 없다’며 요금 인상을 위한 인터넷 종량제 도입을 역설했지만 정작 자신의 사장 재임 기간 내내 설비투자비를 줄여왔다. 내심 투자를 계속 줄이면 인터넷 속도는 떨어지게 되고 이런 상황이 오면 요금인상을 위한 종량제를 네티즌들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리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주주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 노동자에겐 구조조정 저승사자 문제는 이러한 KT에 대해 사회적으로 적절한 규모의 투자를 강제할 수단을 사실상 시장도, 정부도 우리 사회 그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민영화된 KT 경영의 성과는 노동자도, 사회도 아닌 오로지 주주들만의 몫이었다. 기업의 수익 대비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의 경우 KT는 2003년 50.8%, 2004년에는 50.4%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요 상장기업 중 최고 수준이다. 그리고 그 고배당의 2/3는 해외투자자들의 몫이었다. 결국 KT의 주주가치경영은 국내에서 내수로 번 돈을 배당금 명목으로 해외로 퍼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IMF 전까지만 해도 정부지분 71%의 잘 나가던 국민기업이었던 KT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는 IMF 경제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빚어진 필연적 결과이다. 경제위기의 해결사를 자처하며 등장한 김대중 정권의 최우선 정책기조는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KT 민영화는 해외매각으로 결정되었고 99년 뉴욕증시에 상장되었다. 매각이 시작된 지 불과 4년만에 71%이던 정부지분은 0%,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던 해외투자자들은 49%를 보유하게 되었다. 물론 정부는 법을 통해 해외투자자 지분 한도를 49%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상 사문화되었다. 민영화 과정에서 해외지분 49%는 전부 소화된 반면 국내매각은 진전이 없자 정부는 KT에 자사보유주 형태로 잔량을 모두 떠넘겼다. 그 결과 현재 KT 주식 중 26%가 자사 관련 주식이며 이는 상법상 의결권이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의결 가능 주식을 기준으로 보면 2/3 가량이 해외투자자 지분이다. 이러한 기업지배구조가 만들어지자 약삭빠른 경영진들은 적극적으로 해외투자자들의 이익 대변자로 변신하였다. 이들은 사회공공성과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를 외면한 채 오로지 주주들을 위한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으로 일관했다. 이것이 이른바 KT의 저투자-고배당 경영의, 그리고 천문학적인 흑자에도 정규직 2만5천명, 비정규직 1만명을 감원한 이유이다. 민영 KT는 '해외투자자의 KT'…정부 개입능력 없어 국민의 돈과 노동자들의 땀으로 일군 국민기업 한국통신은 이렇게 신자유주의 민영화를 거치면서 해외투자자들의 KT로 변했다. 지금 그 KT를 이끌 민영 2기 사장 선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무수한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KT의 사회 책임 경영에 대한 문제의식은 취약하기만 하다. KT 경영진들은 그저 현 기업지배구조에 충실하게 사장 선출이 이루어지길 바랄 뿐, KT 경영에 대한 사회적 관심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 정부는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 갔다’는 한탄만 할 뿐, KT 기업지배구조에 개입할 엄두조차 못 낸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대안연대회의를 비롯한 소비자단체, 인권단체 등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모여 “국가기간통신사업자 KT의 사회책임경영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과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들은 소비자, 노동인권, 사회공공성, 국민경제 등 다양한 관점에서 KT 경영을 진단하고 시민사회의 대응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신자유주의 이후 기업은 성역이 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운동은 이러한 흐름에 반대할 뿐, 이를 넘어설 적극적인 개입과 실천의 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지 못하다. 사기업이 된 KT, 시장도 국가도 통제 못하는 신자유주의가 만든 '괴물' KT에 대해 시민사회가 나서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신자유주의 이후 우리가 빼앗긴 공적 영역을 회복하는 작은 실천적 고리가 아니겠는가. | |||
이해관 전 KT노조 부위원장 |
<1>
<풀무질>은 인문사회과학 책방입니다. 많은 대학교 앞에 이러한 책방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책방이 술집, 빵집, 옷집, 찻집, 밥집으로 바뀌었습니다. 책 장사는 지금 시대에서 먹고사는 장사로서 이윤이 잘 남지 않는답니다. 더구나 대학교 앞 책방은 장사가 안 된답니다. 참 얄궂은 일이죠. 대학생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소리니까요. 또 책을 읽어도 마음을 살찌우고 몸을 올곧게 이끄는 책을 읽지 못한다는 소리니까요.
