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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28. 여행이 끝나고 난 후

한국에 들어온 지 2주.

 

지난 2주 동안 한 일


0. 운동 하기

- 요가 : 귀국 첫 주에 당장 시작. 하루에 한 시간 반 씩 꼬박꼬박!
- 인라인 스케이트 : 사실은 자전거를 타고 싶었건만, 우리집 지형에선 무리.. 수 년 전에 사놓았던 스케이트를 꺼내서, 내킬때 조금씩. 특히 요가 수업이 없는 주말.

 

1. 사람들 만나기

- 미디어운동판
: 퍼블릭액세스 네트워크 술자리(환영식? 포함)
: 미디액트 사무실에 가서 인사하기, 스탭 일부 + RTV 일부 + ... 술자리
: 수연언니 + 영어공부 팀

- 언니네 친구들
: 승연이의 집들이 (결혼식도 못갔으니.. 결혼 8개월차 지하와 2개월차 승연이의 생활의 지혜 수다에 동참함)
; 여선이네 집에서 와인 마시기
: 은희의 새 활동 구경가서 술마시기 (매화리 공간재생프로젝트... 오랫만에 강선생님도 함께, 속 시원한 대화들)
: 세란이와 영화보고 수다떨기 (오랫만의 대학로, 옷도 한벌 사기)

- 대학 친구들
: 하연이와 술마시기 (다산인권센터 일일호프에서 다른 블로거들도 만나며->동네에서 동생과 탈방 선배 시라언니까지 합세하여)
: 성진이와 영화보기

- 친척들
: 사촌오빠들과 고기굽고 와인 한잔
: 역시 잠시 백수가 된 작은 사촌오빠와 영화보고 오빠의 새 집에 처음 놀러가기
: 할머니 댁에 가서 인사드리기, 여행 올 때 많이 도와주신 고모들의 선물 전달하기

- 앞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
: 중간고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만나지 못한 (아직도) 학부생인 친구들 혹은 수능 준비를 (다시) 하느라 바쁜 후배
: 마땅한 계기가 없어서 못만났지만, 만나면 분명 즐거울 대학 후배들
: 대학 동아리, 얄라 동기들 (아마 지하의 집들이와 망년회를 겸한 모임이 연 내에 조직되지 않을까)
: 진주 센터 식구들 (돌아오자 마자 진주 한 번 오라고 이야기들 해주셨는데... 꼭 가서 회 먹어야지)
: 전주 센터 효정 (어쩌면 조만간 볼 수 있을지도...)
: 교훈언니 (잠깐 만났었지만, 찬찬히 할 이야기들이 많은데, 내가 한번 약속을 깨버렸다.)
: 혜미언니 (잠깐 얼굴도 못봤다.)
: 여지블모 사람들 (아직 한번도 못본 분들도 많지만, 어쩐지 좋을 것 같은... 다음달 세미나에선 볼 수 있겠지)

 


2. 영화 보기

 

- 원스 (대학로 나다, 세란이와)
- 바르게 살자 (코엑스 메가박스, 사촌 진혁오빠와)
- 4미니츠 (코엑스 메가박스, 성진이와)

 

3. 서울에서 시간이 있으면 하고싶었던 놀이를 하기

 

- 만화방 가서 이것저것 뒤적거리며 맘껏 만화책 읽기 (시간제한 없이, 짜장면도 시켜먹으면서 하루 종일 버티는 것도 조만간에 해봐야 할 듯)
- 노래방에서 지루한 버스간에서 듣기만 하던 노래 직접 불러보기
- 동네 도서관에서 소설책 잔뜩 빌려서 읽기 ('슬픈 사랑', 요시모토 바나나 / '호텔 아이리스', 오가와 요코 / '백년간의 고독', 마르케스)
- 서점에서 책 한권 다 읽고 오기, 서점에서 충동구매로 소설책 사기 (단편집 '난 당신과 자지 않았어요', 도리스 레싱 외)
- 극장에서 영화 보기
- TV에서 드라마 보기
- 요가 하기
- 인라인 타기
- 피아노 치기


4. 한국 음식 마음껏 먹기


 

5. 쇼핑 하기

 

원피스, 레깅스, 가디건, 벨트 등
더 하고싶다... 특히 꽉 맞는 청바지!


6. 방 정리하기

 

- 진옥이와 방을 바꾸고, 책꽂이와 서랍에 있던 물건들을 일부 포기하고 다시 정리하기
- 여행다녀온 짐들을 완전히 풀고 배치하기
- 그 동안 모아두었던 극장 티켓들을 가지런히 스크랩하기 (2005년과 2006년에는 극장에 10번도 못갔더라는 슬픈 사실. 그나마 그 극장 나들이의 반 이상은 명절때였다.)

 

7. 앓기

 

- 진짜 여행이 끝난다는 실감이 들 때 시작된 감기, 입국한 뒤 며칠 동안 지독하게 앓기
- 2주가 되어갈 무렵, 너무 많이 먹고마신 탓인지 속이 완전히 탈나서 드러누웠다.

 

8.

 

- 미용실 (자외선에 노출되어 완전히 상한 머리를 상당량 잘라내고 영앙도 주기)
- 목용탕 가서 욕조에 들어가고 때 밀기
-

 

마치 2년은 지난 듯, 아니, 애초에 언제 6개월이나 여행을 했냐는 듯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다.

 

8시쯤 일어나 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한국의 가정식 백반을 먹고, 조금 놀다가 요가원에 댜녀오고 (오전에 약속이 있을 땐 밤에라도 꼭 요가를!), 또 조금 놀다가 점심을 먹고, 약속이 있으면 나갔다 오고...
그렇게 먹고싶었던 한국 음식들을 먹고, 깨끗하고 푹신하고 벌레도 없는 내 방에서 푹 자고, 아주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이용하고, 어디서나 한국말로 이야기하고 한국어로 된 책들을 읽고, 편한 사람들과 왁자지껄 술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편하고 바쁠 일 없는 하루하루. 하지만, 어쩐지 한껏 자유롭지도 신나지도 느긋하지도 않은 느낌.

 

다만 사람들이 보고 놀랐던 여행 사진에서의 환한 표정들이 사라져가고, 자연스럽게 빠졌던 군살들이 다시 붙어가고, 그 때 느꼈던 자유와 여유와 해방감, 그리고 조금은 높아진 자존감이 그냥 사라져버리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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