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070616 일로일로에서의 마지막 날

지난 2개월 간의 영어 연수로 영어 실력이 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필리핀은 정말 어느 정도 영어를 하던 사람에겐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이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어도 영어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듣기나 쓰기에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 'feminist media studies'를 읽기 시작하고, 거기 나오는 수많은 어휘들에 익숙해 진 것도 하나의 성과라면 성과.

 

하지만, 영어 말고도 남은 게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출신 배경도 나이도 다른 한국사람들과 전혀 한국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만나서 재미나게 함께 지냈던 것은 하나의 큰 경험. 다들 출신 학교를 궁금해했지만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으나, 어쩌다 운동권이었다는 소문(?)은 돌아서 황당한 질문들을 받긴 했다. 거의 30명에 가까운 이 친구들 중엔 학생운동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 조차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여하튼, 다양한 가능성과 재미있는 경험들. 이 중 몇몇은 정말, 한국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필리핀, 장기간의 식민 경험, 피플파워의 역사, 아열대 기후와 카톨릭 국교를 가진 이 나라에 대한 경험 역시 새로웠다. 한국, 서울이 아닌 어딘가에 이렇게 오래 머물면서 생활해보긴 처음이라, 정말 새로운 생각할 거리들이 많았는데... 나중에 정리해서 올려봐야지. (니나, 미안...) 한편으로 분명했던 건, 고도로 발전된 도시로서의 서울, 태어나서 자라고 길들여진 홈타운으로서의 서울이 정말 살기 좋은 곳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는 것.

 

막상 떠나려니 많이 아쉽기도 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그렇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남기고 가는구나...

 

 

 

연수 기간은 며칠 전에 끝났는데, 학원에 와서 계속 무선 인터넷 쓰기.

부모님과의 여행을 준비하려고 했으나, 뭔가 꼬여서 결국 하루치 숙소 예약 밖에 못했다.

앞으로 4개월 간의 여행도 전혀 준비를 못하고... 진짜 론니플래닛 한권 들고 모든걸 해결해야 할 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