▲ 책방 앞모습 - 낡고 오래되었으나 길고긴 사회과학 서점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풀무질>입니다. 작은 고추가 맵듯 작은 책방 <풀무질> 책들이 매섭고 좋습니다
ⓒ2003 최종규
대학로로 가는 길은 버스를 타고 가거나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리면 찾아갈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성균관대학교 쪽으로 가면 <풀무질>과 <논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쪽으로 바로 가는 버스 편도 많이 있습니다. 지하철은 혜화역에서 내려서 가는 길이 가장 빠르고 가깝습니다.
성균관대학교로 접어드는 두찻길로 접어들면 얼마 걷지 않아 <논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좀더 올라가 성대 들머리 가까이 나올 때쯤 자그마한 책방 <풀무질>을 만날 수 있습니다. <풀무질>은 참 작습니다. 앙증맞다고 할까요. 어쩌면 책방이 이리도 작을꼬... 그런 생각이 듭니다.
책방이 작으면 그 책방 안에 둘 수 있는 책은 아주 적습니다. 그렇기에 책을 제대로 골라 놓지 못하면 사람들 발길은 쉬 끊이고 맙니다. 자그마한 책방으로 찾아오는 책손이 많고 오래도록 책장사를 이어간다면 그만큼 책을 보는 눈이 높고, 그곳을 찾는 책손 또한 좋은 책을 즐겨 찾는 눈높이와 마음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헌책방도 마찬가지죠. 아무리 작은 헌책방이라 해도 좋은 책을 꾸준하게 찾아볼 수 있으면 그곳을 들락거리는 사람은 많으며 그곳 장사도 오래오래 잘 됩니다. 크기만 넓다고 다 좋지 않으며 넓은 곳, 목이 좋은 곳에 있다 하여 헌 책 장사가 잘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찾아서 사서 읽을 만한 책"을 얼마나 잘 갖춰서 보여주느냐, 나눌 수 있느냐예요.
<2>
<풀무질>에서 <송두율 지음-경계인의 사색,한겨레신문사(2002)>을 골라서 고운 님에게 새해 선물로 선사합니다. 제가 읽을 책으로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이민아 옮김-허울뿐인 세계화,따님(2002)>를 고르고 <채광석 시모음-밧줄을 타며,풀빛(1985)>와 <이기형 시모음-설제,풀빛(1985)>를 고릅니다. 풀빛판화시모음이 열 권쯤 눈에 띕니다. 이 책은 판이 끊어져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책을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있다니. 반가우며 놀라븝니다. 하지만 이 시모음은 한 사람이 사 가면 재고가 더 없어서 다른 이는 사갈 수 없겠구나 싶습니다.
▲ 책방 안모습 - 사장님이 조그마한 자리에 앉아서 조그마한 책방을 지킵니다. 책방을 지키며 당신이 읽을 좋은 책을, 또 이곳을 찾을 이들이 사서 읽으면 좋을 책을 추스리고 가슴에 담으시죠.
ⓒ2003 최종규
<채광석 시 - 아버지와 아들>
제적학생 복교조치다 뭐다 시끄러울 때
다섯살박이 애녀석이 불쑥 물었다
아빠, 복학이 뭐야?
음, 그건 말이지, 으음
학교에서 쫓겨난 학생이 다시 학교에 들어가는 거란다
서른 일곱의 쉬어빠진 애빌 올려다보며
녀석은 오금을 박는다
그럼 아빠도 쫓겨났었어?
이때다 싶어 아내가 네 손가락을 펴 보이며
쐐기를 박았다
네 번씩이나 쫓겨났단다, 네 번, 알지?
