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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7/21
    그리운 바다 성산포 (詩人 이생진)
    더불어 함께
  2. 2005/07/21
    문득...(1)
    더불어 함께

그리운 바다 성산포 (詩人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 -詩人: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서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혼자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그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에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나타난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주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또 기다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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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문득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성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
그때처럼
수평선 위로
당신하고
걷고 싶었어요


- 정호승의 시집《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에
실린 시 <문득>(전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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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하면 떠오르는 사건이 생각납니다.

내주변의 몇몇 사람은 알고 있을터이지만

 

한참 풋풋(?)한 젊음을 간직하고 있을 22살..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의 얘기네요.

 

별로 매력이 없을것처럼 느꼈던 저에게 여자후배가

사랑고백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전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망설이고, 고민했지요.

 

고향집에 내려가 깊은 밤의 초승달을 바라보면서

쓴 편지 내용이 "문득"으로 시작하는 글이었습니다.

 

아마 그편지로 인해 우리는 연인이 될수 있었지요. 


문득 그리움이 사무치는 순간이 있습니다.
사랑의 불꽃이 꺼지지 않고 가슴 어딘가 살아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사랑의 추억... 나를 살게 하고
또 가던 길을 멈추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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