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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15
    오늘(1)
    pug

오늘

오늘(과 내일 새벽엔) 꼭 발제문 쓴다. 쓰고 주말에 즐겁게.. 읽자.

아, 구질구질.

 

 

 

   봄철날 한종일내 노곤하니 벌불 장난을 한 날 밤이면 으레히 싸개동당을 지나는데 잘망하니 누어 싸는 오줌이 넙적다리를 흐르는 따근따근한 맛 자리에 펑하니 괴이는 척척한 맛

 

   첫여름 이른 저녁을 해치우고 인간들이 모두 터앞에 나와서 물외포기에 당콩포기에 오줌을 주는 때 터앞에 밭마당에 샛길에 떠도는 오줌의 매캐한 재릿한 내음새

 

   긴긴 겨울밤 인간들이 모두 한잠이 들은 재밤중에 나 혼자 일어나서 머리맡 쥐발 같은 새끼요강에 한없이 누는 잘매럽던 오줌의 사르릉 쪼로록 하는 소리

 

   그리고 또 엄매의 말엔 내가 아직 굳은 밥을 모른던 때 살갗 퍼런 막내고무가 잘도 받어 세수를 하였다는 내 오줌빛은 이슬같이 샛맑았다는 것이다

 

- 백석, <동뇨부(童尿賦)>

 

*벌불: 들불 / 싸개동당: 오줌을 참다가 기어코 싸는 장소 / 잘망하니: 얄미우면서도 앙증스런 모습, 얄밉게도 / 물외: 오이 / 당콩: 강낭콩 / 재밤중: 한밤중 / 쥐발 같은: 쥐발같이 앙증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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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질구질' 때문에 이게 생각났는데 다시 읽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고나. 백석은 진정 개그쟁이!

 

여기에 가끔 출몰하는 ㄱㅇ이가 이걸 보면 좋아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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