그뿐인 줄 아니? 죄진 사람들 가는 곳에도
두 번씩이나 갔다 왔단다
네 첫돌때도 거기 갇혀서 까까 하나 사오지 못했단다
에이, 아빤 나쁜 짓 많이 많이 했는갑다
그치?
문득 좌경극렬...의 첫 운을 떼신
총장님인지 아전님인지 섬찟 떠오르고
제 밑창까지 들어먹은 신문 테레비의
그 쇳소리 손가락질 발길질 이간질 태질이 되살아나며
가슴은 울컷 머리를 쭈삣 사지는 덜덜거려
나는 미친 듯이 도리질을 했다
아니다, 아니야, 그게 아니야
피이, 아빤 거짓말쟁이야
나쁜 짓도 안했는데 왜 쫓겨나고 그런 데 갇힌담
아득하고 막막하고
갑자기 아이의 얼굴이 가물가물 멀어졌다
수왕이 네가 나쁜 애야, 연식이가 나쁜 애야?
에이 연식이 걘 욕심쟁이야
저는 맨날 맨날 다른 애들 장난감 뺏어 가지구
저 혼자 실컷 놀면서 제 장난감에는 손도 못 대게 해
같이 나눠 가지구 놀자구 그러면 때리구 내쫓구 그래
오늘 낮에두 나를 막 할퀴구 때리구 그랬지 뭐야
호연이두 맞구 동진이도 맞구 희진이두 맞았어
아빠도 그래서 쫓겨나구 갇히구 그랬던 거란다
증말? 에이 세상에 아빠보다 힘센 사람이 어딨어?
아빠는 엄마보다두 힘이 훨씬 세잖아?
너도 크면 알게 돼
저쪽 동네에는 엄마 아빠보다 힘센 사람들이 많단다
그치만 우리 동네에선 아빠가 최고로 힘세지?
그래, 그래
그 사람들은 뽀빠이같이 시금치만 먹는갑다
그치만 아빠, 내가 크면 말이지
엄마가 그러는데 밥 잘 먹고 군것질 안하면
이 세상에서 제일 크고 제일 힘센 사람이 된대
내가 크면 말이지, 그 사람들 혼내 줄 거야
근데 아빤 뭘 나눠 가지구 놀자구 그러다가 쫓겨났었어?
아내의 눈꼬리가 갑자기 올라가더니만
애를 몰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어느덧 등줄기엔 식은땀이 흘렀는지
축축한 오한이 몰려오고
어지러운 머리 속으로 몇 개의 말이 아스라이 떠올랐다
자유 밥 사랑
좀 길긴 하지만 채광석씨를 읽으며 눈물이 찔끔 나옵니다. `자유 밥 사랑'을 바라고 지키고자 그렇게 애쓰고 싸우다가 고문실로 끌려가 모진 발길질 손찌검을 받았던 일을 떠올린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채광석씨는 나이 서른아홉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 사람. 한때는 <채광석 전집>도 나오고 이래저래 추모도 했지만 이제 채광석 씨는 우리에게 잊혀진 사람이 되어 자그마한 책방 <풀무질> 책꽂이 한켠에 겨우 고개를 내밉니다.
▲ 채광석 시모음 <밧줄을 타며> 겉그림
ⓒ2003 풀빛
사지는 않고 읽으면 좋겠다고 보이는 책도 여럿 눈여겨봅니다. <풀무질> 사장님은 <더글러스 러미스-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녹색평론사(2002)>라는 책이 아주 대단하다며 나중에 꼭 한 번 읽어 보라고 추천합니다. 척 보기에도 퍽 읽을 만하다는 느낌입니다. 나중에 꼭 찾아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그마한 책임에도 책값이 퍽 나가는군요. 6000원이면 알맞겠다 싶은데 7000원을 매겨 놓았습니다. 그 작은 책이...
