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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30 D-11 뭐 하고 있는 건지?

여행에 대한 욕심이나 상념을 다 떨쳐버린다고 해도
여행은 역시 내 몸이 움직이는 일. 그야말로 물질적인 것인데,
그에 대한 준비는 거의 안되어있다.

일을 그만 둔 지 한 달이 되어가도록
일을 마치지 못하고 있고,
몸은 점점 나빠져서 어제는 결국 약속한 날짜에 센터에 나가지도 못하고 침대에 붙어있다가 병원이나 다녀왔다.
그럼에도 저녁 마다 약속이 있어서 (하다못해 인디다큐와 여성영화제도 개막을 하지 않는가...)
꾸역꾸역 나가서 놀고 더 몸이 나빠지는 악순환의 반복.
잠을 한 시간 쯤 늘리라고도 하던 의사는 약도 지독하게 처방해서 약 먹고 어지럽고 속 쓰린 증상까지.
오늘도 미뤄둔 일들을 확 ~ 끝내려고 했으나, 약간의 쇼핑을 하고 완전히 힘이 소진되어서 인디다큐 개막식만 대충 본 채 돌아왔다.

아침 식사 때 동생이,
언니 여행 가서 아프지 않은 모습 한번도 못봤는데, 이번엔 안그럴 줄 알았건만 똑같겠네... 라고.
그러게 말이야.
최대한 일 해놓고 가려고 엄청 달리다가 비행기 타자 마자 아프기 시작하고
다녀와서는 병원과 센터를 다시 왔다갔다 하던 지난 여행들.
막판에는, 출국한 지 이틀이 지나도록 맘이 묵지근허니 서울에 가있고, 귀국 하기 하루 전 부터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인천공항에서 집에 오는 길에 이미 가서 할 일을 생각하게 되던 그 여행.

똑같다면 무슨 의미일까...


일단 내일 저녁 까지는 일에 대한 고민 금지.

몸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
그 담에는 여행 준비.
그리고 일 끝내기.

나름대로 순서를 바꾸어봤지만, 똑같네...


여행 준비란?

- 대만 정보 모으기, 일정 짜기, 예산 짜기, 환전하기 (가이드북이 없으니, 인터넷에 의존해야 함. 대만관광청 꼭 가볼 것)
- 마닐라 정보 모으기, 일정 예산 짜기, 환전하기(?)
- 전체 일정 짜보기, 예산 짜기....

사실, 전체 예산은 대충 계산해보는 수 밖에는 없고,
전체 일정도 가서 짜면 될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물론 한국에서처럼 자유로운 인터넷 접속은 힘들겠지만)
마닐라에만 도착하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이 오늘에서야 든다.


그럼, 남은 일이란 뭘까?
- 여성주의미디어운동연구보고서 전체와꾸 맞추기, 편집하기, 인쇄하기
- ACT! 들소리, 열린채널 글 교정과 편집, 편집자 주 쓰기 (움 인터뷰 정리는 포기)
- 계간 독립영화 인터뷰 정리, 에디토리얼 쓰기, 청탁 원고 확인하고 교정하고 편집하기

별로 없는데도,
하나 생각 날 때 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맘이 무겁고 한 걸 보면,
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인건가...
아무리 뻗어 누워있거나 여행 준비 때문에 맘이 급해도 메일 하나 오는 거, 문자 하나 오는 거에 일일이 반응하는 걸 보면,
가서도 혹시 이러는 거 아닌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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