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386?

통계가 궁금한데, 한국에서 상당한 규모의 기업 정규직 수준이 아니라면 임금과 휴가부분에서 근로기준법을 지키고 있는 사업장은 거의 없을 것 같다. 그 중 상당부분은 (시간급 아르바이트뿐만 아니라 웬만한 사무직까지) 최저임금도 지키지 않고 있으나 연봉제와 포괄임금제로 위반여부 자체를 확인할 수 없도록 가려져 있다. 노동청 근로감독관이 요즘 근로기준법 지키는 사업장이 어딨냐고 말할만 하다.
그리고 이렇게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기업의 소유주 혹은 대표들 중 상당수는 이른바 '386'들이다. 뭐 다 아는 얘기.

 

서비즈직 분야에서 노동조합을 만들 때마다 만나게되는, 80년대 노동운동을 했던 여성노동자들이 있다. 80년대에 활동한 이후 지속적인 노동운동을 해온 것은 아니지만, 노동조합을 새로 만드는 곳에 가면 든든한 버팀목으로 경우가 많다.(물론 내가 겪은 경우가 엄청 많은 건 아니지만, 항상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게 된다.) 
특히 비혼인 분들도 자주 보게 돼서, 이들의 80년대의 경험은 그 이후의 삶과 지금 다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궁금함.

 

그러니까 고민은, 진보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80년대 노동운동에 나섰다가 지금 서비스직에서 일하고 있는, 그리고 다시 투쟁에 나서기도 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생애주기보다.
80년대 민주화를 열망했고 그 경력을 기반으로 지금 ‘중요한 자리‘에 앉아서 불안정한 노동자층의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의 생애주기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비판하거나 옹호하거나 양쪽 모두.

그 접근과 운동의 가부장성, 막연히 진보라 불리는 것의 구체적 현실,
이런 것들이 가로막고있는 새로운 전망. 그냥 갑자기 이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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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4 21:04 2013/03/1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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