<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종로서적>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 책은 판이 끊어졌을 뿐 아니라 종로서적이 문을 닫아 버려서 헌책방에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름쯤 앞서 `한걸음'이라는 출판사에서 두 권으로 새로 냈군요. 그 책이 눈에 띕니다. 새로 나온 판은 <권정생 이야기>라는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책 어디에도 <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를 새로 낸 판이라는 소개가 없습니다. 무척 아쉽군요. 그리고 한 권짜리 책을 둘로 나누면서 작은 판으로 만들었는데 책값을 8500원씩 매겼습니다. 아. 그러니까 둘을 사자면 17000원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 놀랍습니다. 헌책방에서는 1500~3000원이면 살 수 있는 책을 17000원을 들여야 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히유. 그냥 한 권으로 묶었으면 아무리 비싸게 매겨도 12000원 안팎이 될 텐데...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잘나가는 책 100선 - 책방 <풀무질>에서는 "이곳에서 잘 팔리는 책 100 가지"와 "<풀무질> 책방에서 추천하는 책 100가지"를 문 바로 옆에 있는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아 놓고 있습니다
ⓒ2003 최종규
<3>
책방 <풀무질> 간판은 열여덟 해가 되었답니다. 이제는 낡아서 밤에 형광등도 켜지지 않는답니다. 그래도 그냥 두고 있다는군요. 하지만 형광등을 새로 갈고 간판을 새로 간다고 책방 장사가 더 잘 되거나 책방 모습도 더 깔끔하고 보기 좋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겉을 꾸미는 일도 중요하고 겉도 꾸미면 좋습니다. 그러나 겉과 함께 속을 가꾸는 마음이 있어야 좋아요.
▲ 문에 붙은 것 - 파리채, 책겉장, 부적, 스티커, ......
ⓒ2003 최종규
제가 잘은 모르나 <풀무질> 사장님에게는 간판 바꾸는 일보다 알뜰한 책을 <풀무질> 안에 잘 갖추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힘을 쏟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돈 얼마 들이고 잠깐 짬을 내면 간판이야 얼마든지 갈 수야 있지만 세월히 흐르고 흐르면서 `낡은 간판'을 갈기보다는 `역사'와 `기억'으로 그대로 남겨두는 일도 좋지 싶어요. 한동안은 `불편함'이지만 세월이 흐르고 흐르면 `새로운 역사'처럼 남기도 하니까요.
<4>
대학로로 술 한잔 꺾으러 가거나 누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면 조금 걸어서 한성대입구역 <삼선서림>을 가 보아도 좋겠고 성대 쪽으로 가서 <논장>과 <풀무질> 같은 책방으로 가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잘 갖춘 책을 휘 둘러보면서 우리를 가꾸고 살찌울 좋은 책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즐겁습니다. 그리고 가슴을 적시는 책을 만나면 눈물도 찔끔 나오고요.
▲ 테이프와 무엇 - 노래테이프, 카드계산기, 이런저런 스티커 딱지가 붙은 책상......
ⓒ2003 최종규
- 성균관대 앞 <풀무질> / 02) 745-8891
▲ <한국전쟁의 기원> 영문판 표지와 일월서각 번역본 표지. |
ⓒ2005 조성일 |
▲ 한국전쟁에 관한 한국 학자들의 연구서들과 커밍스의 저작들. | |
ⓒ2005 조성일 |
▲ 6·25 한국전쟁 중, 대전형무소 정치범 처형장에서 한 사형수가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
ⓒ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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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지에 정보 없듯 포털에도 지식 없다..ㅎㅎ
생활정보지 = 생활광고지
지식검색 = ???? 보나마나한 잡다한것만 공짜로 보여주고 좀 괜찮다 싶은건 죄다 유료로 보도록 하니.......지식의 상업화...지식은 공유되어야 더 큰 가치를 지니는게 아닌가 싶은데 그런 측면에서 인터넷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기업이 야속하기만 할뿐입니다. 아울러 문화사회, 생태사회 진짜 공감합니다. 솔직히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 보면 쎄빠지게 일만-그것도 자신이 하는 일이 이웃과 자연에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 같은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 호주머니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런 이기주의자들... 