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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만에 흔적..

참 오랜만에 흔적을 남긴다.

그냥 바빴다. 여러 일들이 있었고..

흔적 남길려고 하였으나 글을쓰면서도 지우기 일쑤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하는 것보단

때론 아무일 없듯이 술잔을 기울일수 있는 사람이 있었음 좋겠다.

 

가끔 아주 가끔은

그런 사람이 그립다.

 

내가 생각하는 편안한 인생의 반려자의 모습!!

웹서핑하다가 원글에다가 각색해서 몇자 첨부해본다.

 




내 아내가 될 사람은..

 
퇴근길에 동네 슈퍼 야채코너에서
우연히 마주쳐 '핫~' 하고 웃으며
저녁거리와 수박 한 통을 사들고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갈 수 있었음 좋겠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그 날 있었던
열받는 사건이나 신나는 일들부터
오늘 저녁엔 뭘 해 먹을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말 하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와서 같이 후다닥 옷 갈아입고 손만 씻고,
한 사람은 아침에 먹고 난 설겆이를 덜그럭덜그럭 하고
또 한 사람은 쌀을 씻고 양파를 까고
"배고파~" 해가며 찌게 간도 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다 먹고나선 둘 다 퍼져서 서로 설겆이를 미루며
왜 니가 오늘은 설겆이를 해야하는지...
서로 따지다가 결판이 안 나면 가위바위보로
가끔은 일부러, 그러나 내가 모르게 져주는... 
이해심 많은 여자였으면 좋겠다.

주말 저녁이면 늦게까지 TV 채널 싸움을 하다가
오 밤중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약간은 서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같이 비디오 빌리러 가다가

포장마차를 발견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가
떡볶이에 오뎅국물을 후룩후룩~
"너 더 먹어~" "나 배불러~" 해가며 게걸스레 먹고나서는
비디오 빌리러 나온 것도 잊어버린 채
도로 집으로 들어가는
가끔은 나처럼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가끔씩 약해지기도 하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아이들이 잠든 새벽 아내와 둘이 동네 포장마차에서
꼼장어에 소주 따라놓고 앉아
아직껏 품고있는 자기의 꿈 얘기라든지
그리움 담김 어릴적 이야기라든지
십 몇년을 같이 살면서도 몰랐던
저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이젠 눈가에 주름잡힌 남편과 두런두런 나누는 그런
소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던져버리지 않는
신념있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지켜나가는 사람.
술 자리가 이어지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 줄 아는 사람.

내가 그의 남편임을 의식하며 살 듯,
그녀도 나의 아내임을 항상 마음에 세기며 사는 사람,
내가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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