진짜 죽이고 싶습니다.- 하다 어쩌다 책을 보거나 텔레비전 시청하는것 또 그러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나면 놀러다니는걸로 시간을 때우는데 그렇게 사는건 좀 인생이 아깝다는 생각밖에 안 들죠 왜 그래야 합니까 돈 많이 벌기 위해서??그래봤자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채우기 위한 소비에 써 버려 결국 자본가 호주머니에 넣어주기나할뿐인데 차라리 먹고 살 정도의 벌이를 위해 일하고 나머지는 문화활동..이를테면 독서라든지 영화 음악 감상, 레저 스포츠 활동 등 이런걸 하면서 문화적 힘을 키워 나가는게 훨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 그건 금전적으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가치를 지니고요.. 그런 의미에서 아마츄어를 높이 사고 싶습니다.. 먹기 살기 위한 최소한의 노동을 하고 남는 시간으로 활동을 하는것..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프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죠. 우리 모두 아마츄어가 되자 Be the amateur?? 야구 축구 농구 스키 같은 운동이든 문학 영화 방송 같은거든 상관 없이..... 근데 정부는 시민들이 이런 활동하는데 시설 같은거 지원해줘야 하지 않나 맨날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전문 선수들만 지원하지 말고.... 그놈들 지원해봤자 어차피 지들 몸값 올리는데만 이용할뿐인데 뭘.. 프로..전문 선수..직업 삼아 하는 것에 대해선 그넘들이 시자에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고 일반 시민들이 그러한 것을 여가활동 삼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죠 |
몇 년 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지식검색’, ‘○○도 지식이다’, ‘**를 알면 나도 지식인’ 등의 말이 등장하였고, 지금은 포털 광고마다 나오지 않을 때가 없는 유행어가 되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런 사이트에서 말하는 ‘지식’이란 사실 ‘잡다한 상식’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강남역의 맛있는 갈비탕집’이라든가 ‘지하철 가장 빨리 갈아타는 방법’이라든가 ‘여름에 예쁘게 피부 태우는 방법’ 등이 ‘지식’이라는 이름을 달고 등장한다. 포털사이트는 어떻게든 유저들이 자기 포털에서 오래 머물게 하려고 눈길을 끄는 갖가지 잡다한 상식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그럼으로써 검색 빈도수를 높이고, 그렇게 해서 광고 단가 역시 높인다. 포털의 ‘지식’은 이렇게 상업적 이익과 긴밀히 연관되어 ‘탄생’한 개념이다. 인터넷 포털의 ‘지식’이 사기성 짙은 개념이라면, 80년대 중반 이후 90년대를 거치며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앨빈 토플러, 다니엘 벨, 피터 드러커 등 소위 ‘미래학자’들의 저서들은 도래 중인 새로운 사회의 대표적 가치창출자원으로 ‘지식’을 자리 매겼다. 이제 지식과 정보의 시대가 올 것이고, 그 ‘제3의 물결’은 온 세계를 휩쓸 것이며, 지식과 정보를 지배하는 자가 성공하게 되고, 따라서 현재의 산업 자본주의는 혁명적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니 노사갈등이나 자원고갈, 빈부격차 등은 모두 낡은 개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담론, 이들이 만들어낸 담론은 각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지식사회’ 담론이라고 부를 수 있다. 김영삼 정부가 ‘제 경쟁상대는 덴마크 농부예요’ 등의 카피를 통해 세계화를 지상과제로 설정하고, 뒤이은 김대중 정부가 90년대 후반부터 ‘신지식인’ 운동을 벌이면서 지식이나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것은 이런 담론의 영향을 짙게 받았다. 노무현 정부 역시 ‘능력 있는’ 진대제 정통부 장관의 허물을 덮어주고, 황우석 교수를 국민스타로 만들면서 지식이나 정보를 통해 성공한 인물들을 국민들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등 앞선 정부들의 기조를 이어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 책, 정부, 언론, 심지어 냉장고나 아파트 광고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지식’을 외치는 사회를 ‘지식사회’라고 부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
각 대학의 철학과와 어문학과들이 문을 닫는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돈이 되지 않는 지식은 이 시대에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돈이 안 되는 지식을 망하게 만드는 반면 돈이 되는 지식은 독점해야 하고, 따라서 지적재산권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미국을 본거지로 하는 초국적 자본들이 지적재산권을 그토록 강조하는 것은 지식이 돈이 되기 때문인 것이다(3장 ‘지구화와 지식의 위상 변화’, 8장 ‘지식사회와 정보제국주의’). 벨ㆍ드러커ㆍ토플러 등의 ‘주류 정보사회론’, ‘벤처 이데올로기’, ‘지적재산권’, ‘신지식인론’ 등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통해 홍성태가 주장하는 것은 분명하다. “정보사회나 지식사회는 단순히 정보나 지식의 사회적 구실이 중요해지는 사회가 아니라 사유화를 통해 정보나 지식의 경제적 가치가 인위적으로 커지는 사회”(25쪽)라는 것이다. 즉, 지식사회는 지식과 정보 안에서 모두가 잘 사는 미래의 혁명적 이상사회가 아니라, 사실 자본주의가 지식까지 완전히 사유화ㆍ상업화ㆍ환금화하는 “자본주의의 정보적 확장”(46쪽)일 뿐이다. 인터넷과 개인 모바일 미디어가 거의 완벽하게 전파된 ‘정보사회’이자 지식이 이토록 화려하게 대접받는 ‘지식사회’인 한국에서 여전히 노동자 탄압이나 재벌의 탈세가 일상화되고, 노동시간이 야만적으로 늘어나며, 실업문제가 심각하고, 인문학 대학강사가 자살을 하며, 대학원생들이 학원강사를 해야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이유는 ‘지식사회’의 본질이 '지식'이 아니라 ‘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지식사회를 만든 자본주의는 그 전보다 훨씬 약탈적이고 착취적인 성격을 가진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이다. 이처럼 지식사회의 자본주의적 본질을 천착한 저자가 새로운 사회의 대안으로 내놓는 모델은 ‘문화사회’와 ‘생태사회’다. 그에 따르면, 세련되고 샤프한 이미지로 덧칠된 ‘지식사회’는 돈과 성공을 찾아 “마치 난민들의 집합체 같은 일대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는”(248쪽) ‘난민사회’이고, 이런 난민사회에 대한 대안이 “시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생적이고 창발적인 사회…. 노동이 아니라 문화가 삶의 기축원리로 구실하는 사회”(249쪽), 즉 ‘문화사회’이다(9장 ‘지식사회에서 문화와 산업’). 또, ‘지식’이 마치 ‘비물질’이자 ‘무형’일 뿐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인해 궁극적으로는 경제활동에 이용되어 생태계 파괴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지식의 파괴적 속성이 제대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 점에 대해서 저자는 ‘생태사회’를 주장하고 있다. ‘문화’가 기본적으로 자연에 대비되는 인간활동을 의미하고, ‘생태’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개념이라면, ‘문화사회’와 ‘생태사회’는 인간과 자연 모두를 파괴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이 될 수밖에 없을 터이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각종 지면에 발표된 글들을 모은 이 책에는 아쉽게도 각 글의 발표시기가 전혀 표기되지 않았다. ‘지식사회 비판’이라는 전체 주제를 분명히 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각 글이 태어난 시기별 맥락을 독자가 제대로 짚어줄 수 있게 글의 발표시기를 표시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또, 논문 모음집의 맹점인 ‘반복’ 역시 빈번이 나타난다. 1부 ‘지식사회와 지구화’에 묶인 네 편의 글에는 주류 정보사회론에 대한 분석이 곳곳에서 반복되어서 가독성을 떨어뜨린다(반복이 확실한 개념정리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몇몇 편집상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지식사회 비판>은 자본의 첨병으로서만 의미를 가지는 지식과 정보가 유일한 등대가 되어버린 이 시대에, 제대로 된 항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나침반 구실을 해주는 중요한 책이다. 지식이니 정보니 벤처니 디지털이니 하는 말들에 깃든 사악한 정치적 의도를 탐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짜 새로운 시대를 꿈꿀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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